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美 민주당 승리 시 韓 반도체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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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의회 장악, 반도체 기업 대미 투자에 변수 될까
데이터센터 규제로 흔들리는 AI칩 수주 전망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원과 하원을 모두 장악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반도체 제조 기업들의 미래 수주 및 대미 투자 집행 전반에 미칠 파급효과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미 대통령 / 뉴스1
트럼프 미 대통령 / 뉴스1

금융투자협회가 4일 주관한 2026 미국 중간선거 및 거시 전망 웨비나에서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톰 오를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개표 초기 징후와 베팅시장 예측을 인용해 민주당의 하원 장악 확률이 90% 이상, 상원 장악 확률이 70% 이상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의회를 차지하고 공화당이 행정부를 이끄는 구조가 형성되면 새로운 규제 도입이나 세제 개편 같은 정책 변화가 제한돼 미국 증시 전반에는 통상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된다는 분석이다. 실제 1950년 이후 치러진 중간선거 직후 1년 동안 S&P500 지수는 예외 없이 상승 흐름을 기록해 왔다.

선거 결과에 따른 이 같은 거시 지표 안정 전망과 달리 국내 반도체 업계가 맞닥뜨릴 실질 영업 환경에는 적지 않은 변수가 부각되고 있다. 오를릭 수석은 미국 주요 주정부 차원의 데이터센터 인허가 및 건설 규제가 향후 한국 반도체 기업의 실적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28년까지 미국 내에서 구축이 예정된 대규모 데이터센터의 상당수가 이번 중간선거 격전지에 밀집해 있는 상태다. 선거 국면에서 전기와 수도 요금 인상에 부담을 느낀 현지 주민 여론이 거세진 만큼 새로 당선되는 주지사들이 데이터센터 확충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인프라 착공 속도가 지연될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메모리 반도체 공급사들의 차세대 인공지능용 칩 수요와 향후 납품 계약에 부담으로 작용할 여지가 존재한다. 질의응답을 맡은 블룸버그 권효성 박사는 이미 첫 삽을 뜬 기존 공사는 유지될 공산이 크다고 선을 그었으나, 비관적 시나리오에 대한 경계감은 여전히 남아 있다. 만약 미국 증시가 20% 수준 급락하고 회사채와 국채 간 금리 격차(신용스프레드)가 벌어지며 빅테크의 설비 투자가 1년간 일시 정지될 경우, AI 랠리의 최대 수혜를 누려온 한국과 대만이 상대적으로 가장 큰 실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기업들의 대미 직접 투자 협약 역시 미 의회의 엄격한 검증대에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행정부 독주를 막아서려는 민주당 지도부가 미국 정부 차원의 민간기업 지분 확보는 물론 외국계 제조 기업과의 투자 약정을 현미경 심사할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관세 장벽이 선거 이후 곧바로 추가 격상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한국과 대만이 기록 중인 반도체 중심의 대규모 대미 경상수지 흑자는 워싱턴 정가로부터 현지 공장 증설을 지속해서 압박받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이 같은 정책 불확실성과 AI 설비투자 고점 논란이 맞물리며 대형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뚜렷한 매도세가 관측됐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4.01%(8,750원) 내린 20만 9,250원에 장을 마감했고, SK하이닉스 역시 6.45%(90,000원) 급락한 130만 6,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지수 하방 압력을 키웠다. 상반기 국내 장세에서 대규모 차익을 실현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본국 회수 흐름과 맞물린 결과다.

향후 통화정책 경로와 관련해서는 유가 흐름과 기술주 밸류에이션 추이가 통화 당국의 결정을 좌우할 핵심 지표로 제시됐다. 중동 지정학 분쟁에 따른 유가 급등과 AI 자산 팽창이 지속되면 정책금리 추가 인상 카드가 검토될 수 있는 반면, 유가가 하향 안정화될 경우 금리 동결 기조가 유지될 전망이다. 한국의 견고한 재정 여건과 명목성장률을 고려할 때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이 국내 장기물 금리로 전이되는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며, 글로벌 금리 급등세가 진정되면 아시아 시장으로의 자금 재유입 경로가 다시 열릴 가능성도 열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