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확산' 숙박업소 몰카 확인법 3가지, 진짜일까?

2016-02-2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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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이나 연인과 숙박업소를 찾을 때가 있다.

친구들이나 연인과 숙박업소를 찾을 때가 있다. 하지만 요즘따라 모텔, 펜션에서 마냥 마음이 놓이지 않는 이유는? 몰래카메라 때문이다. 사생활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찍히고 있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은 엄청나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최근 "모텔에 몰래카메라 있을까요"라는 질문이 수차례 올라왔다. '숙박업소 몰카 찾는 팁'도 유행처럼 확산됐다. 과연 방법들은 진짜 우리를 도와줄 수 있을까?

먼저 SNS에서 확산됐던 '숙박업소 몰래카메라 찾는 방법'이다.

거울에 손가락을 댔을 때 거울 속 손가락과 틈이 안 생기면 이중 거울형 몰래카메라다.

(이중 거울형 몰래카메라는 거울 뒷면에 카메라가 장착돼 사생활을 촬영할 수 있다)

불을 다 끈 뒤 몰카 설치가 의심되는 곳을 휴대폰 카메라로 비춰본다. 몰카가 있다면 불빛이 보인다.

콘센트가 지나치게 많이 꽂혀 있다면 TV, 냉장고 등과 연결된 것만 빼고 다 뽑아라. 정체를 알 수 없는 콘센트는 몰래카용 전원일 수 있다.

이 3가지 방법이 맞는지 특수거울, 무선카메라 업체 관계자들에게 직접 물어봤다.

손가락으로 이중 거울 확인: 구분 가능!

먼저 '이중 거울 구별법'은 가장 많이 알려진 몰래카메라 찾는 방법이다. 이중 거울은 한 쪽에서만 건너편을 볼 수 있고 나머지 한 쪽에선 건너편이 보이지 않는 거울이다. 취조실 등에 설치되며 특수유리전문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정식 명칭은 '단방향투시거울'이다.

"거울에 손가락을 대보면 이중 거울을 정말 알 수 있냐"는 질문에 특수유리전문업체 미라클글라스 임성호 대표는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만약 거울이 이중 거울이라면 (실제 손가락과 거울 속 손가락) 사이가 틈 없이 딱 붙어보인다"고 했다. 이어 "일반인이 구분하기가 쉽진 않다"며 "중국산 이중 거울은 이 방법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그 외 제품은 안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일반거울은 손가락과 거울 속 손가락 사이에 틈이 생긴다 / 이하 위키트리

이 방법을 쓸 때는 손가락보다 손톱을 댔을 때 더 구별하기 쉽다고 한다. 간혹 어떤 거울에서는 손가락 사이 틈이 벌어져 있는 것 같다가도 어떤 각도에선 붙어보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임 대표는 "이중 거울이라면 어느 각도에서든 (두 손가락 사이에) 틈이 생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어두운 상태에서 몰카 의심 부분 폰 카메라로 비춰보기

: 글쎄. 어두운 곳에서 불빛 나오는 몰카는 그냥 눈으로도 불빛 보여

SNS에서 확산된 두 번째 방법도 간단하다. (불을 끈 상태에서) 휴대폰 카메라 기능을 켠 뒤 몰카가 있을 것 같은 곳을 휴대폰 화면으로 비춰보면 빨간 불빛을 잡아낼 수 있다고 한다. 이 방법이야말로 숨겨진 몰카 찾는 꿀팁이었을까?

업체 관계자 말은 달랐다. 무선카메라 및 송수신기 생산업체 스나이프아이 이건진 대표는 "그냥 '맨눈'으로 봐도 보인다"고 간단히 답했다.

그는 "대부분 적외선 몰래카메라에서 나오는 빨간 불빛은 어두운 상태에서 우리 눈으로도 포착할 수 있다"며 "휴대폰 카메라로 보면 조금 더 정확하게 보일 순 있겠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적외선이 없는 몰래카메라라면? 불빛이 나오지 않아 (휴대폰 카메라로 비춰도) 찾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불필요해 보이는 콘센트를 뽑는다: 일부 맞다

이건진 대표는 "만약 유선 몰래카메라가 연결돼 있다면 이 방법을 쓰면 해결된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배터리를 사용하는 몰래카메라가 설치돼 있다면 소용 없다"며 "한계가 있다"고 답했다.

flickr

3가지 몰카 찾는 방법을 확인해 본 결과, 이중거울 형태 몰래카메라는 SNS에서 알려진 방법대로 해서 잡아낼 수 있었다. 하지만 2,3번째 방법은 모든 몰래카메라를 잡아낼 수 있는 방법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업체 관계자들이 간단하고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언급한 것은 오히려 '간단 테스트'가 아니었다. 바로 '불을 끈다'였다.

giphy

이들은 만약 사생활이 몰카에 찍히는 일을 막고 싶다면 방 안을 어둡게 하는 것이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이 대표는 "만약 적외선이 없는 몰래카메라라면 불이 꺼진 상태에선 (사람 모습을) 찍을 수 없다"며 "반대로 적외선 몰래카메라라면 어둠 속에서 빨간 불빛이 나오기 때문에 (몰카를)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사람들의 우려대로 제3자가 숙박업소에 몰카를 설치해 놓는 경우가 정말 많은 걸까?

숙박업소 및 몰래카메라 탐지기 업체 관계자들은 "숙박업소 주인이 나서서 설치하는 경우는 정말 드물다.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들은 소라넷에 올라오는 숙박업소 몰래카메라 영상때문에 몰카에 대한 우려가 더욱 확산되고 있는 것 같다고 추측했다. 이어 제3자나 함께 온 일행이 몰카를 놔둘 수 있으며 넥타이, 만년필 형태 등 휴대용 몰카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지난해 10월 숙박 예약 서비스 업체 야놀자가 20~30대 남녀(남자 150명, 여자 150명)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약 94%가 중소형 숙박업소를 이용할 때 몰카 등 사생활 침해를 걱정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들은 몰카가 가장 많이 설치돼 있을 것 같은 곳으로 거울(77.33%), 벽면(65.67%), 화장실(57.33%), PC(51%)를 꼽았다.

야놀자

야놀자는 사용자들의 우려를 반영해 지난해 10월부터 '몰카 안심존 인증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간 야놀자는 등록된 숙박업소를 방문해 객실을 전수조사했다. 야놀자 커뮤니케이션실 장은빛 팀장은 "1900여 곳에서 유선, 무선 몰카탐지기를 이용해 검사를 했다"고 밝혔다. 결과는 어땠을까. 장 팀장은 "아직까지는 몰카가 발견된 적이 없었다"는 답변을 내놨다.

하지만 야놀자는 일정 심사를 거친 후 숙박업소를 등록하고 있기 때문에 이 결과를 '몰래카메라가 설치된 숙박업소는 전국에 거의 없다'고 일반화할 순 없을 것 같다.

한편 경찰청 성폭력대책과에 따르면 숙박업소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촬영했을 경우 카메라등이용촬영죄로 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home 강혜민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