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해킹 피해 95% 보전했지만…출금 재개 9시간 반 만에 46억 달러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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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낸스 63억 달러 해킹 피해 95% 보전, 출금 재개 9시간 반 순유출 36억 달러
북한 해커는 트론 거쳐 솔라나·비트코인으로 세탁, 약 30억 달러는 동결

바이낸스 해킹 피해 보전이 95%까지 진행됐다. 그사이 탈취 자금의 세탁 경로와 출금 재개 이후 자금 흐름도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10월 29일(이하 현지시각) 발생한 사건은 피해액이 약 63억 달러(약 8조 4,000억 원, 1달러 1,335원 기준)로 가상자산 역사상 최대 규모 탈취로 보도됐다. 바이낸스는 이용자 자금은 안전하며 손실을 이용자에게 넘기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95% 보전, 재원은 회사 자금·SAFU·선물 보험기금
바이낸스는 11월 1일 출금 재개를 알리면서 영향을 받은 자산의 약 95%를 다시 채웠다고 밝혔다. 하루 전 90%였던 보전율이 5%포인트 올랐다. 리처드 텅 공동 최고경영자는 X에 “바이낸스가 도난 자금의 재무적 충격을 흡수할 것이며 이용자는 그렇지 않다”는 취지의 글을 남겼다. 나머지 5%는 유동성이 낮은 토큰이다. 바이낸스는 시장과 장외거래(OTC)를 통해 이 토큰을 계속 사들이고 있다.
재원은 회사 재무 자금, 이용자 보호 비상기금(SAFU) 일부, 선물 보험기금 일부다. 로이터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회사 재무 자금과 보험기금, SAFU에서 손실 보전용으로 60억 달러(약 8조 원)를 마련했다. 업계 파트너들이 동결한 약 30억 달러는 이 보전 자금과 별개다. 같은 보도에서 서클은 11억 달러가 넘는 USDC를 동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침해 경로는 초기 조사 결과가 조금씩 수정되고 있다. 바이낸스는 처음에 개발·운영(DevOps) 엔지니어의 노트북이 감염돼 공격자가 서비스 컨테이너에 접근했고, 그 경로로 무단 출금 거래를 제출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지갑 개인키가 유출됐다는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했다. 코인텔레그래프는 초기에는 직원 노트북 해킹이 지목됐으나 조사 과정에서 추가 침해 지점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바이낸스는 사실 관계가 모두 검증되면 상세 기술 사후 분석을 내놓고, 복구가 끝나는 대로 갱신된 준비금 증명(PoR)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출금 재개 9시간 반, 입금 10억 달러 vs 출금 46억 달러
바이낸스는 11월 1일 협정세계시(UTC) 오전 6시(한국시간 오후 3시)부터 출금을 단계적으로 재개했다. 디크립트에 따르면 1단계로 열린 15개 네트워크·자산은 미 동부시간 오전 7시 36분까지 모두 열렸다. 첫 9시간 반 동안 출금은 46억 4,900만 달러, 입금은 10억 1,000만 달러였다. 순유출은 약 36억 4,000만 달러로 최근 준비금 증명(10월 28일 기준) 자산 1,710억 달러의 2.1%에 해당한다.
바이낸스는 “초기 급증 이후 출금 규모가 줄며 예상대로 안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지캐시(Zcash)·톤·수이 네트워크로 출금이 확대됐다. 월요일인 11월 2일에는 미국 달러, 아랍에미리트 디르함, 베트남 동, 필리핀 페소, 인도네시아 루피아 법정화폐 출금도 재개됐다. 공동 최고경영자 이 허는 X에서 “지금 최우선 과제는 환경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며, 그다음에 이용자가 자금을 인출하고 바이낸스가 영업을 재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로이터를 통해 전해졌다.
온체인 집계에서는 유출 규모가 더 크게 잡힌다. 디파이라마 기준 바이낸스 순유출은 월요일 70억 달러를 넘어섰다. 같은 날 앞선 집계의 58억 달러에서 늘어난 수치다. 바이낸스의 추적 지갑 보유 자산은 약 1,279억 달러로 2위 OKX의 290억 달러보다 4배 넘게 많다. 다만 디크립트는 이 수치에 바이낸스 자체 지갑 간 이동이 포함됐을 수 있다고 전했다.
자금은 경쟁 거래소로 일부 이동했다. 코인텔레그래프가 인용한 디파이라마 자료에서 24시간 순유입은 OKX 약 4억 4,500만 달러, 바이비트 1억 1,200만 달러, 게이트 9,100만 달러, 비트겟 5,400만 달러였다. 코인마켓캡 기준 OKX의 OKB는 24시간 동안 약 1.4% 올라 113달러 안팎, 바이낸스코인은 0.3% 올라 약 708달러에 거래됐다.
세탁 경로: 54분 만에 동결 시작, 트론 거쳐 솔라나로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바이낸스 핫월렛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기 시작한 시점은 미 동부시간 10월 29일 오후 4시 20분께(한국시간 30일 오전 5시 20분께)다. 이더리움에서는 토네이도캐시를 통해 자금을 댄 운영용 지갑이 서명된 승인을 제출했다. 이를 통해 바이낸스 핫월렛이 공격자가 배포한 코드를 실행했고, 이후 자산이 공격자 통제 주소로 옮겨졌다. 공격자는 동결을 피하려 서두른 정황도 있다. 약 5억 달러 상당 스테이블코인을 별도 지갑으로 옮겼고, 20분 가까이 3억 2,500만 달러어치를 2억 8,500만 달러 상당 이더리움으로 바꿨다. 1억 7,500만 달러어치는 다른 지갑으로 보냈다.
동결은 오후 5시 14분께 시작됐다. 첫 유출에서 약 54분 뒤다. 체이널리시스는 보고서 작성 시점에 약 28억 달러가 동결된 것으로 파악했다. 미 비밀경호국은 업계 파트너와 함께 공격 몇 분 안에 “상당 부분”을 식별해 동결했다고 밝혔다. 체이널리시스는 이 공격이 지난달 발생한 비트겟 3억 8,700만 달러 탈취와 연결된 자금과 섞였다고 설명했다. 이 건도 북한 소행으로 분류된 사건이다.
세탁은 트론으로 이어졌다. 체이널리시스는 해커가 1,000개 넘는 주소와 3,000건 넘는 입금, 여러 트론 기반 디파이 프로토콜을 통해 5억 달러 넘게 옮겼다고 밝혔다. 이후 트론의 중간 지갑 대부분이 비워졌다. 자금은 체인플립·릴레이·토르체인·니어 같은 크로스체인 서비스를 거쳐 이더리움·비트코인 등의 새 지갑으로 흩어졌다. 조사자 소마XBT는 5억 달러에 지갑 간 반복 이동이 포함됐다고 반박했다. 그는 트론 중간 지갑에서 실제로 빠져나간 금액은 약 2억 4,200만 달러라고 주장했다. 체이널리시스는 수천 건의 거래가 짧은 시간에 이어졌다며 자동화 도구 사용 가능성을 지목했다.
세탁은 솔라나까지 번졌다. 룩온체인은 일요일 해커가 솔라나 48만 6,970개(약 4,640만 달러)를 릴레이로 비트코인에 바꾸고 있다고 전했다. 소마XBT는 공격자가 여전히 약 35억 달러를 통제한다고 추정했다. 게이트에도 약 25만 달러가 12시간 동안 입금됐다. 게이트는 연결 계정 2개를 동결하고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혔으나 동결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미 연방수사국은 토요일인 10월 31일 북한 ‘트레이더트레이터’의 소행이라고 밝히며 이더리움 주소 수백 개, 비트코인 주소 19개, 솔라나 주소 1개를 공개했다. 비밀경호국·국세청 범죄수사국과 함께 토르체인 노드 운영자와 거래소, 디파이 서비스에 해당 자금의 거래 차단을 요청했다. 수사에는 워싱턴 D.C.와 캘리포니아 중부지구 연방검사실, 법무부 컴퓨터범죄·국가안보 부서도 참여한다.
시장 충격은 제한적…남은 과제는 보안 구조
비트코인 가격 충격은 과거 대형 사건보다 작았다. 온체인 분석가 윌리 우는 해킹 주간 비트코인이 2.9% 내렸다고 계산했다. 같은 기간 금은 3% 하락했고, 2022년 FTX 붕괴 때 비트코인은 25% 내렸다고 그는 비교했다. 다른 집계에서는 주간 낙폭이 2.67%였고 11월 2일 공포·탐욕 지수는 37(공포)이었다.
기관 자금은 흔들렸다.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에서는 해킹 후 첫 거래일인 10월 30일 6억 4,300만 달러 안팎이 빠졌다. 집계에 따라 6억 4,320만 달러, 또는 6억 4,333만 달러로 수치가 조금씩 다르다. 해당 주간 순유출은 약 2억 200만 달러, 10월 전체 순유출은 약 5억 1,600만 달러다. 글래스노드 추정 ETF 투자자 평균 매입단가는 8만 2,308달러다. 비트코인은 11월 2일 UTC 오전 10시 13분께 약 7만 7,946달러에 거래돼 대부분 평균 매입가 아래였다.
트레이더 사이에서는 3일 미국 중간선거 이후 흐름이 변수로 거론된다. TRM 랩스의 아리 레드보드는 로이터에 “거래소 해킹은 인터넷 속도로 벌어지는 은행 강도”라고 말했다. 글로벌데이터의 피비 호지슨 선임 애널리스트는 공격자가 침입 자체보다 신뢰받는 접근 권한과 정상 거래 절차를 악용하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안 체계의 초점이 침입 차단을 넘어, 침해가 발생해도 되돌릴 수 없는 금전 손실로 번지지 않게 하는 쪽으로 옮겨가야 한다고 했다. 글로벌데이터 조사에서 웰스매니지먼트 기관의 65%가 사이버 위협을 최대 우려로 꼽았다. 전년 56%에서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