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내 이야기!" 누구나 겪었을 공감여행 '인턴시대' ③

2015-09-04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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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인턴, 아픈 현실.....우리 시대, 청년들이 소외받고 청년들의 목소리가 겉돌고 청

청년 인턴, 아픈 현실.....

우리 시대, 청년들이 소외받고 청년들의 목소리가 겉돌고 청년들이 기회를 박탈 당하고 있습니다.

청년은 우리 사회의 가까운 미래입니다.

위키트리는 이번에 새로 입사한 수습기자들에게 스스로 팀을 이뤄 자유로운 기획과 토론으로 청년 인턴 현장의 목소리를 그대로 담아보도록 했습니다.

이들 생생한 청년들이 결정한 시리즈 제목은 '인간이 인간을 터는 인턴시대'였습니다.

정말 가슴 아팠습니다.

이제 우리가 이 목소리를 들어야할 때입니다. <편집자 주>

“이건 내 이야기!”, 인턴이라면 겪었을 공감여행~

인턴이 취업 필수 스펙이 된 시대다.

직무 역량과 직결되는 인턴 경력을 우대하는 기업이 늘어남에 따라 정규직 전환이 보장되지 않는 단기 인턴도 높은 경쟁률을 보이는 추세다.

인턴이 늘어나면서 열정페이, 채용갑질 등 인턴을 둘러싼 각종 문제점들이 드러나는 가운데, 스펙 한 줄 얻기 위해 오늘도 청년들은 인턴에 목을 매고 있다.

설움을 혼자 달래며 묵묵히 일하고 있는 그들을 만나봤다.

1. 열정 같은 소리하네!, ‘열정페이’

열정 페이를 당하는 젊은이들 심정은 이렇지 않을까? / MBC ‘무한도전’

“저는 교내 기업 인턴십 제도를 통해 공공컨설팅 기업에서 단기인턴으로 근무했어요. 교통비와 식비 개념으로 월 40만원 받고 근무했는데, 솔직히 말하면 정말 아르바이트생보다도 못한 취급을 받았죠. 최저시급 5,580원 받는 알바를 주 5일씩 한 달만 해도 최소 100만원은 벌어요. 그런데 인턴은 직장 경험 제공한다는 빌미로 최저시급도 안쳐주니 답답한 노릇이죠.

게다가 요즘 물가가 너무 비싸잖아요. 아무리 아끼고 아껴도 밥값이랑 차비만 합쳐도 20만원이 넘는데다 자취까지 하면 방세 내기도 벅차죠. 햇빛도 안 들고, 화장실도 공용으로 사용하고 바퀴벌레가 돌아다니는 방도 한 달에 아무리 못해도 2~30은 줘야 하니까요. 이러니 친구들 만난다거나 문화 생활 같은 건 꿈도 못 꿀 돈이고. 돈을 버는 게 아니라 오히려 돈을 쓰면서 인턴 하는 셈이죠.” -이소현 (가명·24세)

*기업 인턴십(현장실습): 교내 재학생/휴학생을 대상으로 사회(직장)생활을 체험하게 함으로써, 인턴십 경험과 일부 학점을 제공한다. 주 5일 근무 원칙으로 교통비/식비 개념으로 월 4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젊음은 돈 주고 살 수 없어도젊은이는 헐값에 살 수 있다고 보는 모양이다.

Posted by 유병재 on 2015년 1월 28일 수요일

"IT 잡지에서 인턴 기자로 6개월 동안 일했어요. 약 160페이지가 되는 월간지 기자로 일하면서 매달 120만원씩 받았는데, 인턴이었음에도 정직원과 비슷한 꼭지의 기사를 담당했어요. 제품 및 인물 섭외와 기사작성은 물론 홈페이지 관리도 함께 했었죠. 매달 3째주는 잡지 마감 시기였는데, 그때는 회사에서 아주 먹고 자고 다했어요. 밤새가면서 글을 썼고, 그건 인턴인 저도 마찬가지였죠. 주말 관계없이 마감을 반드시 맞춰야 했기 때문에 요일 상관없이 회사에 출근했고, 일요일 마감이었어도 월요일이면 무조건 정시 출근했죠.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그 일을 다 했나 싶어요. 정직원에 비해 값싼 월급 받으면서 너무 혹사당한 것이 아니었나 생각도 듭니다. 시쳇말로 그 당시 인턴 동기끼리 우린 참 가성비가 좋다고 자조했던 기억이 나네요." -박예진(가명·25세)

2. 직무 역량 향상? 웃겨~, 현실은 잡일 뿐!

tvN '미생'

“저는 고시공부를 하다 일반 취업으로 갈아탄 케이스예요. 이전에 하던 공부도 있고 하니 공공기관 쪽으로 알아보게 되었고, 우선 인턴 경험 등 취업 스펙이 부족하다 보니 일단 급한 대로 공공기관 청년인턴에 지원했어요. 그래도 처음 시작할 때는 행정 업무를 익힐 수 있겠거니 했는데, 실제 일을 해보니 내가 아르바이트생인지 아닌지 헷갈렸어요, 자료 복사나 정리 같은 잡일만 시키질 않나. 시킬 거 없다고 영어 공부를 하든가 책을 가져와서 읽어도 된다는 얘기도 들었어요. 단순 업무 위주라 직무 역량 면에서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던 터라 시간만 낭비한 것 같아 행정인턴을 선택한 게 후회스러워요.”

-김정훈 (가명·28세) ​

*공공기관 청년 인턴: 지난 2009년 도입된 인턴 제도. 청년 실업 구제를 위한 미봉책으로 채용형 인턴보다는 주로 체험형 단기인턴을 선발해 취업 시 직무 역량을 높인다는 취지로 시행됐다.

채용 연계가 아닌 체험형 인턴의 경우, 기간을 채우면 곧 나갈 인력이기 때문에 직무 역량과는 거리가 먼 복사나 서류 정리, 자료 입력 등 단순 잡무가 주어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2015년 한국주택금융공사 체험형 인턴 채용 공고문 / 한국주택금융공사

위의 채용 조건에서 보듯, 대부분의 인턴 채용 기관이나 회사들은 정부의 청년일자리 창출용으로 인턴을 채용하긴 하지만, ‘채용 연계’가 아닌 ‘체험형’ 단기 계약직 인턴을 뽑고 있다.

또한, 특정 업무 분야의 체험을 앞세워 인턴을 모집했지만 실제론 근무 조건이 상이한 경우도 왕왕 있는 일이다. 공연기획사에서 인턴으로 근무했던 박형준(가명·24)씨는 “공연 기획 회의부터 전반적인 공연 업무를 배울 수 있을 것 같아 ‘채용 연계’가 아님에도 지원한 건데, 주어진 일은 단순한 티켓 발권이나 공연 안내 같은 잡무를 주로 했다”며 아쉬움을 피력했다. 덧붙여 “추후 대 공연이나 방송프로그램 기획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주겠다는 말을 듣고 인턴을 시작하면서 기대가 컸는데, 결국엔 그런 기회는커녕 식비까지도 주지 않았다”며 “아르바이트생보다도 못한 대접을 받았던 것 같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3. ‘정규직 전환’을 미끼로 내세워

유튜브, 채널A 뉴스 TOP10

지난해 12월 위메프는 11명의 최종 지원자에게 현장 테스트를 토대로 합격자를 뽑겠다며 2주 동안 정직원에 준하는 업무를 시켰다. 그러나 테스트가 끝난 후엔 모두 불합격 처리해 사회적으로 큰 논란을 불러왔다.

이처럼 구직자를 울렸던 대표적 사건인 ‘위메프의 채용갑질’이 사회를 떠들썩하게 흔들고 자성의 움직임도 일부 일어났음에도, 이러한 채용 갑질은 여전히 빈번하게 자행되고 있다.

브랜딩 회사 인턴으로 근무했던 김지은(가명·25)씨의 경우 5개월 후 정규직 전환이 된다는 이야기에 입사했다가 기간만 채우고 해고당한 케이스다.

“교수님 추천으로 알게 되어 입사를 했어요. 단기 인턴도 여럿 붙었지만 ‘5개월 후 정규직 전환’이라는 이야기가 솔깃했거든요. 그런데 인턴 종료 기간이 가까워질 즈음에 대표님께서 저를 따로 불러내서 ‘회사 사정이 어려워 정규직 전환은 어려울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물론 인턴으로 근무하면서 스펙도 쌓이고, 자소서에 쓸 말도 더 생겼다는 점에서 좋은 점도 있긴 했지만 또 다시 취업준비생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니 아찔합니다.”

김씨는 “이젠 인턴보다는 정규직 쪽으로 알아볼 것”이라고 했지만 “이번에도 정규직 채용에서 불합격된다면 다시 인턴 공고를 기웃거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아~, 난 언제나 취업할 수 있는 거니?” / MBC ‘무한도전’

과거 의류 회사 인턴으로 근무했던 강지철(가명·31)씨의 경우도 딱하기는 마찬가지다.

“매장에서 6개월만 인턴하면 본사로 보내준다는 말에 속았어요. 하루 종일 손님 응대하고, 재고 관리하고, 할 일은 많은데 직원 수는 무지 적어서 인턴인 제가 할 일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물론 일하면서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지만 본사 들어갈 생각에 버텼죠. 그런데 정작 6개월 되니까 정규직은커녕 계속 조금만 더 기다려보라고 은근슬쩍 말을 돌리는 거예요. 결국 거기 그만두고 다른 데 취업했는데, 지금 생각해도 너무 분통이 터집니다. 왜 그때 그런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을 한 건지.”

4. “개 팔자가 너무 부러웠어요”

tvN ‘롤러코스터3‘

2013년 방송된 tvN '롤러코스터 3'에서 신입 사원은 상사의 커피 심부름은 물론 사무실 청소까지 요구 받는다. 이는 오늘날 청년 인턴의 삶과 별로 다를 것이 없다. 인턴 생활을 하면서 업무와 무관한 사적인 심부름을 하는 것은 예삿일이라고 수많은 인턴들은 입을 모은다.

“패션디자이너의 꿈을 안고 패션회사 인턴으로 일했어요. 이름만 알면 다 알 정도로 유명한 패션 디자이너 이모씨 밑에서 일했는데, 인턴이 아니고 무슨 애견 관리사로 취직한 줄 알았다니까요. 그분이 굉장히 아끼는 애견이 있었는데, 강아지 씻기고 먹이 주고 그런 일까지 다 저한테 시키는 거예요. 세상에 개 팔자가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어요. 나는 스펙 쌓으려고 이렇게 고생하는데 정작 저 강아지는 주인 잘 만나서 인간한테 시중 받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급 서글퍼졌죠. 주변 친구들도 제 이야기를 들으면 놀래요. 저도 하도 기막힌 사연을 직접 겪다 보니 커피 사오는 거나 개인 심부름하는 것은 저한테 있어선 아주 약과죠.” -한재석 (가명·24)

위키트리

5. '인턴은 인턴을 낳고'~

tvN 'SNL 코리아'

얼마 전 언론고시 대표 카페 ‘아랑’에서 작은 소란이 일었다. 금융경제를 전문으로 다루는 모 신문사 인턴 공고에서 응시 자격을 ‘타 매체 인턴 기자 경력자’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실은 모든 업종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국민은행, 우리은행 등의 금융권은 이번 하반기 채용공고에서 인턴 경력자를 우대한다고 밝히고 있다. 인턴 경력 우대는 다른 말로 표현한다면 해당 직무 경험자로, 이는 일반 대기업 채용 공고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우대 사항이다.

2015년 우리은행 신입 행원 공개 채용 공고, 인턴 경력 우대사항이 적혀있다. / 우리은행
2015 LG 유플러스 신입 사원 공개 채용 공고, 인턴 경력 우대사항이 적혀있다. / LG 유플러스

이는 사기업뿐 아니라 공기업에서도 마찬가지다. 한국가스안전공사, 한국전력공사는 체험형 인턴을 모집하지만, 이 스펙이 공채 지원 시 가산점 제공이라는 혜택을 받는다. 이 때문에 실제 인턴 근무 시 직무 역량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사무 보조 등의 업무를 할지라도, 인턴 경쟁이 계속 치열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2015년 한국가스안전공사 체험형 청년인턴 채용공고 / 한국가스안전공사

6. 병들어가는 인턴들!

“열악한 인턴 환경에 눈물이 앞을 가려~~” / SBS ‘별에서 온 그대’

청년 인턴을 둘러싼 여러 가지 사회문제에도 불구하고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 사이에선 인턴 생활을 체념, 인정, 달관 하는 분위기다. 학점, 토익, 공모전, 서포터즈, 봉사활동에서 나아가 인턴 경력도 취업의 필수 스펙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보다 좋은 직장에 취업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인턴생활의 불합리를 감수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브랜딩 회사 인턴으로 근무했던 김지은씨는 “회사의 경영 악화로 인해 정규직 전환이 취소되었다”며 “이번 공채에 합격하지 못한다면 또 인턴을 전전하게 될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마저도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니 불안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취업의 필수 스펙이 된 인턴. 나아가 과도한 취업 경쟁과 열악한 인턴 환경은 청년들을 점점 병들게 하고 있다. 일부 청년들은 우울증, 불안장애, 공황장애를 호소하며 병원을 찾기도 한다.

스타일리스트 인턴으로 근무했던 오영지(가명·24)씨는 “업무 외에도 개인 심부름을 시키는 등 심부름꾼처럼 부렸다”며 “결국 참다못해 일을 그만두었음에도 그때를 생각하면 우울해진다”고 고백했다. 실제로 건국대병원은 2015년 기준으로 공황장애 환자가 5년간 배나 증가했으며, 상당수는 취업 스트레스로 인한 것이라는 트윗을 날리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증세가 나타날 경우 꼭 치료 받아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하지현 건국대 정신과 교수는 “‘정신과에 가면 기록에 남아서 취업에 제한될 거야’, ‘의지로 극복해라’라는 말이 가장 피해야 할 조언”이라고 꼬집었다.

그래도! 잊지말자 나는 어머니의 자부심임을~~

tvN '미생'

2014년 방영되어 열렬한 공감을 얻은 tvN 드라마 ‘미생’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특히 ‘잊지 말자 / 나는 어머니의 자부심이다 / 모자라고 부족한 자식이 아니다.’ 이 말은 지금도 청년들의 가슴을 울린다.

지금도 묵묵히 일하고 있는 청년 인턴들. 우리 모두 어머니의 자부심 임을 잊지 맙시다!

'인간이 인간을 터는' 인턴시대 ①편 보기 >>

'인간이 인간을 터는' 인턴시대, 시리즈 첫회

'인간이 인간을 터는' 인턴시대 ②편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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