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적 표현과 따뜻한 위로로 심금 울리는 '감성 스팸'

2014-09-04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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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 문이 닫히면 다른 문을 찾아야 하는데 닫힌 문만 바라보는 미련함으로 얼마나 많은

"한쪽 문이 닫히면 다른 문을 찾아야 하는데 닫힌 문만 바라보는 미련함으로 얼마나 많은 영혼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보았는지 모릅니다. 그동안 숨죽이고 울었던 고객님의 동공에서 보석같은 이슬이 반짝이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위 번호로 상담주세요."

"창밖을 봐. 바람에 나뭇가지가 살며시 흔들리면 네가 사랑하는 사람이 널 사랑하고 있는거야."

"즐거운 주말입니다 스팸문자에 시달리셨어요? 염치불구하고 보냅니다. 힘든 시대에 잘 버텼습니다.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최근 문학적 표현과 따뜻한 위로 등이 담긴 이른바 '감성 스팸'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해당 스팸 문자메시지를 받은 직장인 박모 씨는 4일 이 내용을 보도한 '경향신문'에 "스팸 문자 주제에 쓸데없이 심금을 울리는 기분이 들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스팸문잔데 왜 눈물이 나지”···감성자극하는 대출스팸문자
이 매체는 "'감성스팸'은 금칙어를 뚫기 위한 새로운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와 있다"며 "한국인터넷진흥원이 매달 집계하는 소비자들의 스팸 차단 금칙어 목록은 '고객', '당일', '상담', '팀장', '인터넷', '현금', '금융', '최저할인'를 포함한다. 이 같은 단어를 넣지 않으려고 문학적 수사를 사용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동안 숨죽이고 울었던 고객님의 동공에서 보석같은 이슬이 반짝이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등의 '감성 스팸'을 소개한 해당 보도를 접한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이슬이 맺히는 게 아니라 닭살이 돋습니다"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움짤=gifbin.com]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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