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 심사 목표 3~5영업일인데 최대 12영업일…밸브, 출시 전 5분 실행 의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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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브, 스팀 출시 전 심사 강화…제출 전 5분 이상 실행 의무
3~5영업일 목표 심사가 최대 12영업일로 지연, 재심사 줄이기 나서

벽걸이 달력과 시계 앞에서 노트북을 조작하는 사람 — AI 자료 이미지
벽걸이 달력과 시계 앞에서 노트북을 조작하는 사람 — AI 자료 이미지

밸브가 스팀 게임 출시 전 심사 절차를 손봤다. 개발사는 앞으로 빌드를 제출하기 전에 스팀 클라이언트에서 게임을 최소 5분 이상 직접 실행해야 한다. 밸브는 4일 스팀웍스 개발자 공지를 통해 이 내용을 알렸다.

배경에는 길어진 심사 대기 시간이 있다. 게임메카에 따르면 밸브는 보통 3~5영업일 안에 검토하는 것이 목표이지만 현재는 최대 12영업일이 걸린다고 밝혔다. 신청이 크게 늘어난 데다 재심사 사례까지 겹친 결과다.

3~5영업일 목표가 최대 12영업일로

게임메카 보도에 따르면, 스팀에 게임을 내놓으려면 스토어 페이지와 게임 빌드를 밸브에 넘겨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통상 며칠이면 끝나는 절차지만 최근에는 일부 인디 개발자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심사가 지나치게 오래 걸려 출시일을 미뤄야 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밸브는 공지에서 최근 몇 달 사이 심사 신청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밸브가 꼽은 지연의 핵심 원인은 재심사다. 게임메카는 밸브가 “지연의 상당 부분은 재심사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기본적인 문제로 반려된 게임이 다시 제출되면서 대기열이 쌓이고 있다는 것이다. 데일리게임도 밸브가 개발사의 첫 심사 통과율을 높여 재검토 부담을 줄이는 것을 개선의 목적으로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하입비스트는 개발자 2 Left Thumbs가 X(옛 트위터)를 통해 9월과 10월 무렵 리뷰 대기 시간이 크게 급증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밸브가 심사 신청이 늘어난 이유를 직접 밝힌 것은 아니다. 게임메카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의 확산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썼다.

출시 전 5분 실행부터 스크린샷 분류까지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사전 실행 확인이다. 데일리게임에 따르면 개발사는 심사에 빌드를 내기 전 스팀 클라이언트에서 ‘플레이’ 버튼을 눌러 최소 5분 이상 게임을 실행해야 한다. 최근 7일 이내에 기록된 플레이 시간만 인정된다. 개발자 본인뿐 아니라 파트너 그룹 구성원의 실행 기록도 쓸 수 있다.

이 조건이 생긴 이유도 공지에 담겼다. 게임메카는 밸브가 스팀으로 한 번도 실행해보지 않은 빌드가 제출되는 경우가 있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하입비스트 역시 제작자가 스팀을 통해 한 번도 플레이하지 않은 빌드를 리뷰하느라 시간을 쓰고 있다는 점을 밸브가 인지해 이 규정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점검 항목은 실행 여부에 그치지 않는다. 데일리게임에 따르면 게임 실행에 필요한 다이렉트X와 비주얼 C++ 같은 공통 재배포 패키지 설정, 도전과제의 이름과 아이콘, 스팀 클라우드 저장 기능이 점검 대상에 들어갔다. 하입비스트는 스팀 클라우드 저장 경로가 올바르게 구성됐는지 검증해야 한다고 전했다.

스크린샷 규정도 달라졌다. 데일리게임에 따르면 상점 페이지에는 게임플레이 화면 외에 메뉴, 콘셉트 아트, 게임 내 시네마틱 장면도 올릴 수 있다. 다만 최소 5장은 실제 게임플레이 화면으로 분류해야 한다. 게임메카도 메뉴나 콘셉트 아트를 올릴 수 있게 됐지만 게임플레이 장면을 최소 5장 포함해야 한다고 전했다.

심사팀은 무엇을 보나

게임메카에 따르면 밸브는 심사팀이 주로 보는 부분도 공개했다. 스토어 페이지가 게임을 명확하게 설명하는지, 실제 게임이 스토어 페이지에서 약속한 기능과 언어를 갖췄는지를 본다. 성인 콘텐츠나 AI 사용 여부를 제대로 공개했는지도 확인 대상이다.

데일리게임은 이 가운데 AI 관련 대목을 더 자세히 전했다. 심사 과정에서는 콘텐츠 설문 조사에 적은 성인 콘텐츠와 생성형 AI 활용 여부가 실제 게임에 반영됐는지 확인한다. 상점 페이지에 표시한 지원 언어와 멀티플레이 기능이 실제 빌드에 구현됐는지도 살핀다.

데일리게임에 따르면 밸브는 AI 사용 자체를 제한하기보다 개발사가 공개한 정보와 실제 게임이 일치하는지 살피는 방향으로 심사 절차를 개선하고 있다. 게임메카는 밸브가 앞으로 심사 절차를 추가로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신작 폭증과 인디 개발자의 피해

신작 수 자체도 크게 늘었다. 게임메카는 스팀DB(SteamDB)를 인용해 2026년 출시된 스팀 신작이 11월 초 이미 2만 4,513종에 이르러 지난해 연간 총량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AI 덕분에 제작 진입 장벽이 낮아졌으나, 출시 경험이 적은 개발자가 많아지면서 기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반려되는 경우도 덩달아 늘었다고 전했다.

하입비스트는 레딧(Reddit) 이용자 u/ploz의 집계를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10월에 스팀에 출시된 게임의 49.9%가 AI 생성 콘텐츠를 공식적으로 포함하고 있다. 넥스트 페스트 게임 데모의 약 20%가 AI 사용을 공개했던 6월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수치다. 데일리게임은 최근 스팀 넥스트 페스트에서 생성형 AI로 급조한 저품질 양산형 게임, 이른바 ‘AI 슬롭’과 다른 개발자의 아이디어를 모방한 게임이 잇따라 등장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지연의 피해는 인디 개발자에게 돌아갔다. 하입비스트에 따르면 일부 게임은 출시일이 몇 주씩 미뤄졌고, 제작자들이 마케팅 모멘텀을 잃기도 했다. 개발자 structmira는 PC게이머(PC Gamer)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인디 타이틀 ‘큐빅 어스(Cubic Earth)’가 지연의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하입비스트는 이 게임이 유튜브 트레일러 조회수 6만 회 이상과 위시리스트 6,000개를 확보했는데도 출시 과정의 마찰로 모멘텀을 잃고 플레이어 불만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데일리게임에 따르면 1인 개발자 수판타 폴은 5일 SNS를 통해 심사 승인이 늦어져 인디게임 ‘어배쉬드’의 출시를 연기했다고 밝혔다. 약 2주 동안 심사를 기다렸지만 별다른 답변을 받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스팀에 저품질 게임과 AI 슬롭이 넘쳐나 비슷한 상황을 겪는 개발자가 늘고 있다고 주장했다. 데일리게임은 출시를 준비하는 개발사에 사전 검증과 심사 일정 관리가 더 중요해졌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