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촌 알바 4인방의 정체가 궁금하다"

2015-08-27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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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 보러 민속촌 간다"이 말이 어색하지 않을 만큼 한국 민속촌 캐릭터들의 활약이 무섭다

"거지 보러 민속촌 간다"

이 말이 어색하지 않을 만큼 한국 민속촌 캐릭터들의 활약이 무섭다. 아무렇게나 앉아서 구걸하는 거지부터 비 오는 날 웃으며 뛰어다니는 광년이까지.

대체 이들은 언제 민속촌에 나타난 걸까? 정체가 궁금했다.

결국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민속촌 캐릭터 꽃거지, 장사꾼, 사또, 광년이를 만나기 위해 민속촌을 찾았다. (이들 중 사또와 거지는 지난 7월부터 민속촌 정직원이 됐다)

관람객들은 이미 그들을 신기해 하지 않았다. 대신 실존 인물 대하듯이 대화를 주거니 받거니 하고 있었다. '거지의 반란'을 돕기 위해 (무기로 사용될) 물총을 거지에게 선물하는 남학생도 있었다.

네 사람은 '민속촌'이라는 마을에서 사람들과 어울려 정말 열심히 놀고 있었다.

1. 꽃거지 (김정원·27)

이미 예전부터 '꿀알바'로 주목받았던 꽃거지. 역시 베테랑 거지답게 시원한 그늘에 자리잡고 앉아 있었다.

1. 주로 하는 일은?

일단 구걸. 알아보는 분들이 많아서 사진도 많이 찍어드리고, 피곤하다 싶으면 잠도 좀 자고. 주시는 음식도 실망시켜드리면 안 되니까 열심히 먹는다

2. 구걸을 진짜로 하는건가? 구걸해서 받은 건 진짜로 본인이 갖나

진짜 가져간다. 하지만 내가 혼자 홀랑 먹는 건 아니고 다른 알바생들과 나눠 쓴다. '거지 저 자식, 혼자 다 가져간다'는 이야기가 나오면 안 되지 않냐.

3. 애칭은?

기본적으로는 꽃거지다. 음 민속촌의 슈퍼스타, 민속촌의 처음과 끝, 구걸계의 황태자?

4. 거지 알바 장단점

좋은 점은, 오늘도 팬들이 오셔서 케이크를 줬다. 어떤 분이 팔찌도 만들어 주셨다. 나쁜 점은... 조금 유명해지다보니 자꾸 바가지를 뺏어 가신다. 하지만 끝까지 쫓아간다. 놓쳐본 적이 없다

5. 꽃거지의 매력포인트가 뭐라고 생각하나

사람들이 쉽게 다가올 수 있는 친근함? 사실 끼도 잘 부린다

-구걸하면서 어떻게 가능한지

여자분이면 구체적으로 칭찬을 한다. "키가 몇이세요? 아 제가 되게 좋아하는 키네요" 이런식으로... 이렇게 하면 대부분 웃어주시더라.

6. 캐릭터 이름이 '꽃거지'인데 잘생긴 거지라는 뜻인가

거지치고는 잘생겼다? 안 그래도 한 관람객 분이 살쪘다고 지적하셔서 다이어트도 조금 하고 있다.

7. 거지 연기를 너무 잘한다. 혹시 꿈이 연기자인지

연기를 전공했고 배우라는 꿈을 가지고 있다. 시작을 독특한 곳에서 할 수 있게 되서 좋다.

(아래 영상은 지난 5월 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에서 소울거지로 변신한 김정원 씨. 그는 연기뿐만 아니라 뮤지컬 등에도 관심이 많다고 밝혔다)

네이버tv캐스트, 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

그는 인터뷰 도중에도 한 네덜란드에서 온 남성 관람객에게 구걸을 했고 ("동전 있어요? 도와줘요"), 유로 동전을 받아내는 것에 성공했다.

아래는 '만능 거지' 김정원 씨의 평소 모습

한국민속촌 제공

2. 장사꾼 (신동혁·27)

요즘 인기가 치솟아 다른 알바생들에게 위기감을 주고 있다는 장사꾼

그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나도 모르게 지폐를 주섬주섬 꺼내게 된다. 자이언티의 '꺼내 먹어요'를 부르며 부채 팔기가 그의 특기다

1. 다른 분들과는 달리 연기 전공이 아니라고 들었다

사실...(웃음) 전공은 식품공학이다. 식품 회사에 다니다가 쇼호스트를 준비하고 있다

2. 쇼호스트 교육도 받으셨다던데 민속촌 알바는 왜 시작하게 됐나

쇼호스트 지망생이고, 학원도 다니고 있었다.

민속촌에서 장사꾼을 하는 것도 좋은 경험이자 경력이 될 것 같았다. 특히 학원에서 '네 말에는 신뢰가 안 간다', '약장수 같다'는 지적을 받았었다.

오히려 그 점을 잘 살려서 민속촌에서 장사꾼 캐릭터를 하고 있다.

3. 부채 장수신데, 매출은 어떤가

부채는 5000원인데 완판됐다. 수량이 부족하다.

(아래 영상은 '부채 완판' 기념 무대)

@finn_1140님이 게시한 동영상님,

그래서 인형도 2만 5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 가격엔 안 살 것 같지 않냐. 하지만 판매한 지 이틀 됐는데 첫날에 벌써 5개 팔았다.

그가 소개한 민속촌 인형 삼총사 (장사꾼의 주장에 따르면 우리가 입고 있는 옷보다 비싼 옷을 입고 있다는 인형 호야, 양양, 토리)

4. 자이언티 '꺼내 먹어요'를 패러디한 노래가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안경은 자이언티 따라 한 건가

아니다. 직구한 선글라스인데 잘못 산거다. 너무 작더라. 안 쓰다가 라섹을 해서 어쩔 수 없이 썼다. 생각해보니 시대에 맞는 소품이 될 수 있을 것 같더라.

그래서 쓰고 다녔는데 '자이언티 닮은꼴'이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5. 단골대사는?

"얼마까지 알아보고 오셨어요?" "기승전부채" "더우시죠? 더울 때 필요한 건 뭐? 부채! 기승전부채!"

"코딱지들, 이제 어른 됐으니까 주머니에 인형 살 돈 정돈 있을 거예요"

안경 벗으니 자이언티 전혀 안 닮은 '장사꾼' 신동혁 씨

이하 한국민속촌

3. 광년이 (김다예·19)

비오는 날 너무 신난 나머지 폴짝 폴짝 뛰어다니는 영상으로 단숨에 민속촌 스타로 떠오른 광년이

내가 바로 민속촌 광년이다!!크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와우_시원하다#광년이들_소환

Posted by 한국민속촌 on 2015년 8월 4일 화요일

1. 다소 파격적인 캐릭터다. '광년이'를 맡을 줄 알았나

처음부터 '광년이 캐릭터는 내가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2. 주로 하는 일은?

길바닥에서 자기, 나무 위에서 자기 (비 오는 날에는 특히 기분 좋음. 뛰어다니거나 노래를 부른다)

3. 인상 깊었던 관람객

남자분들이 "나는 광놈이다!"라면서 뛰어오곤 한다. 한 아주머니께서 (진짜 '광년이'로 착각하시고) 조용히 와서 손에 1000원을 쥐여주신 것도 기억에 남는다

4. 연기 전공인지

뮤지컬 전공하고 있는 학생이다. 뮤지컬 배우가 꿈이다. 의외로 낯도 많이 가리는 편인데 여기서 사람들을 많이 만나다 보니 자신감이 더 생겼다

5. '광년이'를 맡은 후 참고한 캐릭터가 있나

영화 '웰컴 투 동막골'에서 강혜정 씨가 연기한 '여일' . '7번방의 선물'도 도움이 많이 됐다

김다예 씨의 평소 모습. 실제로 보니 (콧물까지 그려져있는) 광년이 분장을 해도 예뻤다

이하 한국민속촌 제공

4. 사또 (김탁·31)

거지와 '찰떡궁합' 호흡으로 다양한 콩트를 선보이고 있는 사또

1. 늘 사또 역할이었나

그렇진 않다. 작년 4월부터 일했는데 나쁜 역할을 주로 맡더라

거지 괴롭히는 나쁜 무사, 사약 먹이는 어사(민속촌 방문한 배우 김유정 씨에게 사약을 내렸던 사람도 김탁 씨), 까칠한 백수 형, 그리고 나쁜 탐관오리인 사또 캐릭터를 맡았다.

사또 캐릭터를 오래 했는데, 다른 걸 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권력을 맛을 보니 놓기가 쉽지 않다

2. 주로 하는 일은?

거지 돈 뺏기, 장사꾼에게 자릿세 받기, 관람객 혼내기

3. 원래 연기하는 것에 관심이 있었나

대학 전공은 연기가 아니지만 현재 대학로에서 연극 배우로 활동하고 있다. 연극 '시크릿'에서 상처가 있는 정신이상자 역할을 맡고 있다

3. 사또 캐릭터의 매력은?

권력이다. 역시 1인자다보니 사람들이 많이 찾아온다.

왕 캐릭터가 생기지 않는 한 권력 맨 위에 있다. 그래서 한마디만 해도 사람들이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 역시 권력의 맛을 한 번 보면...

4. 사또는 관람객들을 어떻게 대하나

일단 사또는 사진도 그냥 안 찍어준다. 여성분들에게는 "꿍꼬또 사또꿍꼬또"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남성분들에겐 "예를 갖추어라"라고 하는데 다들 장난으로 맞춰 주신다

5. 정직원이 되셨다고 들었다. 계속 일하기로 한 계기가 궁긍하다

7월에 직원 제의가 들어왔다. '공연단을 만들 계획인데 같이 시작해보면 어떻겠냐'라고 하시더라. 사또 연기를 하니까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셨고 민속촌에 대한 애착도 생겼던 것 같다(김탁 씨와 함께 '꽃거지' 김정원 씨도 정직원으로 활동 중이다)

이날 캐릭터들끼리 게임을 하던 중 사또 얼굴이 드러나자 "사또 잘생겼어..."라는 탄성이 여기저기서 나왔다. 연극 배우 느낌 물씬 나는 김탁 씨 평소 모습

이하 한국민속촌 제공

home 강혜민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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