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리스트 '경찰' 45명이 아니라 수백명

2016-03-0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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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업소를 철거하고 있다 / 뉴스1 '강남 성매매 리스트'에 경찰이 상당수 있다는 정황

성매매 업소를 철거하고 있다 / 뉴스1

'강남 성매매 리스트'에 경찰이 상당수 있다는 정황이 드러났지만, 정작 수사는 부실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성매매 고객의 직업 및 연락처 등 인적사항이 담긴 목록 '강남 성매매 리스트'가 지난 1월 13일 공개됐다.

위키트리가 강남 성매매 리스트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실제 경찰일 가능성이 있는 성 매수 남성들이 수백 명에 달했다.

목록에는 '스스로 경찰이라며 수갑과 경찰신분증을 보여 주고 내게 함부로 대함. 경찰인데 진짜 (성 매수를) 하려고 온 사람'이라는 메모가 있었다.

'스스로 경찰이라며 수갑과 경찰신분증을 보여 주고 내게 함부로 대함. 경찰인데 진짜 (성 매수를) 하려고 온 사람'이라는 메모가 적힌 '강남 성매매 리스트' / 라이언앤폭스 김웅 대표

어느 경찰서 또는 지구대에서 근무하는지 전화번호와 접선 장소 등이 적혀 있었다. '경찰인 줄 알았는데 교도관 공무원'이라는 메모도 있다.

성매매 리스트 중 '서대문 경찰서 제이비'라는 메모와 이 남성의 전화번호 등 인적사항이 적혀 있다

'경찰로 의심돼 일부러 피했다'는 문구도 있었다. 성매매 단속을 위해 일부러 접근한 때도 있다는 뜻이다.

성매매 리스트를 공개한 라이언앤폭스 김웅 대표는 "경찰 수사에 진행되는 것이 없다"며 "수사 보고서가 아직도 나오지 않은 게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성 매수 남성 중에 일반인은 그렇다 치더라도 공직자는 더 높은 도덕적 기준을 갖춰야 하지 않겠느냐"며 "경찰 수사 방향이나 기준, 범위 등 여러 면에서 미흡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경찰이 수사하는 데 자료가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공개하겠다고 수차례 얘기했는데 1차 때도 여러 번, 제발 가져가라고 하니까 그제야 가져갔다"며 말했다. 경찰의 수사 태도가 현 상태보다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비판이다.

강남 성매매 리스트는 성매매 여성들이 상대한 성 매수 남성의 인적사항을 직접 기록한 자료다. 김 대표는 "성매매 여성들이 단속, 처벌당할 위험을 피하고자 쓴 리스트여서 내용이 사실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는 4일 "서울지방경찰청 지능수사대가 수사에 착수했지만, 아직 성 매수 남성은 단 한 명도 잡지 못했다"며 "경찰 수사가 엉망이다"라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리스트에 있는 성 매수 남성 22만 명 중에 '경찰이라고 적힌 남성은 45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앞서 경찰이 발표한 45명보다 10배에 이르는 수치다.

CBS 노컷뉴스는 "45명은 엑셀 시트 중 1개 시트만 찾아본 것이고 나머지 4개 시트까지 보면 455명"이라며 "경찰이 아예 성매매업소를 비호했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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