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대군부인’ 지원금 회수 없었다…콘진원 결과평가 합격, 제재 기준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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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대군부인’이 콘진원 제작지원 결과평가에서 합격 판정을 받았다.
지원금 회수 절차는 없었고, 고증 의무화는 협의 단계다.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 포스터·스틸컷 (사진=MBC)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 포스터·스틸컷 (사진=MBC)

역사왜곡 논란으로 제작진과 주연 배우 아이유·변우석이 사과했던 MBC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이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의 제작지원 결과평가에서 합격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논란 직후 거론됐던 정부 지원금 회수 절차는 이달 초까지 진행되지 않았다. 6일 스포츠경향 보도로 알려진 내용이다.

6월 결과평가 합격…지원금 회수 절차는 없었다

보도에 따르면 콘진원은 지난 6월 ‘21세기 대군부인’의 제작지원 결과평가를 진행해 합격 판정을 내렸다. 이달 초까지 평가 결과에 변동은 없으며, 이미 집행된 지원금을 되돌려받는 절차도 시작되지 않았다.

콘진원은 앞서 5월 21일 작품의 제작지원 예산이 이미 집행됐다며 사업 수행 과정에서 위반 사항이 있었는지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당시에는 평가 결과에 따라 지원금 삭감이나 회수도 가능하다는 설명이 함께 나왔다. 그러나 실제 결과평가에서는 합격 판정이 내려졌고, 언급됐던 후속 조치는 현실화되지 않았다.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의 한 장면 (사진=MBC)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의 한 장면 (사진=MBC)

“기존 기준대로 평가”…논란을 제재할 근거는 없었다

콘진원은 정해진 사업 절차와 기존 평가 기준에 따라 판단했다는 입장이다. 6월까지 결과평가를 마쳐야 하는 상황이었고, 그 시점에는 관련 심의나 국회 절차의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였다. 이에 작품이 당초 계획대로 제작됐는지를 중심으로 평가가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역사왜곡 논란을 평가에 반영하거나 이를 이유로 제재할 수 있는 기준은 따로 마련돼 있지 않았다. 콘진원은 해당 사업이 콘텐츠 제작을 돕는 사업인 만큼 방송이나 유통 과정에서 생긴 논란까지 직접 제재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논란을 이유로 제재할 기준은 현재도 없다.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의 한 장면 (사진=MBC)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의 한 장면 (사진=MBC)

편당 최대 20억 원 ‘OTT특화 콘텐츠 제작지원’ 선정작

‘21세기 대군부인’은 콘진원의 2025년 ‘OTT특화 콘텐츠 제작지원(IP확보형)’ 사업에서 드라마 장편 부문 지원작으로 선정됐다. 사업은 드라마와 비드라마를 합쳐 7편에 총 75억 원을 지원하는 규모로 공고됐고, 장편 드라마 한 편이 받을 수 있는 최대 지원금은 20억 원이었다. 다만 작품에 실제로 지급된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작품의 정부 지원 사실은 지난 5월 21일 스포츠경향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콘진원은 같은 날 “‘21세기 대군부인’ 방영분이 초래한 현재의 논란과 우려 사항에 대해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원사업 수행 과정상 규정 위반 여부와 추가 조치 사항 등 후속 조치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11회 즉위식 장면에서 시작된 논란과 잇단 사과

‘21세기 대군부인’은 입헌군주제가 유지되는 가상의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재벌가 딸 성희주(아이유)와 이안대군(변우석)의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논란은 지난 5월 15일 방송된 11회의 이안대군 즉위식 장면에서 불거졌다. 왕이 자주국이 아닌 제후국의 지위를 상징하는 구류면류관을 착용하고, 신하들이 ‘만세’ 대신 ‘천세’를 외치는 모습이 독립국가 대한민국의 자주적 지위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았다. 일부 시청자 사이에서는 동북공정 의혹까지 제기됐다.

제작진은 5월 16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는 제작진이 조선의 예법이 역사 속에서 어떻게 변화했는지 세심하게 살피지 못해 발생한 사안이다”라고 사과했다. 재방송과 다시보기(VOD), OTT 서비스에서는 문제가 된 장면의 음성과 자막을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주연 배우들은 5월 18일 나란히 사과문을 냈다. 아이유는 “더 깊이 고민하지 않고 연기에 임한 점 변명의 여지 없이 반성하고 사과드린다”고 밝혔고, 변우석은 작품의 역사적 맥락과 시청자가 받아들일 의미를 충분히 고민하지 못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유지원 작가는 5월 19일 “조선의 예법을 현대에 적용하고 가상의 현대 왕실을 그리는 과정에서 철저한 자료조사와 고증이 부족했다”고 인정했다. 박준화 감독은 언론 인터뷰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의 한 장면 (사진=MBC)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의 한 장면 (사진=MBC)

방미심위 심의 대상에도…최종회는 13.8%

작품은 역사 고증 논란으로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 대상에도 올랐다. 한편 5월 방영된 최종회는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시청률 13.8%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논란과 별개로 작품이 계획대로 제작됐는지를 따지는 결과평가에서는 이 같은 방송 이후의 사정이 평가 항목에 담기지 않았다. 마이데일리는 공적 재원이 투입된 작품이 사회적으로 일으킨 논란을 어디까지 고려해야 하는지가 쟁점으로 남는다고 짚었다.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의 한 장면 (사진=MBC)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의 한 장면 (사진=MBC)

고증 의무화는 2027년 사업 반영 협의 중

콘진원은 논란 당시인 5월 21일 “추후 제작지원 신청, 선정 단계부터 자문 및 고증 추진 계획 제출을 의무화하고 이행 점검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향후 유사 사례 발생 방지를 위해 책임감 있게 노력하겠다”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다만 기준 정비는 아직 논의 단계다. 콘진원은 문화체육관광부와 2027년 사업에 이를 어떻게 반영할지 협의하고 있다. 구체적인 평가 항목과 제재 기준, 시행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