“마오쩌둥은 독재자” 발언했다가…중국 퇴출, '1300억' 날릴 위기인 축구 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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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장 잃은 음바페, 1억달러 손실 위기
마오쩌둥 언급으로 촉발된 광고 계약 잇따른 해지

프랑스 축구대표팀 주장 킬리안 음바페(27·레알 마드리드)가 중국 시장에서 거센 후폭풍을 맞고 있다. 인터넷 밈을 언급하며 던진 농담이 중국의 역사적 지도자를 겨냥한 발언으로 받아들여지면서다. 앞으로 확보할 수 있었던 사업 기회까지 고려하면 손실 규모가 1억달러(약 1300억원)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킬리안 음바페(레알 마드리드) / 킬리안 음바페 SNS
킬리안 음바페(레알 마드리드) / 킬리안 음바페 SNS

논란은 과거 음바페가 프랑스 온라인 프로그램 '더 브리지(The Bridge)'에 출연해 진행한 인터뷰 영상에서 비롯됐다. 자신을 소재로 만든 인터넷 밈 가운데 가장 재미있었던 것을 묻자 음바페는 "중국 독재자였던 것 같은데, 거기에 내 얼굴을 합성한 것"이라고 답하며 웃었다. 해당 영상은 지난 4월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달 26일 중국 축구 정보 플랫폼과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다시 확산했다.

음바페가 특정 인물의 이름을 직접 거론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인터뷰 영상에 삽입된 합성 이미지는 논란의 방향을 분명하게 만들었다. 중산복을 입은 남성의 얼굴에 음바페의 얼굴을 합성한 장면이었다. 붉은 공산당기와 함께 등장한 이미지는 중국 현대사의 핵심 인물인 마오쩌둥을 연상시켰다. 중국 온라인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음바페가 마오쩌둥을 독재자로 표현하고 이를 웃음거리로 삼았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마오쩌둥은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수립을 이끈 인물이다. 중국 공산당의 역사적 정통성과 국가 건설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동시에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 등 그의 통치 시기에 발생한 대규모 인명 피해와 사회적 혼란은 역사적 논쟁의 대상이다.

다만 중국 내부에서 마오쩌둥을 공개적으로 조롱하거나 희화화하는 행위는 정치·사회적으로 민감한 문제로 취급된다.

중국 기업들의 대응은 빠르게 진행됐다. 중국 음료업체 둥펑음료는 음바페와의 협력 관계를 즉시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성명을 통해 "민족 감정을 해치는 모든 행위에 반대하며 무관용 원칙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중국 최대 유제품 업체 멍뉴와 치즈업체 먀오커란둬도 음바페와의 계약을 끝내겠다고 알렸다. 현지 보도에서는 이들 업체와 음바페의 광고 계약 규모를 합산해 약 5000만위안, 우리 돈으로 100억원가량으로 추산했다.

광고 계약 해지는 시작에 불과했다. 중국에서 음바페를 모델로 내세웠던 제품과 홍보물도 잇따라 정리 대상에 올랐다. 중국 생활 플랫폼 샤오훙수는 음바페와의 콘텐츠 협력이 2024년 말 종료됐다고 설명하면서도 관련 홍보물을 삭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웨이보 등 현지 소셜미디어에서도 음바페와 관련한 게시물과 계정 활동에 제한이 가해졌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국제 브랜드 역시 중국 소셜미디어 계정에서 음바페 관련 콘텐츠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스포츠 중계로도 파장이 번졌다. 중국 매체들은 중국중앙TV(CCTV)를 관리하는 중국미디어그룹(CMG)이 스페인 프로축구 라리가 경기 중계를 중단하고 음바페가 등장하는 광고도 삭제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축구협회 역시 레알 마드리드 측에 항의하고 음바페와 구단을 향해 공개적이고 정식인 사과를 요구했다. 협회는 "중국 국민의 감정을 해치는 어떠한 발언에도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음바페는 논란이 커지자 지난 27일 중국어와 영어, 프랑스어로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는 "내 발언은 신중하지 못했고 중국과 전 세계 중국계 공동체의 많은 사람에게 상처를 줬다는 사실을 이제 이해한다"며 "중국 국민과 역사에 깊은 존경심을 갖고 있으며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적었다.

킬리안 음바페(레알 마드리드) / 킬리안 음바페 SNS
킬리안 음바페(레알 마드리드) / 킬리안 음바페 SNS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와 라리가도 수습에 나섰다. 라리가는 음바페의 발언이 개인적인 의견이며 리그를 대표하는 입장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중국 팬들에게 유감을 표했다. 레알 마드리드 역시 중국 국민에게 사과한다는 입장을 냈다.

이에 중국 외교부는 정례 브리핑에서 "당사자가 한 사과를 중시한다"고 답했다. 다만 이 발언만으로 광고 계약이나 중계 중단 문제가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음바페와 계약을 종료한 기업들의 조치 역시 단순한 광고 모델 교체가 아니라 중국 내 여론과 사업 환경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사태가 음바페 개인에게 더욱 부담스러운 이유는 중국 시장의 규모 때문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중국에서 상당한 팬층을 확보한 구단으로 꼽힌다.

구단이 인용한 닐슨스포츠 자료에 따르면 중국 내 레알 마드리드 팬은 약 9700만명으로 추산된다. 중국은 구단의 주요 해외 시장 가운데 하나다. 선수 개인의 광고 계약뿐 아니라 구단의 상품 판매와 후원 사업, 중계권 등 여러 분야가 현지 시장과 연결돼 있다.

경제적 손실을 둘러싼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중국 베이징청년보는 스포츠 경제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음바페가 중국에서 장기적인 광고와 사업 기회를 잃을 경우 잠재적인 손실이 최소 1억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전했다.

영국 가디언도 중국 스포츠산업 전문가를 인용해 음바페의 현지 상업적 가치가 연간 최대 3000만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에서 정치·역사적 쟁점에 관한 발언으로 스포츠 스타와 기업이 충돌한 사례는 처음이 아니다. 2019년 미국프로농구(NBA) 휴스턴 로키츠의 당시 단장 대릴 모리는 홍콩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는 글을 올린 뒤 중국 내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중국 관영 방송은 NBA 경기 중계를 중단했고, 현지 기업들의 후원 관계에도 변화가 생겼다. 당시 사건은 미국 스포츠 산업이 중국 시장에 얼마나 깊이 연결돼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로 남았다.

다만 실제로 중국 국민들이 해당 발언에 의해 음바페에 반감을 가지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중국 매체들의 주장일 뿐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BBC는 "아이러니 하게도 많은 중국인들은 아직도 음바페가 어떤 말을 했는지 모른다. 발언은 커녕 마오쩌둥의 이름조차 찾아보기 힘들다. 중국 검열 때문에 제대로 된 답변을 얻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여러 과오에도 마오쩌둥은 여전히 중국에서 추앙받는 위인이다. 하지만 중국을 벗어나면 마오쩌둥이 독재자라는 사실은 감출 수 없는 역사'라며 '중국을 탈출한 이민자들은 음바페가 사과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외 네티즌들 역시 음바페와 마오쩌둥, 시진핑의 합성밈을 여전히 많이 만들어내고 있으며, 중국의 대응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