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귀·똥' 더러움을 즐기는 사람들
2015-08-07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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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flickr.com 영상을 틀자 한 남성이 자신의 엉덩이를 카메라에 대고 방귀를

영상을 틀자 한 남성이 자신의 엉덩이를 카메라에 대고 방귀를 뀐다. '뿌지직 뿌지직' 소리가 이어폰에 선명하게 들린다. 이어 장소가 바뀌더니 남성은 자신의 엉덩이가 보이도록 허리를 숙인 채 방귀를 뀐다. 모니터 밖에서 방귀 냄새가 느껴지는 듯하다.
이 영상은 지난 6월 네이버의 한 카페에 올라온 것이다. 남성은 1분20초 분량의 영상에서 자리를 바꿔 가며 정성스레 방귀를 뀌었다. 이를 본 카페 회원들은 "와우", "소리 좋다"며 감탄했다.
누구나 다른 사람에게 말하기 힘든 취미나 버릇 하나쯤은 갖고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최근 방귀 영상을 공유하는 이색 취미 카페가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카페는 국내 한 포털 사이트에 지난 4월 개설됐다. 카페는 익명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회원수는 250여 명이다. 하지만 실제로 활동하고 있는 회원은 20여 명 내외로 호기심에 가입한 이들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익명 게시판에 자신의 방귀 인증 영상을 올리거나 방귀에 대한 정보를 공유했다. 한 회원이 "어떻게 그렇게 방귀를 잘 뀌세요"라고 묻자 한 회원은 "많이 드시면 저절로 가스가 차요"라고 답했다. 또 한 회원은 "만나서 저와 같이 방귀뀌실 뿐"이라며 직접 오프라인에서 만날 상대를 구하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똥 관련 카페도 있다. 이들의 은밀한 취미는 똥을 주제로 한 소설이나 영상을 공유하는 것이다. 단편과 장편, 동화로 나뉘어져 있는 똥 이야기 게시판에는 정성을 들여 쓴 듯한 소설이 다수 게재됐다.
단편 소설 내용은 이렇다. "수아는 화장실에 들어가서 바지를 내리기가 무섭게 뱃속에서 요동치던 차디찬 기운을 변기에 쏟아내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덩어리진 물기있는 똥이 수아의 하얀 엉덩이에서 툭툭 떨어지더니 곧이어 되직한 설사가 방귀와 함께 줄줄 쏟아져 내리기 시작합니다"
회원들은 또 관장약을 넣고 달리는 일본 예능 프로그램이나 코끼리 똥 먹는 하이에나, 생방송 중 바지에 실례를 한 리포터 영상 등을 보며 대화를 나눴다. '화장실에 5분 이상 앉아 있으면 치질 만든다' '소 90마리 방귀가스에 축사 폭발'과 같은 뉴스를 공유하기도 했다.
이들은 왜 더러워 보이는 방귀와 똥을 즐기는 걸까?
한 심리상담센터 원장은 "혼자만의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것, 공개하고 싶지 않은 것, 자제를 해야하는 것, 은밀한 것을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것에 오픈한다는 것에서 의미가 있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방귀와 똥은 많은 이들이 보고 싶어하지 않은 것, 더럽고 냄새나는 것"이라며 "어린시절까지 들어가면 아주 많은 해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몇몇 이들에게는 기이해보이는 일이지만 해외에서는 방귀를 즐기는 이들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페이스북에는 방귀 뀌는 이들의 사진과 영상을 모아놓은 커뮤니티가 여럿 있다.

또 다른 사람과 방귀 소리를 공유하는 '파트너스(FARTNERS)'라는 어플도 있다. 이 어플은 자신의 방귀 소리를 올릴 수 있으며 다른 사람 방귀 소리도 들을 수 있다. 방귀 소리 평가도 가능하다.
THIS IS REAL: New App called FARTNERS allows you to share your #FARTS. It's only available for Android users pic.twitter.com/tE6bd5je2s
— JJ on Flow93.5 (@torontojj) 2015년 2월 26일
한편 영국 노팅엄 트렌드 대학의 마크 그리스피(Mark D. Griffiths) 교수는 2013년 세계 최초로 방귀에 성적 흥분을 느끼는 남성의 사례를 연구해 학술지 '성적 행동의 연구 기록'(the journal Archives of Sexual Behaviour)에 발표했다.
교수에 따르면 미국 일리노이 주에 사는 22세 남성은 학교에서 우연히 여학생이 방귀 뀌는 소리를 들으면서 방귀에 집착하게 됐다. 그는 "자신이 알랑거렸던 여자애가 그런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이상한 흥미가 솟구쳤다"고 말했다. 이러한 증상은 '에프록토필리아(Eproctophilia)'라고 불린다.
그리스피 교수는 에프록토필리아에 대해 "방귀를 생각하는 것에 비정상적으로 오랜 시간을 쓰고 이에 관한 강렬한 성적 충동과 환상을 반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유병률과 발생빈도는 현재까지 발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