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바보가 된 남자 '우격다짐' 이정수 인터뷰
2016-02-18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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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격다짐' 코너 속 이정수 씨 / KBS2 ‘개그콘서트’ "내가 누구게. 나 이정수야.

"내가 누구게. 나 이정수야. 웃기지, 웃기잖아. 분위기 다운되면 돌아온다"라는 유행어를 탄생시킨 KBS 공채 개그맨 출신 배우 이정수(37) 씨가 결혼 생활에 대한 글을 쓰는 블로거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내가 즐거울 때 상대가 슬프다면 내 즐거움을 포기해야 감정의 저울이 맞지 않겠습니까? 결혼은 감정의 저울을 어떻게든 수평으로 잘 유지하는 게 중요해요"
"결혼 생활이 헬(hell)이 되지 않으려면 미리 공부하셔야 해요"
이정수 씨가 블로그에 전하고 있는 '결혼입문서' 내용 일부다. 그는 "내가 사랑하는 여자를 흔한 '마누라'로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광고 스타일리스트 이은진 씨와 지난 2013년 10월 결혼했다. 두 사람 사이에는 두 돌을 갓 넘긴 딸 리예 양이 있다. 맞벌이 부부다.

결혼 4년차인 이 씨는 지난해 12월부터 2월 현재까지 블로그를 통해 결혼과 육아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결혼입문서(결혼준비하세요?)' 카테고리에만 총 72개 글을 썼다.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 서로 사이가 소원해진 부부에게 자신의 경험담을 풀어내며 조언한다.
반응은 폭발적이다. 두 달여 만에 네이버 블로그 이웃 8000명이 넘어섰고 그가 개인 페이스북에 공유한 포스팅에는 금세 ‘좋아요’ 100개가 달린다.
지난 17일 서울 성북구 서경대학교 내 카페에서 이 씨와 만났다. 말끔한 옷차림에 헤어스타일까지 완벽하게 단장한 그가 인사를 건넸다.

어떻게 지내셨어요? 요즘 유부녀와 예비신부 사이에서 ‘핫’하던데...
“육아를 겸하는 맞벌이 부부라 전쟁같이 살고 있어요. 이 학교에서 연극 ‘서툰사람들’ 연습 중이에요. 딸 어린이집 데려다주고 오전 10시에 연극 연습을 하러 가요. 블로그에는 제가 임상 실험한 현실적인 결혼 얘기를 전한 건데 사람들이 많이 보더라고요. 허리디스크로 잠시 누워있을 때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가만히 있지 못하는 성격이라ㅎㅎ. 친한 지인이 이혼하는 모습을 연달아 보기도 했고…저는 결혼 생활이 참 행복하거든요. 그래서 썼어요”
결혼 결심 계기는?
“개인적으로는 좀 놀아본 여자가 결혼생활은 더 잘하는 것 같아요. 몰 좀 알거든요. 결혼 전 11명의 여성과 정식(?) 연애를 해봤어요. 만나다 보니 다 사람이기 때문에 비슷한 부분이 있어요. 그 여자분들이 크게 차이 나지 않았단 말이에요. 그래서 사람 자체는 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내가 끌리는 사람과 그냥 하면 돼요. 지금의 아내와 연애시절 헤어졌던 때가 있었는데 내가 살면서 죄지은 사람이 누구였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지금의 아내가 떠올랐고 갚으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런데 때마침 아내에게 먼저 연락이 왔어요. 이 사람과 함께해야겠다 싶었어요”
정수 씨 눈에 비친 아내는 어떤 사람인가요?
“거의 뭐 이 사람은 완벽한 사람이에요. 일도 완벽, 요리도 잘하고, 운전도 잘하고, 옷 입는 센스 좋고, 오늘 제가 집에서 나올 때 이렇게 입고 나가라고 세팅까지 해줬어요. 그래서 이렇게 입고 나왔어요. 여자가 하는 얘기는 거의 옳아요. 남자보다 훨씬 현명한 존재니까요.”
남성분들에게 좀 혼나실 것 같은데요?
“괜찮아요 난 아내랑 살 거니까요.”

남자들도 '결혼입문서' 내용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남성들의 '격한 반응'도 가끔 있어요. ‘당신이 세상 물정 몰라서 하는 말이다’, ‘니가 한가해서 하는 소리다’ 등. 그래서 글에 ‘결혼을 준비하는 분들만 읽어보세요’라는 설명을 달아요. 결혼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은 그나마 오픈마인드에요.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죠.
유부녀들은 우리 남편이 이걸 좀 봤음 좋겠다고 토로하고 예비신부는 남자친구에게 ‘이것 좀 보라’며 태그를 하더라고요. 결혼 전 남자들은 그나마 ‘어 알았어’라는 반응이에요. 보는 시늉이라도 하는 것 같아요. 글을 쓸 때 사람들 반응을 참고해요. 고민 상담을 해오는 분들도 있는데 직접 포스팅에 적는 경우도 있고 답글을 달기도 해요.”
남자를 위하는 한 마디도 조언 해주세요. 사랑받는 아내가 되려면 여자들이 어떻게 하면 될까요?
“일단 어디 가서 남편 욕을 하지 말아야죠. 불만이 생기는데 남편 욕을 하기 시작하게 되면 그게 습관이 되고 현실이 돼요. 또 서로 고마워할 줄 알아야겠죠. 남자는 애 같단 말이에요 ‘오구오구’, ‘멋지다’ 칭찬만 잘해줘도... 아 그게 스킬이에요. 여자가 리액션을 잘 해주면 남자들은 좋아하던 그 모습을 또 보고 싶어서 다시 한다니까요.”
개그맨 활동은 고작 2년, 지금까지 쭉 연기자의 길을 걸어왔는데 현재 본인 연기에 몇 점을 줄 수 있나요?
"눈에는 안 보였지만 연극, 영화, 웹드라마 등 꾸준히 연기했어요. 내 연기는 100점 만점에 65점 정도? 연기에 천부적 재능이 있는 것 같진 않아요. 연습한 만큼 연기가 나오는, 좀 노가다 타입이죠. 앞으로 편안한, 선한 사람을 연기하고 싶어요. 만만한 캐릭터였으면 좋겠어요. 사람들이 쉽게 장난도 걸고 하는."
꼭 전하고 싶은 ‘결혼입문서’ 포스팅 5개만 꼽아주세요
결혼입문서 65 (결혼을 준비하는 분들만 읽어보세요)
Posted by 이정수 on 2016년 2월 12일 금요일
결혼입문서 70 (결혼을 준비하는 분들만 읽어보세요)
Posted by 이정수 on 2016년 2월 14일 일요일
결혼을 준비하신 분들만 읽어보세요. (결혼입문서 15)
Posted by 이정수 on 2015년 12월 16일 수요일
결혼을 준비하는 분들만 읽으세요. 1
Posted by 이정수 on 2015년 12월 1일 화요일
이 씨는 현재 코믹 연극 '서툰 사람들' 공연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오는 3월1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아트홀에서 개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