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63억 달러 바이낸스 해킹 정부가 조사 중…북한 소행 여부엔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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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조사 중”…바이낸스 해킹 자금 약 30억 달러 동결
공격자는 EIP-7702로 핫월렛 침투, 1만 8,270 BTC는 19개 주소로 분산

유리 금고 속 비트코인 금화를 가리키는 정장 차림 남성의 모습 — 이해를 돕는 AI 자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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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각) 바이낸스 해킹을 정부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해커의 소행이냐는 질문에는 “모른다”면서 “그 부분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답했다. 피해 규모는 약 63억 달러(약 8조 4,000억 원, 1달러 1,338원 기준)로 가상자산 역사상 최대 탈취 사건이다. 공격자가 자금을 급히 세탁하는 사이 발행사들이 동결에 나섰고, 정치권에서는 규제 공방이 벌어졌다.

트럼프 “해킹이다, 돈은 다시 못 본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이렇게 말했다. 벤징가에 따르면 그는 “해킹”이라며 “이런 건 다른 사람들 짓이고 돈을 다시 볼 수 없다. 그래서 나는 늘 조금 위험하다고 생각해 왔다”고 했다. 바이낸스가 정부 관계자들에게 상황이 “거의 통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는 말도 전했다. 코인텔레그래프가 인용한 발언에서는 “바이낸스가 되찾겠다, 보장하겠다고 말하고 있다”는 대목도 나온다.

북한 연계 의혹은 민간 분석업체에서 나왔다. TRM 랩스와 체이널리시스는 북한 기반 사이버 범죄 조직 ‘트레이더트레이터(TraderTraitor)’가 배후로 보인다고 밝혔다. TRM 랩스는 지난해 발생한 거래소 바이빗(Bybit)의 15억 달러 해킹 등 북한 연계 범행과 양상이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코인텔레그래프는 FBI와 비밀경호국이 대응에 합류했다는 관련 보도도 내놨다.

사무실 책상 위 서류에 양손을 올려둔 인물과 뒤편의 사람 — 내용 이해를 돕는 AI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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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리티법 정체와 대선, 정치권 공방으로 번져

11월 3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이미 많은 지역에서 투표가 시작된 시점이라 정치권 반응도 즉각 나왔다. 해킹이 정치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할지는 불분명하지만 공화당과 민주당이 곧바로 입장을 내놨다. 와이오밍주 공화당 신시아 러미스 상원의원은 30일 엑스(X)에 글을 올렸다. 그는 “해커들이 4시간도 안 돼 60억 달러 넘게 훔쳤다”며 클래리티법이 있었다면 법 집행기관이 요청하는 즉시 의심 거래를 동결할 법적 근거가 생겼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클래리티법은 디지털 자산에 대한 미국 최초의 규제 체계를 만드는 법안이다. 상원은 9월 15일 이 법안의 토론 종결(클로처) 동의안을 통과시키지 못했다. 공직자와 가족이 재임 중 디지털 자산을 발행하거나 이익을 얻지 못하게 하는 윤리 조항이 발목을 잡았다. 상품선물거래위원회는 9월 18일 가상자산 거래와 시장을 다루는 규제 조치안을 백악관 검토에 올렸다.

마이클 셀릭 상품선물거래위원회 위원장은 방송에 나와 “이번 사건은 우리가 가상자산 시장 규제를 제안한 이유를 그대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핵심은 이들이 미국 금융시장 같은 안전장치가 없는 규제 밖 해외 거래소라는 점”이라고 했다. 민주당 맥신 워터스 하원의원은 보도자료에서 반대편을 겨눴다. 트럼프와 공화당 의원들이 규제를 약화시키는 쪽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바이낸스 창업자 자오창펑(CZ)이 트럼프 일가의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에 20억 달러 넘게 낸 뒤 폴 앳킨스 SEC 위원장이 바이낸스 사건을 취하했고 트럼프가 CZ를 사면했다고 주장했다.

30억 달러 동결의 한계…“동결이 회수는 아니다”

바이낸스는 도난액 가운데 약 30억 달러가 온체인에서 동결됐다고 밝혔다. 공격은 UTC 기준 29일 오후 8시 4분(한국시간 30일 오전 5시 4분) 시작됐다. 해커들은 동결될 수 있는 USDT·USDC를 비트코인과 이더(ETH)처럼 동결이 어려운 자산으로 바꾸는 데 집중했다. 보안업체 서틱(CertiK)의 딕슨 우 엔지니어는 5억 달러 상당 USDT가 한 주소로 보내졌고 이 중 3억 2,500만 달러어치가 UTC 20시 59분까지 마켓메이커에게 팔려 ETH로 바뀌었다고 추적했다.

발행사들도 빠르게 움직였다. 테더는 총 약 15억 6,700만 달러의 USDT를 동결했다. 첫 대규모 동결은 도난 자금이 공격자의 주 이더리움 지갑에 닿은 지 37분 만이었다. 서클은 그로부터 3분 뒤 약 8억 2,300만 달러의 USDC를 묶었고 리플과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이 뒤를 이었다. 중앙 발행사가 없는 아비트럼도 보안위원회가 약 3,050만 달러어치 ARB와 ETH를 중간 동결 지갑으로 옮겼다.

에이브가 변수가 됐다. 공격자 연계 지갑은 UTC 20시 58분부터 21시 1분 사이 이더리움 에이브 V3에 USDT 6,000만 달러를 예치하고 4,460만 달러어치 래핑 이더를 빌렸다. 에이브는 이 포지션이 과담보 상태여서 프로토콜 공급자에게 위험이 없다고 밝혔다. 에이브 챈 이니셔티브 창립자 마크 젤러는 “USDT는 달러로 뒷받침되는 진짜 돈이고, 프로토콜 입장에서는 범죄 포지션이어도 과담보”라고 설명했다. 에이브는 V3와 V4 시장을 예방 차원에서 잠시 동결했다가 해제했다.

동결은 곧 회수가 아니다. 엘립틱은 금요일 UTC 오전 7시까지 28억 4,000만 달러가 동결됐다고 추정했다. 공격자가 발행사로서는 막을 수 없는 자산 약 33억 3,000만 달러를 쥐고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노트북 침해에서 EIP-7702까지…세탁 수법은 “처음 보는 패턴”

바이낸스의 리처드 텅은 30일 영상 성명에서 손실을 전액 자체 자금으로 메우겠다고 밝혔다. 디크립트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회사 자금 63억 4,000만 달러(약 8조 5,000억 원) 이상을 따로 마련했다. 이 중 50억 달러는 도난당한 토큰 그대로 보유 중이다. USDC, USDT, BTC, ETH, BNB가 포함된다. 나머지는 시장과 장외 거래로 사들이고 있다. 텅은 피해가 고객 자금이 아닌 바이낸스 자체 핫월렛에서 났다고 강조했다.

텅은 공격이 한 사람의 소행이 아니라고 말했다. 바이낸스는 처음 침해된 노트북을 찾았지만 이후 추가 침해 지점을 발견했다. 공격자는 도구와 흔적을 지우는 자기 파괴 장치까지 썼다. 이더리움 기능 EIP-7702로 핫월렛의 온체인 실행 승인을 얻었는데, 텅은 이 위임이 “우리의 일반 승인 통제를 거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바이낸스는 인프라를 다시 짓고 검증하려고 출금을 멈췄다. 일요일까지 출금 재개를 목표로 하고, 월요일까지 전체 지급준비금 증명을 공개하겠다는 계획이다.

공격자는 지금도 자금을 옮기고 있다. 아캄 데이터에 따르면 미 동부시간 30일 오전 11시 37분부터 낮 12시 12분 사이 해커의 트론 지갑이 약 519만 TRX(약 173만 달러)를 12개 주소로 보냈다. 체이널리시스는 30일 “이전에 본 적 없는 세탁 패턴”이라며 짧은 시간에 수천 건의 거래가 실행됐다고 밝혔다. 자금이 앞선 지갑으로 되돌아오는 순환 구조가 있고, 트론에서는 정확히 1 TRX를 먼저 받은 지갑들이 이후 자금을 다른 주소로 넘기는 패턴도 확인됐다.

엘립틱이 추적한 전환 규모도 크다. 해커는 약 4억 3,400만 USDT를 유니스왑 등을 통해 16만 451 ETH로 바꿨는데 시장가보다 12~26% 불리한 가격이었다. 약 2억 3,400만 USDT는 선스왑에서 6억 3,800만 TRX로 바뀌었고, 리플의 RLUSD 4,800만 달러어치도 제한이 걸리기 전 팔렸다. 비트코인은 다른 경로를 탔다. 1만 8,270 BTC가 19개 주소로 나뉘었고 대부분 주소에 약 1,000 BTC씩 있다. 30일 평가 기준으로 이 중 거래소 등 식별된 서비스에 닿은 물량은 없다.

CZ는 엑스에 이번 도난이 달러 기준 최대이지만 비트코인 기준으로는 마운트곡스의 65만 BTC(공급량의 5% 이상)가 더 크다고 적었다. 마운트곡스와 FTX는 거의 모든 이용자가 피해를 봤지만 이번에는 바이낸스가 손실을 직접 떠안는다는 취지다. 그는 “아프지만 우리는 살아남는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