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한 주도 안 팔았는데 세금?…서학개미들 국회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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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한 주도 안 팔았는데 수억 원 세금 폭탄
테슬라-스페이스X 합병, 서학개미들 세금 위기에 처하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합병 가능성이 급부상하면서 주식을 단 한 주도 팔지 않고도 수억 원대 양도소득세 고지서를 받아 들 위기에 처한 서학개미들이 국회로 달려가 과세이연 특례 도입을 청원하고 나섰다.

일론 머스크 / 유튜브 'JTBC News'
일론 머스크 / 유튜브 'JTBC News'

국회 국민 동의 청원 홈페이지에 등록된 '해외주식의 조직 재편에 대한 양도소득세 과세이연 제도 도입에 관한 청원' 참여자 수가 2만 7000명을 훌쩍 넘어섰다. 청원 공개 후 30일 이내에 5만 명이 동의할 경우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되어 공식적인 법안 심사 절차를 밟게 된다. 이번 집단행동의 도화선이 된 것은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즈의 보고서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의 발언이다. 바클레이즈는 테슬라의 12월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기 전 양사의 합병 계획이 전격 발표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으며, 머스크 CEO 역시 스페이스X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이사회 산하에 합병 검토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각각 구성하겠다는 계획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투자자들이 분통을 터뜨리는 핵심 원인은 주식을 현금화하지 않았음에도 양도로 취급하는 현행 세법 규정이다. 소득세법은 주식을 시장에 내다 팔아 현금을 손에 쥐는 매도 행위뿐 아니라 주식을 다른 자산과 바꾸는 교환 역시 세법상 양도로 간주한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실제로 합병을 단행해 기존 테슬라 주식이 합병 법인의 신주로 교환될 경우, 투자자의 계좌에는 단 1원의 현금도 입금되지 않지만 세법상으로는 기존 주식을 전량 매도하고 새 주식을 취득한 것으로 판정된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가 과거 테슬라를 사들였던 취득가액과 합병 당일 평가액 사이의 차액 전체가 양도차익으로 잡히게 된다.

해외주식 양도소득세는 1년간 발생한 양도차익에서 기본공제 250만 원을 차감한 뒤 22%(지방소득세 포함)의 단일 세율을 매긴다. 예를 들어 수년 전 1억 원어치의 테슬라 주식을 사서 장기 보유한 결과 평가액이 5억 원으로 불어난 주주가 있다면, 합병으로 신주를 배정받는 순간 실현된 현금이 전무함에도 차익 4억 원에 대한 약 8745만 원의 세금을 현금으로 납부해야 하는 계산이 나온다. 국내 기업 간의 합병 시에는 일정 요건을 갖추면 주식을 실제 처분해 현금을 쥘 때까지 과세를 미뤄주는 과세이연(세금 납부 시점을 자산 처분 시기까지 뒤로 늦춰주는 특례 제도)이 적용되지만, 해외 법인 간의 조직 재편에는 이러한 감면이나 유예 조항이 전무하다.

일론 머스크 / 유튜브 'JTBC News'
일론 머스크 / 유튜브 'JTBC News'

현재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TSLA)는 383.00달러(약 51만 276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시가총액은 1조 5226억 달러(약 2038조 1026억 원)에 달한다. 스페이스X(SPCX) 역시 134.05달러(약 17만 9439원) 선을 형성하며 시가총액 1조 8459억 달러(약 2470조 9728억 원)를 기록하고 있다. 양사 모두 조 단위(달러 기준)의 천문학적 몸값을 자랑하는 초대형 종목인 데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 집계 결과 국내 투자자의 테슬라 보관 금액은 233억 달러, 한화로 약 31조 원대에 달해 해외주식 단일 종목 압도적 1위를 지키고 있다. 합병이 성사되는 순간 최소 수만 명에서 수십만 명의 국내 투자자가 마른하늘에 날벼락 맞듯 거액의 세금 고지서를 일시에 받아들게 되는 셈이다.

주식 시장 현장에서는 보유 주식을 팔 생각도 없던 장기 투자자들이 세금을 낼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보유 지분을 강제로 매도해야 하는 기현상이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현금 흐름이 없는 지분 구조 변경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미실현 이익에 대한 과세이자 조세 형평성 위배라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청원인은 소득세법과 조세특례제한법을 정비해 해외 기업의 합병이나 주식 교환으로 보유 종목이 바뀌더라도 투자자가 해당 주식을 장내에서 최종 현금화하는 시점까지 양도세 납부를 연기해 주는 특례 조항을 법제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입법 절차가 상당 기간 소요될 수 있는 만큼 단기 대책 마련에 대한 요구도 거세다. 청원인은 법안 통과 이전이라도 대규모 합병 가능성이 거론되는 사안에 대해 세금 분할 납부나 징수 유예 같은 한시적인 행정 지원책을 선제적으로 가동해 줄 것을 관계 당국에 요청했다.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이 시행령 개정이나 유권해석을 통해 해외 기업 합병에 따른 비과세 내지 과세이연을 열어줄 수 있을지가 서학개미들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