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번째 수능' 수험생이 올린 자살 예고 글

2014-11-19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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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카페 캡처] 2015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룬 20대 남성이 수능 시험 중 겪은 불

[네이버 카페 캡처]

2015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룬 20대 남성이 수능 시험 중 겪은 불미스러운 일을 알리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자살하겠다고 전했다.

18일 오전 네이버 카페 수만휘닷컴에 "수능 시험도중 불미스러운 일을 겪었습니다. 제발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글은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확산되며 주목받고 있다.

이번에 네 번째 수능을 본 학생이라는 이 글쓴이는 경희대학교에 재학중이며 긴 시간 휴학을 하고 수능을 치뤄왔다고 밝혔다.

그가 밝힌 수험장에서 겪었다는 불미스러운 일은 3교시 영어영역 듣기 평가가 진행되는 가운데 발생했다. 모든 이들의 귀가 집중된 가운데 휴대폰 진동 소리가 들려왔던 것이다.

글쓴이는 "내 자리는 교탁 바로 옆자리였고 교탁 앞 시험 감독관의 것으로 보이는 보라색 점퍼에서 휴대폰 진동소리가 들렸다"며 "감독관은 휴대폰 전원을 끄지 않은 채 점퍼를 말아서 교탁 아래에 넣어두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듣기 시험을 마친 그는 "휴대폰 진동소리가 또 들렸다"고 전했다.

그는 "독해시간에 또 다시 진동소리가 울렸고 자신의 책상까지 '부르르'하고 떨렸다"며 "감독관은 당황한 채 점퍼를 뒤적거렸고 잠시후 진동은 멈췄다"고 전했다.

글쓴이에 따르면 그 후에도 진동이 여러번 계속됐다. 글쓴이는 듣기 시간에 1번, 독해 시간에 20초씩 3~4회 가량 휴대폰 진동소리가 울렸다고 설명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글쓴이는 감독관에게 "왜 휴대폰 전원을 끄지 않았냐"며 항의, 감독관은 "내 핸드폰이 아니라 학생의 가방에서 울린 것이다"라고 답변했다.

글쓴이는 "친구와 함께 고사본부까지 찾아갔지만 그곳에서도 감독관은 자신의 휴대폰이 아니라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고사본부에서 금속탐지기를 가지고와 고사장 내 교탁 주변에 있는 가방들을 조사하고 학생을 호출하기도 했으나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이어 "교사의 뻔뻔함에 분노한 상태로 과학탐구 영역 시험을 치뤘고 평소 실력보다 훨씬 낮은 점수를 받았다"고 전했다.

시험이 끝나자 고사본부로 달려간 글쓴이는 "감독관의 휴대폰이라는 것을 똑똑히 봤는데 왜 인정하지 않냐"며 다시 항의했다.

이어 "감독관 전체 회의가 열리고 XX고등학교 교감선생님이 해당 감독관이 인정하지 않으니 통신조회라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하자 그제서야 잘못을 시인하고 주위에 떠밀려서 사과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울분을 참을 수가 없었고 정말 1시간 가량 울었다. 내 모든 것이 끝난 것 같았다"고 심경을 전했다.

글쓴이는 "당일 감독관이 전화와 문자로 내 잃어버린 시간과 비용, 그리고 앞으로의 시간에 대해 보상하고 교사로서의 처분을 받겠다고 말했지만 현재SMS 연락을 잘 받지 않을 뿐더러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해당 감독관과 나눈 문자 내용을 전한 그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저는 11월 30일 오후 10시 마포대교 위 생명의 다리에서 목숨을 끊겠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의 힘이 이렇게 약할 줄 몰랐다. 도저히 억울해서 살아간 자신이 안 든다. 죽음으로서라도 세상에 알려야겠다"고 밝혔다.

home 김도담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