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산업, 12월 식품사업 분할…더미식 5년 누적 영업손실 5300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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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산업, 12월 1일 식품사업 분할해 하림식품 신설…부동산 개발과 분리
식품부문 원가가 매출 앞서고 양재 개발은 서울시 심의 재검토로 착공 지연, 부채 96%는 하림산업에
하림산업이 식품사업을 별도 법인으로 떼어낸다. 하림산업은 지난달 26일 이사회를 열고 식품사업 부문을 단순 인적분할하기로 결정했다. 분할 기일은 오는 12월 1일이다.
분할이 마무리되면 기존 하림산업은 서울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 등 부동산 개발사업을 맡고, 신설 법인 하림식품(가칭)은 식품 제조·가공과 식자재 유통, 식품 물류를 담당한다. 분할비율은 순자산 장부가액 기준으로 존속회사 0.4619956, 신설회사 0.5380044다. 분할등기 예정일은 12월 3일이다.

하림지주는 분할 공시에서 사업별 전문성과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투자계획과 자금 수요에 맞춰 자원을 배분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하림산업은 비상장 100% 자회사여서 단순 인적분할로 진행되고, 반대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도 해당하지 않는다. 분할 이후에도 하림지주가 두 회사 지분을 각각 100% 보유한다.
하림산업은 2021년 프리미엄 가정간편식 브랜드 '더미식'을 내놓으며 종합식품기업을 내걸었다. 전북 익산에는 약 5200억원을 들여 종합식품 생산시설 '퍼스트키친'을 지었다. 5년 새 매출은 217억원에서 1094억원으로 5배 안팎으로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589억원에서 1467억원으로 2.5배 커졌다. 한 해도 흑자를 낸 적이 없고, 2021~2025년 누적 영업손실은 약 5300억원이다.
식품부문만 떼어 보면 부담은 더 크다. 지난해 식품부문의 별도기준 매출원가는 약 1516억원으로 매출 약 1064억원을 넘어섰다. 판매비와관리비를 반영하기 전 단계에서 이미 손실이 난 것이다. 2024년에도 매출원가율이 약 148%였다. 하림지주는 2025년 사업보고서에서 신규 공장 건설에 따른 초기 투입 비용을 영업손실의 이유로 들고, 판매채널 다변화와 생산원가 경쟁력 확보를 향후 방향으로 제시했다.
하림지주는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시설자금과 운영자금 명목으로 하림산업에 1800억원을 출자했지만 적자를 메우기엔 부족했다. 하림산업은 지난해 감사보고서에서 식품 사업 부문의 영업손실이 누적돼 손상검사를 했고 33억3540만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했다고 적었다.
제품군을 정리하는 움직임도 있다. 2023년 분식 간편식 브랜드 '멜팅피스'를 13종으로 시작했지만 이후 신제품을 내놓지 못했고, 지난 7월 기준 공식몰에서 판매 중인 제품은 핫도그 3종뿐이다. 하림산업은 브랜드 운영 방향과 제품 전략 전반을 내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더미식은 라면·즉석밥·냉동만두 등 10여 개 카테고리에서 100개가 넘는 제품을 운영한다.
하림산업에 남는 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는 인허가 단계에서 멈춰 있다. 하림그룹은 2016년 서울 서초구 양재동 옛 화물터미널 부지 8만3183㎡를 4525억원에 사들였고, 총사업비 약 6조8000억원을 들여 지하 9층~지상 58층, 연면적 147만㎡ 복합단지를 짓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착공이 목표였지만 서울시 건축위원회가 3월에 이어 7월에도 재검토를 의결했다. 7월 재심에서는 도시경관·건축·교통·방재 등 9개 분야에서 보완 요구 50여 건이 나왔다.

차입금은 빠르게 불었다. 하림산업의 총차입금은 2019년 말 1065억원에서 지난해 말 9392억원으로 약 8.8배가 됐다. 이번 분할로 하림식품에는 자산 5793억원과 부채 590억원이 배분돼 부채비율이 11.3% 수준이다. 하림산업에는 자산 1조8281억원, 부채 1조3813억원, 자기자본 4468억원이 남아 부채비율이 309.2%에 이른다. 전체 부채 1조4403억원의 96%가량이 하림산업에 몰리는 셈이다.
법인을 나눠도 두 회사가 모두 하림지주 자회사로 남아 연결재무제표상 자산과 부채는 그대로 반영된다. NICE신용평가는 하림지주를 분석하며 하림산업이 계열 지원과 설비 투자에도 영업적자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개발사업을 맡는 법인에 재무 부담이 집중되는 만큼 기존 부채 관리와 개발자금 조달이 과제로 꼽힌다.
경영진 구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하림산업은 김기만 대표이사가 단독으로 이끌어 왔다. 김 대표는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큰형으로 과거 공동대표 체제에서 부동산 개발을 전담했고, 2024년 식품사업을 맡던 민동기 공동대표가 사임한 뒤 경영 전반을 총괄했다. 하림지주 관계자는 경영진은 이사회와 주주총회에서 결정될 것이라며 현재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하림산업은 올해 1월 프랜차이즈 가맹사업과 음식점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향후 사업 확장을 염두에 두고 넣은 것이며 구체적으로 확정된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하림식품은 12월 출범 이후 더미식을 비롯한 가정간편식과 유아식 브랜드 '푸디버디'의 성과를 별도로 관리하게 된다. 익산 퍼스트키친의 라면 생산라인 증설은 약 403억원 규모로 11월 30일 투자가 끝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