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택배기사들이 국민께 고합니다"

2015-07-05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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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지난달 CJ대한통운 울산 지역 택배 기사들이 운송 거부에 들어간 데 이어 택배 기

연합뉴스

지난달 CJ대한통운 울산 지역 택배 기사들이 운송 거부에 들어간 데 이어 택배 기사들의 실상을 고발하는 글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3일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는 "CJ대한통운 택배기사들이 국민 여러분께 고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CJ대한통운 택배기사들이 국민여러분께 고합니다 - Daum 아고라
해당 글에는 택배 기사들이 배송 업무 외에 CJ 측이 강제하는 '무임금 노동'을 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글을 게재한 'CJ대한통운 전국택배기사 일동'은 "택배 기사들 하루는 오전 6시에 시작된다"며 "새벽 내내 각 지역에서 도착한 택배물을 재차 주소지별로 분류하는 분류작업을 하루 평균 4~6시간 동안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작업들 모두가 배송업무가 주력인 택배기사 업무가 아니고 회사에서 강제적으로 지시하고 있는 공정"이라며 "단 한 푼 임금도 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CJ는 오로지 자본의 이득만 탐하지 '고객'들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오전 4~6시간 동안 고강도 노동을 공짜 노동으로 하고 오후에 실제 업무인 배송 업무를 하게 되면 고객들이 원하는 '친절배송' '완벽배송'이 제대로 될 리 없다"고 덧붙였다.

택배기사 일동 측은 또 "고객이 지불하는 택배운임은 조금씩 올리면서 택배 수수료는 인상한 적이 단 한차례도 없다"고 주장했다.

택배기사 측은 "고객들이 지불하는 택배운임은 조금씩 올리면서도, 해마다 최저임금은 조금씩 올라도, 매년 물가는 인상돼도, 악덕자본 CJ대한통운은 절대로 택배기사들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는 한 10원도 인상시켜 주지 않고, 오히려 온갖 핑계를 대며 깎는데만 혈안이 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09년 택배 수수료 30원 때문에 박종태 열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CJ대한통운은 해마다 급성장해 몸집을 열 배 이상 불렸고, 임직원들은 해마다 천문학적인 연봉을 가져가지만 발전과 성과 이면엔 '무임금 노동'으로 인한 노동착취가 있었고, 절대 인상해주지 않는 '택배기사 수수료'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택배기사 일동은 CJ대한통운에 "무임금 노동을 중단하고 일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라"고 촉구했다.

CJ대한통운이 택배기사 대우 문제로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달 8일 CJ대한통운 울산지역 택배기사들이 개별 소장제 유지와 금전 패널티 금지를 요구하며 운송 거부에 들어갔었다.

CJ대한통운 택배분회 울산 조합원 운송 거부
당시 CJ대한통운 측은 개별 소장제에 대해서는 "다시 원래대로 되돌렸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으며, 금전적 패널티에 대해서는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에 대해 패널티를 주는 것은 정당하다"고 말했었다.

또 "개인업자인 택배기사를 교섭 상대로 볼 수는 없기 때문에 대화를 진행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CJ대한통운은 7일 위키트리에 "분류 작업은 택배기사가 담당 구역에 배달할 물건을 골라내는 것으로, 배송 업무의 일부"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택배기사 분들은 대부분 한 상자당 수수료를 받는다. 하루 배송한 상자 수만큼 수수료를 받고, 이게 모여 월평균 수익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회사는 택배기사 수익 증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고, 실제로 택배기사 수익은 지난 2년 사이 26% 정도 증가했다"고 밝혔다.

7일 오후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앞에서 택배 차량을 동반한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 위키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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