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비밀 조직도 아니고… 고양시 아파트에 등장한 '외계어 공지문'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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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아파트 주민들의 은밀한 산타 작전

경기 고양시의 한 아파트에 언뜻 봐서는 내용을 알기 어려운 이색 안내문이 등장했다. 영어와 한자, 숫자에 특수문자까지 뒤섞여 얼핏 봐서는 무슨 뜻인지 짐작하기 어렵다. 알고 보니 성탄절을 앞두고 아이들의 동심을 지키기 위해 어른들이 준비한 특별한 공지문이었다.

'$$AN他 毛ZIP'… 아이들 눈 피해 암호화한 공지문

지난 3일 소셜미디어(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경기 고양시의 한 아파트에 게시된 산타 모집 안내문을 찍은 사진과 영상이 확산했다.

경기 고양시의 한 아파트에 게시된 산타 모집 안내문. / 인스타그램 'dmcbarun'
경기 고양시의 한 아파트에 게시된 산타 모집 안내문. / 인스타그램 'dmcbarun'

앞서 인스타그램에는 해당 아파트의 공지문을 촬영한 영상이 올라왔다. 게시물 작성자는 "아파트에서 해마다 진행하는 산타 이벤트"라며 "읽을 수 있어도 모른 척하기"라는 글을 남겼다.

공개된 안내문은 일반적인 행사 공고와 달랐다. 제목부터 '$$AN他 毛ZIP 안내'라고 적혀 있었다. 영어와 기호, 한자를 발음대로 읽으면 '산타 모집 안내'라는 뜻이다.

본문에도 비슷한 표현이 이어졌다. 아파트 측은 "입주민 여러분, 昨年에 YEAR서 今年에도 $$AN他 행444를 진행하고자 합니다!"라고 안내했다.

이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산타 행사를 연다는 내용이다. '작년'은 한자로, '이어'는 발음이 같은 영어 단어 'YEAR'를 이용해 나타냈다. '행사'는 숫자 4를 활용해 '행444'로 표현했다.

봉사자 모집 대상도 평범하게 적지 않았다. 공지문에는 "EYE드리에게 특별한 MEMORY를 선4할 입주민 누구나"라는 문구가 담겼다. 아이들에게 특별한 기억을 선사하고 싶은 입주민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아이'는 영어 EYE를 활용했고, '기억'은 MEMORY로 바꿨다. '선사'의 마지막 글자 역시 숫자 4로 대신했다.

봉사자에게 제공하는 선물 안내도 암호처럼 작성했다. '봉봉4DAN에게는 SO SMALL 善WATER 즈응정'이라는 문구로, 봉사단에 작은 선물을 증정한다는 내용을 전달했다.

성탄절 전날 선물 전달… 아이들 몰래 준비하는 행사

공지문을 암호처럼 작성한 이유는 산타 행사를 준비한다는 사실을 아이들이 미리 알아채지 못하게 하려는 목적이다.

아파트 측은 안내문 하단에 "글을 읽는 EYE드리가 SNOW치채쥐 몬하도록 자크성한 공고이니 양해 부탁드립니다"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글을 읽을 수 있는 아이들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작성했다는 뜻이다.

이어 "많은 입주민 여러분의 참여를 기다린다"며 "원문이 궁금하신 분들은 아파트 공지사항을 확인해달라"고 안내했다.

공지문을 접한 누리꾼들은 표현 하나하나를 해석하며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아파트가 귀엽다. 동심 절대 지켜!'라는 댓글을 남겼다. 또 다른 누리꾼은 '저거 쓰느라 정말 고생하셨을 관리 산타할아버님께 박수를'이라며 호응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자료 이미지.
공지문을 접한 누리꾼들은 표현 하나하나를 해석하며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아파트가 귀엽다. 동심 절대 지켜!"라는 댓글을 남겼다. 또 다른 누리꾼은 "저거 쓰느라 정말 고생하셨을 관리 산타할아버님께 박수를"이라며 호응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자료 이미지.

실제 행사는 크리스마스이브인 오는 12월 24일 진행될 예정이다. 공지문에는 활동 일시를 'CASTLE-TAN절 D-1'로 표기해 성탄절 하루 전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행사에 참여하는 봉사자들은 역할에 따라 팀을 나눠 활동한다. 산타 역할을 맡는 레드팀은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전달하고 기념행사를 진행하며, 또 다른 팀은 아파트 단지를 돌아다니며 아이들에게 간식을 나눠주는 역할을 맡는다.

지난해에도 암호문 등장… 누리꾼들 반응 이어져

해당 아파트에서 이처럼 독특한 산타 모집 안내문을 게시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SSANㅌr MOZIP 안내'라는 제목으로 산타 행사 봉사자를 모집했다. 당시에도 아이들이 내용을 쉽게 알아보지 못하도록 영어와 한글 등을 섞은 공지문이 공개돼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올해는 숫자와 한자, 특수문자까지 섞어 한층 더 난도 높은 안내문을 작성했다.

공지문을 접한 누리꾼들은 표현 하나하나를 해석하며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아파트가 귀엽다. 동심 절대 지켜!"라는 댓글을 남겼다. 또 다른 누리꾼은 "저거 쓰느라 정말 고생하셨을 관리 산타할아버님께 박수를"이라며 호응했다.

어른들도 쉽게 읽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다. 누리꾼들은 "2번 팀의 활동 일시는 몇 시라는 거냐. 30대인 나도 못 읽겠다", "저거 다 읽으려면 엘리베이터 두 바퀴는 돌아야겠다" 등의 글을 남겼다.

이 밖에도 "아이들에게 다정한 어른들의 이야기는 늘 기분이 좋다", "우리 아파트도 이렇게 해주면 좋겠다" 등 주민들이 함께 준비하는 산타 행사에 호응하는 반응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