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AI 디스커버, 채팅창 없이 테마 고른다…유튜브 맞서 시청 ‘질’ 내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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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TV 앱에 AI 탐색 탭 ‘AI 디스커버’ 미국 일부 회원 대상 테스트
채팅 없이 테마 클릭과 ‘추천 조정’ 버튼으로 취향을 학습하는 방식

거실 소파에 앉아 리모컨으로 대형 화면의 콘텐츠 메뉴를 고르는 모습 — AI 자료 이미지
거실 소파에 앉아 리모컨으로 대형 화면의 콘텐츠 메뉴를 고르는 모습 — AI 자료 이미지

넷플릭스가 TV 앱에 AI 기반 탐색 기능인 ‘AI 디스커버(AI Discover)’ 탭을 넣고 테스트에 들어갔다. 미국에서 영어로 넷플릭스를 쓰는 일부 회원에게 지원 TV를 통해 먼저 선보이는 방식이다. 챗GPT처럼 대화로 묻는 기능은 아니다. 기분이나 상황에 맞는 테마를 고르고 결과를 눌러 다듬는 구조다.

시청 시간 경쟁이 거세지는 가운데 나온 기능이라는 점에서 업계 시선이 엇갈린다. 튜브필터(Tubefilter)는 이 기능을 두고 넷플릭스가 거실 TV 화면에서 유튜브의 영향력에 맞서려고 시청의 ‘양’보다 ‘질’을 내세우는 전략의 일부일 수 있다고 짚었다.

검색창 대신 테마를 고른다

AI 디스커버의 첫 화면은 검색창이 아니라 테마 목록이다. 왓츠 온 넷플릭스(What's on Netflix)에 따르면 각 테마에는 드라마나 영화의 클립이 미리보기로 붙는다. 테마는 ‘가벼운 것(Something Light)’, ‘무서운 것(Scare Me)’처럼 기분에 맞춘 것도 있다. ‘가족 영화의 밤(Family Movie Night)’ 같은 함께 보는 사람 기준, ‘짧게 볼 것’ 같은 시간 기준도 있다. 새로 올라온 작품이나 인기작, 최근 시청 기록을 반영한 테마도 나온다.

테마를 고르면 맞는 작품 목록이 뜨고 더 구체적인 하위 테마가 뒤따른다. 같은 매체가 본 시연에서는 ‘짧게 볼 것’을 선택하자 해당 작품 페이지가 열렸다. 줄거리와 메타데이터, 예고편, 포스터 이미지는 기존처럼 둘러볼 수 있다. 그 아래에는 AI가 만든 ‘칩’ 형태의 세부 항목이 붙는다. 시연에서는 이 가운데 ‘직장 코미디’를 골랐다. 마음에 드는 게 없으면 ‘다른 것’을 눌러 새 목록을 받을 수 있다.

테마는 시청 이력과 인기·트렌드, 하고 싶은 활동, 남은 시간, 원하는 분위기를 토대로 생성된다. 최근 시청하거나 끝까지 본 작품, ‘좋아요’를 누른 작품도 근거가 된다. 넷플릭스는 시청자가 자기 의도를 직접 전달하는 첫 지점으로 이 기능을 본다고 한다. 추천은 그때그때 AI가 생성하기 때문에 넷플릭스 스스로도 화면에 무엇이 뜰지 정확히 예측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거실에서 검은색 리모컨을 텔레비전 화면 쪽으로 겨누는 모습 — 이해를 돕는 AI 자료 이미지
거실에서 검은색 리모컨을 텔레비전 화면 쪽으로 겨누는 모습 — 이해를 돕는 AI 자료 이미지

‘추천 안 함’ 버튼과 지능 계층

눈에 띄는 변화는 모든 작품에 붙는 ‘추천 조정’ 버튼이다. ‘재생’과 ‘내가 찜한 콘텐츠’ 옆에 놓인다. 이 버튼으로 추천을 유지하거나 해당 작품을 다시 추천하지 말라고 요청할 수 있다. 넷플릭스는 이 선택을 AI 디스커버 안에서 기억한다고 설명했다. 한 번 거절한 작품이 계속 뜨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추천 안 함’을 누르면 관심이 없는지 이미 봤는지를 묻는 질문이 이어진다. 답하면 그 작품은 추천에서 사라진다. 인디언텔레비전은 같은 버튼으로 추천이 마음에 든다는 신호도 보낼 수 있다고 전했다. 넷플릭스는 추천을 조정하는 방법을 앞으로 더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 기능을 움직이는 것은 넷플릭스가 ‘지능 계층’이라 부르는 새 기반이다. 넷플릭스는 회원의 취향과 카탈로그를 더 깊이 이해하고 실시간 입력에 반응하며 계속 학습하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수십 년간 쌓은 개인화 작업 위에 만들었다는 설명도 붙었다. 다만 어떤 AI 모델을 쓰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번 첫 경험은 이 지능 계층이 할 수 있는 일의 일부만 시험한다고 넷플릭스는 선을 그었다.

넷플릭스는 공지에서 “조용한 밤에 맞는 작품과 가족 영화의 밤, 잠깐의 짬에 맞는 작품은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오랫동안 ‘좋아요’와 ‘내가 찜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취향에 맞춘 추천을 다듬어 왔고, 이제 AI 디스커버가 새로운 탐색 방식으로 더해진다”고 밝혔다.

누가 쓸 수 있나, 그리고 왜 채팅이 없나

넷플릭스는 AI 디스커버를 ‘테스트 키친’이라고 부른다. 탐색 기능을 초기 단계에서 실험해 보는 전용 공간이라는 뜻이다. 회원들의 이용 방식과 피드백으로 어떤 아이디어를 유지하거나 개선할지 정한다. 일부는 본 넷플릭스 경험에 들어올 수도 있다고 한다.

대상은 미국에서 영어로 지원 TV를 쓰는 제한된 회원이다. 몇 명이 포함됐는지는 공개되지 않았고 앞으로 몇 주에 걸쳐 대상을 점진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TV 상단 메뉴에서 빨간 보석 아이콘과 ‘New’ 표시가 붙은 ‘Discover’를 찾으면 된다. 가입 신청은 할 수 없다. 테스트에 배정된 회원은 탭을 끄거나 숨길 수도 없다. 일반 프로필에서만 보이고 어린이 프로필에는 나오지 않는다. 지원 TV 목록은 도움말 센터 문서로 따로 공개된다. 모바일이나 다른 언어, 다른 국가 확대에 대해서는 현재 공유할 내용이 없다는 입장이다.

채팅 기능이 없는 이유도 설명됐다. 왓츠 온 넷플릭스에 따르면 이번 첫 테스트에는 프롬프트 입력창이 없다. TV에서는 글자를 입력하기가 번거롭다는 점이 이유 중 하나다. 그래서 ‘로맨틱한 분위기의 북유럽 범죄물’처럼 문장으로 요청하는 방식은 아직 안 된다. 시청자가 어떻게 원하는 바를 표현하게 할지는 아직 탐색 중이라는 설명이다.

넷플릭스 자체 AI 검색 시도는 이전에도 있었다. 튜브필터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2025년 오픈AI와 손잡고 AI 검색 기능을 시험했다. 기존 검색을 대체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지만 서비스 전체로 완전히 확산하지는 않았다. TV 태틀이 인용한 할리우드 리포터 보도에 따르면 AI 디스커버는 자체 개발한 기능이고 ‘완전히 다른’ 더 폭넓은 AI 활용으로 소개됐다.

시청 ‘질’ 경쟁과 남은 질문

튜브필터는 넷플릭스가 이 지능 계층으로 시청자 선호 정보를 대량으로 모으면 원하는 작품과 더 정확히 맞출 수 있다고 봤다. 그러면 영화나 시리즈를 보는 시간이 늘 수 있다는 분석이다. 평균 시청 지속 시간을 유튜브를 넘어서는 지표로 삼으려 할 수 있다는 추측도 덧붙였다. 넷플릭스가 직접 밝힌 목표는 아니다. 해석 단계의 전망이다.

워썸은 즉각적인 목표가 사람들을 끝없이 보게 하는 것이라기보다 앱을 열고 볼 만한 작품을 찾기까지의 낭비 시간을 줄이는 것이라고 짚었다. 추천이 그 순간에 맞아서 영화 한 편이나 에피소드, 한 번의 시청을 끝까지 이어가게 하는 것이 ‘시청의 질’을 재는 더 유용한 척도가 될 수 있다는 논리다. 시청자가 원하는 바를 직접 설명할수록 과거 행동에만 의존하지 않고 의도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조정할 수 있다고 봤다.

시청자가 걱정할 만한 지점에는 넷플릭스가 선을 그었다. 왓츠 온 넷플릭스에 따르면 AI 디스커버에서 고른 내용은 콘텐츠 제작 결정에 반영되지 않는다. 기존 추천이 작동하는 방식처럼 오직 추천을 위한 데이터라는 설명이다.

한계도 분명하다. 지금은 미국 영어 TV 이용자 일부에게만 열린 초기 실험이다. 워썸은 이를 검색을 완전히 대체하는 제품이라기보다 초기 신호로 평가했다. 튜브필터는 유튜브와 메타, X가 이미 각자의 챗봇을 보유한 반면 넷플릭스에는 그런 챗봇이 없어서 ‘예·아니오’ 방식이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봤다. 오픈AI와의 검색 시험은 서비스 전반으로 퍼지지 못했다. AI 디스커버가 그 아이디어의 결과물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