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 속…'故 최불암' 영정 들고 마지막 길 배웅한 '남자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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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년 함께한 어린이재단, 국민 아버지의 마지막 인사
동료 배우들의 눈물로 배웅한 '국민 아버지'의 영결식
'국민 아버지'로 사랑받았던 배우 고(故) 최불암을 떠나보내며 동료 연예인들과 시민들의 애도가 이어졌다. 배우 송일국은 고인의 영정을 품에 안고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2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고 최불암의 발인식이 비공개로 엄수됐다. 이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성당에서 염수정 추기경 집전으로 장례 미사가 거행됐다. 이날 미사에는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유인촌 전 장관, 배우 김혜수, 송일국, 신현준, 정준호, 강석우, 방송인 김경란, 그룹 신화의 앤디 등이 참석했다.
故 최불암 발인식 엄수…유족·동료 배우들 눈물로 배웅
이날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된 발인식에서는 고인의 손자가 영정을 들고 앞장섰다. 운구가 시작되자 아내 김민자는 하염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았으며, 정준호와 신현준, 안현모, 김경란 등 동료 연예인들도 눈물로 운구 행렬을 따랐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홍보대사인 송일국 역시 고인의 운구에 참여하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발인식을 마친 운구 행렬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성당으로 향했다. 이곳에서 열린 장례 미사에서는 염수정 추기경이 고인의 연기 인생과 삶을 돌아보며 깊은 애도를 표했다. 염 추기경은 "최불암 프란치스코 형제님의 푸근한 미소를 이제는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며 고인을 '수사반장'의 박영한 반장, '전원일기'의 김 회장, '한국인의 밥상'으로 국민과 함께한 배우로 기억했다.
이어 "우리가 기억하는 최불암 프란치스코 형제는 일생을 오직 연기자로서 한 길을 걸으며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들에게 웃음과 기쁨을 주며 벗이 되어주셨다"며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연기에만 오롯이 바쳐 우리 국민의 희로애락을 함께하셨다"고 추모했다.
고인은 2018년 10월 염 추기경의 주례로 천주교 세례를 받았으며, 세상을 떠나기 며칠 전에도 염 추기경에게 병자성사를 받았다. 염 추기경은 2018년 세례식 이후 고인과 식사하면서 나눴던 대화도 공개했다. 당시 최불암은 "연기자가 구도자는 아니지만 그런 정신으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젊은 시절엔 알 수 없었지만 나이가 들면서 국민의 사랑을 받는 사람은 구도자의 길을 가야 한다고 깨달으면서 더욱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그래서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더 신경 쓰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혜수, 김민자 끌어안고 오열…신현준도 운구차 향해 고개 숙여

이날 장례 미사에서도 유족과 동료 배우들의 눈물이 이어졌다. 특히 고인을 아버지처럼 따르며 장례 기간 사흘 내내 빈소를 지켰던 김혜수는 미사를 마친 뒤에도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고인의 아내 김민자를 끌어안고 눈물을 쏟았으며, 임형주와 김경란도 곁에서 함께 눈물을 흘렸다. 김혜수는 눈물을 추스른 뒤에도 김민자의 등과 어깨를 계속 쓸어주며 슬픔을 함께했다.
고인을 '이모부'라고 부를 만큼 각별한 인연을 이어온 팝페라 테너 임형주는 장례 미사에서 조가로 '아베 마리아'(Ave Maria)를 불렀다. 미사가 끝난 뒤 운구차가 이동하자 시민들은 "김 회장님 잘 가세요"라고 외치며 고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배우 신현준 역시 참았던 눈물을 다시 쏟아내며 떠나는 운구차를 향해 깊이 고개를 숙였다.

송일국, 故 최불암 영정 들고 초록우산 입장…45년 인연의 마지막 작별
장례 미사를 마친 운구 행렬은 서울 중구 무교동에 있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본부로 향했다. 이곳은 고인이 생전 45년간 후원하며 각별한 인연을 이어온 곳으로, 세상을 떠난 뒤 장지로 향하기 전에 들러달라는 뜻을 남긴 장소다.
재단 임직원들이 도열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맞이한 가운데 배우 송일국이 영정을 들고 입장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홍보대사인 송일국은 앞서 발인식에서 고인의 운구에 참여한 데 이어 재단에서 열린 고별식에서도 직접 영정을 들며 깊은 애도의 뜻을 전했다.
재단 임직원 대표는 추도사에서 "'어린 나무가 거센 바람을 견딜 수 있는 것은 큰 나무들이 버텨주기 때문이며 우리도 어린이들에게 든든한 어른이 되어야 한다'고 하셨던 말씀이 떠오른다"며 "그 어린 나무를 지켜주던 큰 나무는 바로 (최불암) 후원회장님 자신이셨다. 아이들은 저희에게 맡겨주시고 부디 편히 쉬시라"고 작별을 고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황영기 회장도 고별사를 통해 고인의 따뜻한 마음을 회상했다. 황 회장은 "'어린이에게 희망을 갖게 하는 것이 어른의 역할'이라고 말씀하시던 따뜻한 목소리, 인자한 미소를 이제 더는 마주할 수 없다는 사실이 가슴 아프고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며 "남기신 뜻을 이어, 저희도 언제나 어린이 곁을 지키며 살겠다"고 밝혔다.
송일국과 앤디는 비통한 표정으로 국화꽃을 올리며 고인을 추모했다. 김경란은 헌화하는 내내 한참 동안 오열했고, 곁에 있던 이홍렬이 어깨를 다독이며 위로했다. 고인의 영정과 운구 차량은 재단 임직원들의 배웅을 뒤로하고 장지인 경기 파주시 동화경모공원으로 향했다.
'국민 아버지' 최불암, 각계 인사 추모 속 영면
최불암은 지난해 3월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은 뒤 거동이 불편해졌으며, 재활에 힘써왔으나 건강이 급격히 악화해 지난달 29일 세상을 떠났다. 정부는 한국 TV 드라마의 성장기를 이끈 고인의 공로를 기리며 별세 이튿날인 지난달 30일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는 사흘간 문화예술계와 정·재계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전원일기'에서 22년간 부부로 호흡을 맞춘 김혜자를 비롯해 유인촌 전 장관, 고두심, 임호, 엄유신, 김지영·남성진 부부, 이계인 등이 고인을 추모했다. 윤여정, 나문희, 박근형, 오지명, 강부자, 이덕화와 '그대 그리고 나'의 박상원·차인표·송승헌, '수사반장 1958'의 이제훈도 빈소를 찾았다.
정치권에서는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송영길 전 대표, 김부겸·이낙연 전 국무총리, 오세훈 서울시장, 권영세·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 등이 조문했다. 경제계에서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등이 빈소를 방문해 고인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평생 연기를 통해 국민의 희로애락을 함께하고 어린이들을 위한 나눔을 이어왔던 최불암은 동료 배우들과 시민들의 애도 속에 영원한 안식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