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준비금 100% 증명에도 비트코인 7만7천 달러 아래로…신뢰 위기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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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7만7천 달러 하회, 청산 2억5,600만 달러…해커는 솔라나 4,640만 달러를 BTC로 교환
바이낸스는 준비금 증명을 공개했지만 메르카도 비트코인 해킹까지 겹쳐 신뢰

여러 대의 모니터 앞에서 머리를 감싸 쥔 후드 인물과 쌓인 금빛 코인 — AI 자료 이미지
여러 대의 모니터 앞에서 머리를 감싸 쥔 후드 인물과 쌓인 금빛 코인 — AI 자료 이미지

바이낸스 해킹의 여파가 시장을 계속 짓누르고 있다. 비트코인은 11월 2일(현지시각) 월요일 7만7,000달러 아래로 밀렸고 이날 암호화폐 시장 전체 청산 규모는 2억 5,600만 달러에 달했다. 한편 블록체인 분석가들은 해커들이 탈취한 솔라나(SOL) 48만 6,970개(약 4,640만 달러)를 비트코인으로 바꾸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비트코인닷컴 뉴스는 사태가 투자 심리에 부담을 주는 신뢰 위기로 번졌다고 짚었다.

앞서 바이낸스는 지난 목요일 약 63억 달러(약 8조 4,000억 원, 1달러 1,333원 기준)가 털렸다고 밝혔다. 디크립트는 같은 사건을 약 64억 달러 규모로 적었다. 매체마다 집계 수치가 조금씩 다르다.

비트코인 7만7천 달러 아래로…청산 2억5,600만 달러

비트코인닷컴 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월요일 하루 동안 7만 8,000달러 안팎에서 크게 출렁였다. 일요일 자정 직전 7만 8,750달러까지 올랐다가 상승세가 곧 꺾였다. 이후 매도세가 나오며 장중 저점 7만 7,143달러를 찍었고 하루 하락률은 1.4%를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1조 5,500억 달러 아래에 머물렀다.

시장 전체 청산 규모는 2억 5,600만 달러였다. 이 가운데 매수(롱) 포지션 청산이 1억 7,600만 달러 넘게 차지했다. 코인글래스(Coinglass) 자료상 매도(숏) 포지션 청산은 3,000만 달러에 가까웠다. 비트코인이 7만 8,000달러 부근에서 횡보하며 레버리지 포지션은 6,900만 달러로 줄었다. 10월 30일에는 이 수치가 5억 달러를 넘었다.

스트래티지(Strategy)의 비트코인 매수도 분위기를 바꾸지 못했다. 디크립트에 따르면 스트래티지는 짧은 중단 끝에 6,600만 달러어치 매수를 재개했다. 이 매수에도 투자 심리는 살아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킹 직후 충격은 레버리지 투자자에게 집중됐다. 데이트레이딩닷컴의 토비아스 로빈슨 최고경영자는 해킹 소식이 나온 뒤 청산된 롱 포지션이 12억 달러를 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청산이 대체로 비트코인 5% 하락에서 비롯됐고 25만 명이 넘는 트레이더가 과도한 레버리지를 쓰고 있었다고 말했다. 로빈슨은 “비트코인이 뉴스 직후 5% 가까이 떨어졌고 20배로 레버리지를 쓴 사람은 그 움직임 한 번에 원금 대부분을 잃었다”며 다음 충격이 오기 전에 미리 계산해 두라고 조언했다.

노트북 자판을 두 손으로 누르는 모습과 뒤편에 놓인 금빛 코인 — 이해를 돕는 AI 자료 이미지
노트북 자판을 두 손으로 누르는 모습과 뒤편에 놓인 금빛 코인 — 이해를 돕는 AI 자료 이미지

해커, 훔친 솔라나를 비트코인으로 바꾸기 시작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온체인 분석업체 룩온체인(Lookonchain)은 일요일 해커들이 솔라나 48만 6,970개를 옮겨 릴레이(Relay)를 통해 비트코인으로 교환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해커들은 세탁에 쓰던 트론(Tron) 지갑을 대부분 비운 뒤 솔라나로 세탁 범위를 넓혔다. 동결 조치를 피한 자금이다.

트론 쪽 이동 규모를 두고는 분석 수치가 갈린다. 체이널리시스는 일요일 트론 전송액을 약 5억 달러로 추산했다. 이에 대해 온체인 조사자 소마XBT는 지갑 사이를 반복해서 오간 이체가 합산된 수치라고 반박했다. 그가 밝힌 트론 임시 보관 지갑에서 실제로 빠져나간 금액은 약 2억 4,200만 달러다. 체이널리시스는 금요일 수천 건의 거래가 짧은 시간에 이어졌다며 해커가 자동화 도구로 추적을 흐리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동결 규모도 전해졌다. 테더와 서클 등 업계 파트너들이 탈취 자산 약 30억 달러를 동결했다. 소마XBT는 공격자가 여전히 약 35억 달러를 쥐고 있다고 추정했다. 룩온체인은 월요일 해커들이 중앙화 거래소 게이트에 12시간 동안 약 25만 달러를 입금했다고 전했다. 게이트는 연관 계정 2개를 동결하고 수사 당국에 협조하겠다고 밝혔지만 동결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 연방수사국은 토요일 이번 공격을 북한의 트레이더트레이터 해커 소행으로 지목하고 관련 지갑 주소를 공개했다. FBI는 미국 비밀경호국, 국세청 범죄수사국과 함께 쏘체인 노드 운영자, 거래소, 디파이 서비스에 해당 주소와 연결된 거래를 차단해 달라고 촉구했다. FBI는 해커들이 탈취 자산을 주로 이더로 바꿨고 앞으로 디파이와 즉시 교환 서비스를 통해 세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준비금 증명 공개에도 남은 신뢰 문제

바이낸스는 영향받은 자산을 자체 자금으로 채웠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테더, 비앤비, 솔라나, 유에스디코인, 리플, RLUSD, 지캐시 등 가상자산이 100% 뒷받침된다는 설명이다. 바이낸스는 이번 준비금 증명 스냅숏에 대한 영지식 증명(zero-knowledge proof·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사실만 입증하는 암호 기술)이 완료됐다고 했다.

바이낸스는 성명에서 “이 10개 토큰을 보유한 이용자는 바이낸스 내 잔고가 최소 1대 1로 뒷받침된다는 점을 직접 검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다음 스냅숏은 수요일에 찍고, 더 많은 토큰이 포함된다. 증명 생성에는 40~50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바이낸스는 해킹 경위와 관련해 핫월렛(hot wallet·인터넷에 연결된 지갑)이 뚫렸다고 설명했다. 초기 조사 결과는 직원 노트북 해킹을 가리켰지만 이후 수사에서 추가 침해 지점이 확인됐다.

신뢰 문제는 바이낸스에 그치지 않는다. 월요일 이른 시간에는 브라질 최대 거래소 메르카도 비트코인에서도 해킹이 보고됐다. 앞서 4,000만 달러 규모로 알려졌지만 아캄 인텔리전스 분석가는 최소 4,600만 달러가 털렸다고 밝혔다. 거래소는 고객 자금이 영향받지 않았다고 했으나 피해 금액은 공식 발표하지 않았다.

비트겟 월렛의 앨빈 칸 최고운영책임자는 이번 사건이 커스터디(custody·자산 보관) 위험이 개인키를 넘어 운영 접근권과 거래 승인 절차까지 이어진다는 점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그는 일시적인 출금 급증이 곧바로 자기 보관 쏠림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수 있다고 봤다. 칸은 “이용자에게 통제권을 주는 일은 그 통제가 안전할 때만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톰 리 “ETH 4% 하락, 오히려 건설적”

비트마인 이머전 테크놀로지스는 월요일 이더리움 8,573개(약 1,900만 달러)를 추가 매수했다고 밝혔다. 누적 보유량은 606만 506개로 기준가 2,261달러 기준 약 137억 달러다. 이더리움 공급량 1억 2,220만 개의 4.9%에 해당한다. 목표인 5%의 99%에 도달했다는 설명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6월 30일 트레저리 전략을 시작한 뒤 매주 이더리움을 샀다.

톰 리 비트마인 회장은 이번 해킹을 “끔찍한 사건”이라 하면서도 시장의 “상대적으로 잠잠한” 반응이 “매우 건설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2025년 2월 북한 라자루스 연계 해커가 바이빗에서 15억 달러를 빼냈을 때를 비교했다. 당시 이더리움은 그날 8%, 일주일 안에 20% 떨어졌다. 이번에는 도난 규모가 약 4배인데도 ETH 하락폭이 4%에 그쳤다는 것이다.

리가 든 이유는 여섯 가지다. 바이낸스가 고객 손실을 모두 보전할 수 있다는 점, 바이빗 때와 달리 디파이 연쇄 붕괴가 없었다는 점, 업계의 신속한 대응으로 잠재 손실이 절반으로 줄었다는 점이 첫째부터 셋째다. FBI가 수개월이 걸리던 과거와 달리 이틀 만에 북한을 지목했다는 점, 블록체인 결함이 아니라 바이낸스 인프라에 대한 “기업 침투”였다는 점, 가격 하락폭이 제한적이었다는 점이 나머지다. 리는 마지막 이유를 “암호화폐 강세장이 진행 중”이라는 신호로 해석했다. 리는 이 매체 모회사의 투자자 중 한 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