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꿀알바? 열심히 준비했는데 몰카라니"

2015-10-30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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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torange.us 국내 모 대학교가 운영하는 방송사가 해당 대학 학생들을 상대로

자료사진/torange.us

국내 모 대학교가 운영하는 방송사가 해당 대학 학생들을 상대로 황당한 몰카를 촬영해 공분을 사고 있다. 방송사는 학생들에게 뉴질랜드 무료 항공권을 제공한다고 속여 '양 성대모사' '양털 깎기 시뮬레이션' 등을 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29일 익명 페이스북 페이지 '동아방송예술대학교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자신의 친구가 몰카의 희생양이 됐다는 한 이용자의 글이 올라왔다.

몇일전 학교안에 '꿀알바 대탐험'이라는 포스터가 붙었습니다. 다들 보셨나요?캠퍼스TV에서, 뉴질랜드 알바체험을 가는 프로그램을 제작한다며 학생들의 자소서를 받았고, 왕복항공료 전액 무료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어서...

Posted by 동아방송예술대학교 대신 전해드립니다 on 2015년 10월 29일 목요일

글쓴이는 "(방송사에서) 뉴질랜드 알바 체험을 가는 프로그램을 제작한다며 학생들의 자소서를 받았고, 왕복항공료 전액 무료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어서 많은 학생들의 지원을 유도했다"면서 "제 친구도 포스터를 보고 자소서를 열심히 준비했고 1차까지 합격해서 오늘 면접을 봤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화이팅을 외치며 나간 친구가 눈이 퉁퉁 부어 돌아왔다"면서 "들어보니 면접 자체가 굉장히 황당하더라. 양털을 깎는 시뮬레이션을 시킨다던가, 양 성대모사, 쌀포대 들고 뉴질랜드 가고 싶다고 외치면서 뛰어다니기, 랩배틀까지 (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는 "친구에게는 정말 꿈이었고 진심이었기 때문에 웃으면서 열심히 참여했다. 그런데 그 면접 마지막에 다 일어나라고 하더니 몰카라면서 박수를 치라고 했다"며 "그 말을 듣고 순간 그 친구가 당황해서 '뉴질랜드 진짜 없는 거예요? 진짜 없어요?'만 반복하며 엄청 울다가 집에 돌아왔다"고 밝혔다.

이 글이 올라온 뒤 논란이 일었다. 해당 대학 학생들은 "학생들 진심 가지고 장난치는 게 방송인가요?(소*)", "촬영 대상이 힘없는 학생들이라서 이런 비상식적 행동을 한 건가요?(김창*)", "합격하려고 자소서 몇번을 지웠다 썼다 반복했을까.. 간절한 마음 가지고 장난치는 몰카(이희*)"라고 분노를 터뜨렸다.

이후 해당 방송국 PD는 같은 페이스북 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다.

PD는 "이번 촬영을 통해 변화하는 시대상을 면접 유형을 반영하고자 했다"며 "다양한 상황의 면접을 준비해 이에 대한 젊은 세대의 상황을 가벼운 예능으로서가 아닌 면접 시 대처능력을 보고자 다양한 질문과 상황을 준비했다"고 해명했다.

캠퍼스TV 몰카극장 사과문 10월29일 몰카극장 대탐험 면접을 진행한 담당PD입니다.우선 몰카극장 촬영에 황당해하셨을 학우 여러분들에게 깊은 사과 말씀 드립니다. 아울러 촬영 의도를 밝히고자 합니다저는 ...

Posted by 동아방송예술대학교 대신 전해드립니다 on 2015년 10월 29일 목요일

이어 "꽤 오랜 시간 면접을 준비했을 분들에게 본의 아니게 상처를 드린 것 같다"며 "특히 비행기표까지 취소하고 면접에 참여한 학생에게는 제가 당시 촬영 현장에서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며 편집 꼭 해드리겠다는 약속도 드렸다"고 밝혔다.

또 PD는 "촬영 현장에서 학생에게 인터뷰 촬영동의를 구했으며 사과도 드렸다"며 "그러나 무엇보다도 학생의 눈물을 보고 저도 너무 당혹스럽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입장에서 깊이 살피지 못한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 더 깊이 숙고하지 못한 저의 불찰임을 반성하며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PD의 해명에도 학생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학생들은 "자부심이 드러나고 본인의 기획의도를 드러내는 사과문 잘 봤다(서효*)", "사과문도 아닐뿐더러 피디님께서 의도하려고 했던 '사과문'은 이런 익명의 공간에 올리는 것이 아니다(김예*)", "글에 끝까지 방송 철회하겠다는 말은 절대 없다(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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