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판 황우석, '만능세포' 논문 논란 알아보니

2014-03-14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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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 리더 오보카타 하루코 / 사진=연합뉴스]30세 일본 여성과학자가 연구팀을 이끌어

[연구팀 리더 오보카타 하루코 / 사진=연합뉴스]

30세 일본 여성과학자가 연구팀을 이끌어 화제가 된 '만능세포' 연구 논문이 정확성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연구팀이 결국 논문을 포기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14일 "'STAP(자극야기 다능성 획득) 세포'를 개발했다는 논문의 주요 저자 4명 가운데 일본 오보카타 하루코 연구주임 등 3명이 논문 철회에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만능세포' 논문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일본 고베 소재 이화학연구소의 발생ㆍ재생과학종합연구센터 연구진은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은 쥐의 림프구를 약산성 액체에 30분 가량 담근 후 배양한 결과, 다양한 종류의 세포로 변화하는 능력을 유지하는 유전자가 활성화하면서 만능세포가 되는 것을 발견해냈다.

또 이 만능세포를 실험용 쥐의 체내에 넣어보니 실제로 피부나 근육 등의 다양한 세포로 변화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연구진이 '스탭(STAP·Stimulus-Triggered Acquisition of Pluripotency) 세포'로 명명한 이 만능세포는 유전자를 주입하는 절차가 필요한 유도만능줄기세포(iPS)와 달리 외부 자극만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평가받았다.

이 연구는 올해 1월 영국 과학잡지 '네이처'에 실리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특히 연구팀의 리더 오보카타 주임이 30세의 젊은 나이에 실험을 이끌어 일본을 비롯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심지어 일본 정부는 STAP세포를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면서 연구를 지원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달 13일 STAP세포 논문의 화상 자료가 부자연스럽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이화학연구소와 네이처가 조사에 들어가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 10일에는 논문 공동저자인 와카야마 데루히코 야마나시대 교수가 "연구결과에 확신을 못 하겠다"며 논문 철회를 공개적으로 주장하기까지 했다.

특히 일본 언론은 연구진의 논문이 일본 와세다 대학에 2011년 제출한 박사학위 영어 논문 가운데 약 20쪽 분량이 미국 국립보건원(NIH) 웹 사이트를 베낀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또 14일에는 산케이 신문이 이 논문에 실린 화상이 일본의 한 바이오 기업이 4년전에 촬영해 홈페이지에 게시한 것과 비슷하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화학연구소는 오후 2시 기자회견을 열고 "스탭 세포의 존재, 만능성에 대한 증명이 과학적으로 불충분하다고 판단했다"며 "실험을 다시 시도해 의문을 해결할 수 있는 논문으로 다시 작성하겠다는 목표"라고 밝힐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논문이 철회되면 국제 학술 데이터베이스에 ‘철회했다’는 주석이 달리고 연구 결과는 백지화된다. 또한 연구를 한 과학자의 업적과 소속기관의 신뢰성이 크게 손상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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