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심장한 장면 연출... 장동혁은 오세훈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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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한동훈 투샷은 없었다... 오세훈 곁엔 장동혁

같은 날 같은 건물에서 30분 간격으로 행사를 치렀지만 두 사람이 한자리에 서는 장면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동훈 무소속 의원 얘기다. 오 시장 곁을 지킨 사람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였다. 이른바 '훈훈 연대'를 기대하던 시선과 달리 장 대표와 오 시장의 접점이 더 도드라진 하루였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간담회의실에서 열린 ‘세계유산 보존과 도시의 미래, 공존의 길을 찾다’ 정책토론회에서 나란히 앉아 있다. / 뉴스1
오세훈 서울시장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간담회의실에서 열린 ‘세계유산 보존과 도시의 미래, 공존의 길을 찾다’ 정책토론회에서 나란히 앉아 있다. / 뉴스1

4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의원은 전날 오전 9시30분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김기현·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한국정당학회와 '정당개혁,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를 공동 주최했다. 30분 뒤인 오전 10시에는 같은 의원회관 세미나실에서 국민의힘 서울시당과 서울시가 공동 주최한 '세계유산 보존과 도시의 미래, 공존의 길을 찾다' 토론회가 열렸다. 오 시장은 이 행사에 참석했다.

장 대표는 예고 없이 오 시장이 참석한 토론회를 찾았다. 먼저 도착해 있던 장 대표는 행사장에 들어선 오 시장과 웃으며 악수했다. 오 시장이 고맙다고 인사하자 장 대표는 "네"라고 답했다. 두 사람은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과 함께 기념사진도 찍었다.

장 대표는 참석 배경에 대해 "서울시당에서 마련한 토론회라서 당대표로서 참석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같은 시간대에 같은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 의원의 토론회에는 들르지 않았다.

오 시장이 참석한 토론회에는 국민의힘 현역 의원 38명이 몰렸다. 당 지도부와 중진은 물론 친오세훈계와 친한동훈계 의원까지 섞였다. 나경원·권영세·성일종·김재섭·조정훈 의원 등이 모습을 보였다. 자리가 모자라 발길을 돌린 의원도 있었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박정하·한지아 의원도 이 자리를 찾았다. 한 의원의 토론회에는 국민의힘 현역 의원 20명 안팎이 참석했다. 김기현·주호영·배현진·조은희 의원 등 10여 명은 한 의원의 토론회에 들렀다가 오 시장이 참석한 토론회로 자리를 옮겼다.

오 시장과 장 대표가 마주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두 사람은 지난달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 추모식에서도 만났다. 오 시장은 당시 장 대표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각을 세웠던 두 사람이 잇따라 같은 자리에 서면서 접촉면을 넓혀가는 모양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간담회의실에서 열린 ‘세계유산 보존과 도시의 미래, 공존의 길을 찾다’ 정책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 뉴스1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간담회의실에서 열린 ‘세계유산 보존과 도시의 미래, 공존의 길을 찾다’ 정책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 뉴스1

오 시장은 전날 토론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만나지 못할 사람이 없고 함께 힘 합치지 못할 사람 없다"며 "다음 총선에서 만에 하나 패배하게 된다면 삼권분립조차 인정하지 않는 이 무도한 정권을 또다시 연장시켜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이 모두 모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도 했다.

오 시장과 한 의원은 지난 2일 국민의힘 의원 부친 빈소에서 마주친 바 있다. 두 사람은 이 자리에서 조만간 공식적으로 만나자는 데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두 사람의 이름 끝 글자를 딴 '훈훈 연대'가 전날 국회에서 가시화될지 관심이 쏠렸다.

오 시장은 조문 후 기자들과 만나 한 의원과의 만남에 대해 "오랜만에 뵀다. 조만간 한번 뵙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취지의 말씀을 드렸다"며 "앞으로 한 의원을 비롯해 우리 당 누구라도 찾아뵙고 고견을 듣겠다"고 말했다. 한 의원의 복당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한 의원은 빈소에서 오 시장을 만난 데 대해 "우연히 상가에서 뵌 것이고 여러 대화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을 위한 정치는 친분이 아니라 명분으로 하는 것"이라며 "누구와 친하고 나중에 어떻게 될지 그런 것은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한 의원은 토론회에서 국민의힘 복당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계엄 이후 제가 쫓겨나고 또 살아 돌아오면서 제가 당으로 들어가느냐 마느냐는 얘기도 지루하게 나온다"며 "그 이유도 결국 정당 구조의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엄청난 잘못을 저질렀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한 의원은 "지금의 구조는 당 전체가 이기는 공천이 아니라 당권을 잡은 사람이 이기는 공천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국고보조금을 받는 정당의 상향식 공천 법제화를 제안했다. 장 대표가 강조해 온 '당원 중심 정당' 운영을 두고는 "당원 중심으로 당을 운영하는 것도 맞지만 당비보다 국민 세금이 훨씬 더 많이 들어간다"며 "공적 운영이 기본이 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지금 우리 당의 구성원끼리만 정하면 된다는 식으로 정당이 '사적 서클'처럼 운영되고 있다"고도 말했다.

한 의원의 토론회를 공동 주최한 윤 의원은 오 시장과 한 의원,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을 묶는 이른바 '오동석 연대'를 두고 "오동석 연대만으로는 부족하다. 보수의 빅텐트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걸 만들어내는 것이 지도자고 정치"라며 "장 대표도 보수 대통합의 플랫폼을 여는 리더십을 전개해 주기를 원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