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새 증거, 어디에 내나…개정 형소법 시행 한 달, 검사는 못 받고 경찰은 요구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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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 창구는 경찰 일원화, 새 증거는 '이의신청서에 첨부해 경찰 경유'가 조문상 정식 경로
검사 보완수사 요구 없으면 확인 안 될 수도…접수증·검토결과 통지 규정은 조문에서 확인 안 돼

'3개월 내 이의신청' 제한과 사라진 검찰 접수처… 형사소송법 개정 후 미로 속에 갇힌 고소인들의 증거 제출 경로 혼선 / Ai 생성 이미지
'3개월 내 이의신청' 제한과 사라진 검찰 접수처… 형사소송법 개정 후 미로 속에 갇힌 고소인들의 증거 제출 경로 혼선 / Ai 생성 이미지

[세종·대전=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지난 10월 2일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피해자가 새 증거를 어디에 내야 하는지를 둘러싼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이 출범하면서 검사의 직접수사가 사라진 탓이다. 조문을 확인해 보면 피해자가 낼 수 있는 경로는 있지만, 낸 증거가 제대로 검토되는지를 확인할 장치는 찾기 어렵다.

개정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고소·고발은 사법경찰관에게 한다(제237조). 경찰은 사건을 수리한 날부터 3개월 안에 송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제238조). 경찰이 사건을 송치하지 않는 경우에도 이유를 적은 서면과 관계 서류, 증거물을 지체 없이 검사에게 보내야 한다(제245조의5). 고소인에게는 송부일부터 7일 안에 불송치 이유와 이의신청 방법이 통지된다(제245조의6).

불송치에 불복하는 고소인은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 안에 경찰서장에게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제245조의7). 이의신청이 접수되면 경찰은 지체 없이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하고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보내야 한다. 새 증거를 이의신청서에 붙여 경찰에 내는 것이 조문상 정식 경로라는 뜻이다.

검사에게 직접 내는 방법은 위험할 수 있다. 개정법은 검사가 사실관계 확인이나 고소인 면담을 통해 취득한 진술·자료를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정한다(제245조의13 제3항). 지난달 28일 법률신문은 피해자에게 증거를 경찰에 제출하라는 안내가 나오고 있고, 한 변호사가 검사에게 직접 낸 증거는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로 문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경찰을 거친 증거가 검사에게 넘어간 뒤의 절차는 검사의 판단에 달려 있다. 검사는 필요하면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고(제197조의2), 경찰은 1개월 안에 이행해야 한다. 이행하지 않으면 검사는 직무배제나 징계를 요구할 수 있다. 불송치 사건에는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제245조의8). 반면 피해자가 보0완수사를 직접 신청할 수 있다는 규정은 이번에 확인한 조문에서 찾지 못했다.

불복 수단은 이어진다. 검사가 사건을 기소하지 않으면 고소인은 공소청법 제57조의 항고를 거쳐 법원에 재정신청을 할 수 있고(제260조), 기한은 항고기각 통지일 등으로부터 10일이다. 재정신청서에는 범죄사실과 증거 등 신청 사유를 적어야 한다. 이 조항은 2027년 2월 5일부터 관할이 고등법원에서 지방법원 본원 합의부로 바뀌고, 가정폭력·아동학대 등 일부 범죄는 고발인도 신청할 수 있게 된다.

경찰이 법령상 근거 없이 사건을 임의로 불송치하거나 새로 제출된 증거를 일부러 외면할 경우, 법왜곡죄(형법 제123조의2)나 직무유기죄로 고소·고발될 수 있다. 법왜곡죄는 지난 3월 12일 시행됐으며, 수사기관 종사자가 부당한 이익이나 권익 침해 목적으로 법령을 고의로 잘못 적용하거나 증거를 인멸·은닉하는 행위 등을 처벌 대상으로 한다. 법정형은 10년 이하 징역과 자격정지다. 경찰청에 따르면 시행 이후 10월 12일까지 접수된 법왜곡죄 사건은 1,162건(고소·고발 대상 14,825명)이고, 이 가운데 경찰·해경이 4,355명이다.

수사 현장의 지연도 논란이다. 매일신문은 지난 10일 올해 1~8월 보완수사요구 비율이 13.2%이고, 지난해 보완수사를 3회 넘게 요구한 사건이 2,283건, 불송치 이의신청이 5만6,165건이었다고 보도했다. 경찰청은 이를 "일시적 지연"이라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범죄자 천국이 됐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이를 뒷받침할 범죄 발생 통계나 불송치율, 무죄율 같은 자료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제도 시행 한 달 남짓이라 평가하기는 이르다는 관측이 나온다.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새 증거를 어디에, 어떻게 내야 하는지는 조문만으로는 알기 어렵다는 점이 혼란의 핵심이다. 증거 접수 경로와 접수 확인, 검토 결과 통지, 보완수사 요구 기준 등을 법무부와 경찰청, 공소청이 서둘러 명확한 지침으로 정리하고, 법원 단계의 증거 판단 기준은 대법원이 필요하면 규칙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새로운 제도에 혼란이 따르는 것은 불가피하더라도, 그 부담이 증거를 들고 온 범죄 피해자에게 돌아가 이중의 고통을 겪는 일은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