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으로 본 김정은의 '위로 올라가는' 글씨체

2016-02-1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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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연합뉴스 지난 8일 자 북한 노동신문 1면에 실린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이하 연합뉴스

지난 8일 자 북한 노동신문 1면에 실린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직접 사인한 명령서다. 명령서에는 "당 중앙은 위성 발사를 승인한다. 2016년 2월 7일 오전 9시에 발사한다. 김정은. 2016.2.6"이라 쓰여있다.

필적 전문가인 이희일 국제법과학감정원장은 "김정은이 어려서부터 김정일의 필체를 견본 삼아 흉내 낸 티가 난다"며 "반듯하지 않고 우상향으로 올라간 서체는 자기 과시형 심리를 나타낸다. 주변을 의식하지 않는 안하무인형일 수 있다"고 10일 중앙일보에 말했다.

북한 수소탄 실험 당시 김정은 국방위원장 서명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박병광 동북아연구실장은 "모든 결정이 오직 김정은의 명령에 의해 이뤄진다는 것을 선전하기 위한 '쇼맨십 정치'"라고 같은 날 중앙일보에 말했다. 박 실장은 "나이 어린 지도자라는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강력한 존재감을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의도"라며 "강력한 지도자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 분석했다.

북한은 그동안 김정은이 나이 어린 지도자라는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김일성 및 김정일과 유사성을 강조해왔다.

북한자료센터

북한 월간지 ‘조선예술’은 2014년 7월호에서 "김정은 원수님께서는 글을 배우기 시작할 때부터 장군님(김정일)의 필체인 백두산 서체를 배우기 위해 많은 품을 들였다"고 선전했다. 또 북한 인터넷 매체 '조선인포뱅크'는 지난 2004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엄청난 노력 끝에 김일성 주석의 필체를 완벽히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소개했다. 북한에서는 김일성과 김정일 필체를 각각 '태양 서체', '백두산 서체'라고 떠받든다.

북한 교과서에는 이들 삼부자가 초능력을 가졌다고 기술돼있다. 교과서에 따르면 김일성 국방위원장은 모래로 쌀을 만들었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일본 지도에 먹을 칠했더니 일본 전역에 비가 내렸다. 김정은 위원장은 3살 때 운전을 시작해 8세에 험난한 도로를 질주하고 초고속 보트를 200km로 모는 사람으로 신격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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