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라, 최초 외국인 치어리더 된 사연
2015-08-28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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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에서 시선을 사로잡는 치어리더. 그들은 뛰어난 춤솜씨와 지치지 않는 체력을 자랑하며
야구장에서 시선을 사로잡는 치어리더. 그들은 뛰어난 춤솜씨와 지치지 않는 체력을 자랑하며 야구장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올해 두산 베어스에 외국인 치어리더가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독일 출신 파울라 에삼(Paula Essam·21)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대한민국 최초의 외국인 치어리더다.

이하 파울라 제공
파울라는 어떻게 한국에서 치어리더로 활동하게 됐을까? 그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분홍색 여름 원피스를 입고 이태원 카페에 나타난 파울라는 한국어로 신나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는 영락없는 스물한 살 아가씨였다.
"프랑스 파리 정치대에 다녀요"
파울라 직업은 치어리더가 아니었다. 그는 프랑스 명문대 중 하나인 파리 정치대 학생이다. 그는 프랑스 르아브르에 있는 파리 정치대 아시아캠퍼스에서 국제법, 경제, 정치, 사회학 등을 전공하고 있다. 파리 정치대 아시아캠퍼스는 지난 2013년 북한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 손자 김한솔 씨(20)가 입학해 화제가 됐던 학교다.(파울라는 김한솔 씨에 대해 '본 적 있다'고만 전했다.) 한국에 관심이 많았던 파울라는 지난해 8월 고려대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왔다.

"한국어 소리가 너무 좋았어요"
2010년 파울라는 한국어에 흥미를 가지게 됐다. 당시 그는 중국에서 어학연수를 하면서 한국인 언니를 만나 친분을 쌓았다. 그는 "그 언니가 엄마랑 전화할 때 들리던 한국어가 너무 신기하고 좋았다"고 말했다.
중국어를 익히려고 유튜브에서 대만 드라마를 보던 파울라는 한국 드라마까지 접하게 되면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그는 그 드라마가 "아마 '꽃보다 남자'였던 것 같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2009년 KBS에서 방송된 '꽃보다 남자'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다. 파울라는 고등학교 졸업 이후 한국어를 공부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무리 없이 인터뷰를 하며 농담도 건넬 정도로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자랑한다.
"아르바이트인 줄 알고 지원했는데..."
대학생, 그것도 외국인 교환학생 신분인 파울라가 두산 베어스 치어리더가 된 것은 굉장한 우연이었다. 그는 '백화점 아르바이트'를 모집하는 줄 알고 치어리더에 지원했다. 그는 "지난 겨울방학 때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었다. 그런데 한 공지방에서 치어리더 모집을 한다는 소식을 봤다. '아마 백화점에서 물건을 파는 아르바이트겠지'라고 생각하고 지원했다"라고 말했다.
당시 채용공고에 '두산 베어스 치어리더'라는 말은 없었다고 했다. 합격 연락이 왔을 때 서울에 있는 프로야구 구단 두산 베어스 치어리더인 것을 알고 파울라는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3월 중순 연습이 시작됐고, 3월 30일 파울라는 처음으로 무대에 올랐다. 그는 최근 KBS '이웃집 찰스'에 출연해 치어리더 생활을 살짝 공개했었다. 그는 이번 시즌이 끝날 때까지는 치어리더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네이버 tv캐스트, KBS '이웃집 찰스'
그는 엔터테이너를 꿈꾼다. 독일에서는 배우가 되고 싶었다는 그는 최근 "이야기하는 것이 매우 좋다"며 방송 MC도 해보고 싶다고 했다.
이제 파울라는 대학을 졸업한다.(그가 다니는 파리 정치대는 3년 과정이다.) 그는 졸업 후 1년간 쉬면서 그간 하고 싶었던 일을 해볼 예정이다. 그는 이 기회에 엔터테이너 분야에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다. 이후 그는 대학원에 진학할 생각도 하고 있다. "지금은 카메라 앞에 서 있는 게 재미있지만, 나중에는 카메라 뒤에 서서 (작품을) 만들어 보고 싶어요"
아직 독일로 돌아가는 비행기 표를 사진 않았다는 그. "한국을 좋아하는 이유는 없다. 그냥 좋다" 파울라는 한국에 더 머무르고 싶다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