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학생들, 블리자드 미국 직원들 상대로 '오버워치' 완승

2016-06-23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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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을 펼치고 있는 중학생 팀과 블리자드 직원 팀 / 이하 양재 게임이너스 피시방"Awes

대전을 펼치고 있는 중학생 팀과 블리자드 직원 팀 / 이하 양재 게임이너스 피시방

"Awesome(대단해요)!"

한 미국인이 중학생 안형찬(15) 군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했다. 그는 안 군의 현란한 플레이에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게임 '오버워치'에서 패배를 당한 직후다.

"1라운드 때 양 팀 모두 점령률 99%로 똑같은 상황이었는데 갑자기 우리 팀 캐릭터들이 다 죽었어요. 그때 내가 플레이하던 '메르시' 라는 캐릭터로 우리 팀 캐릭터 4명을 살렸어요. 결국 추가시간을 얻어 우리 팀이 이겼어요"

안 군의 말이다. 그는 이긴 직후 "하늘로 날아갈 것 같았다"고 했다.

지난 10일 미국 블리자드(Blizzard Entertainment) 본사 직원 10여 명이 서울 양재동 한 PC방을 찾았다. 이들은 즉석에서 일반인들에게 '오버워치' 게임을 제안했다. 여섯 판을 펼쳤다. 경기 결과는 6 대 0. '한국 일반인'의 완승이었다. '오버워치'는 블리자드가 지난달 24일 내놓은 새 게임이다.

안 군도 블리자드 직원들을 격파한 한국인 팀 중 한 명이었다.

이 '빅 매치'는 트위터에서 화제가 됐다.

블리자드 측은 "서울 PC방을 방문한 이들은 오버워치 게임 개발자들은 아니었고 본사 일반 직원들"이라고 했다.

'오버워치'는 한국에서 한 달도 안돼 국내 PC방 점유율 1위를 달성할 정도로 인기다. 블리자드 직원들은 이달 초 한국을 방문하기로 했다. '성지 순례' 격이다. 게임 열풍 근원지를 돌아보고 한국 PC방 문화를 이해한다는 취지다. 블리자드 본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 있다.

양재동 PC방에서 열린 게임에는 블리자드 직원 12명과 일반인 36명이 참여했다. 한국 일반인들은 6명씩 6개 팀을 이뤘다. 훈련복을 입은 예비군, 대학생, 고등학생, 중학생 등 다양했다. SNS를 보고 달려온 사람들도 있었다. 중학생들로만 이뤄진 팀도 있었다. 팀별로 돌아가며 게임 했고, 여섯 판 내리 국내 유저들이 이겼다.

지난 6월 10일 양재 게임이너스 피시방에서 열린 대전 참가자들

PC방 직원 강영진(31) 씨는 "블리자드 직원들은 맡은 캐릭터에 대한 국내 유저들의 높은 이해도에 놀라워했다"고 전했다.

안형찬 군은 "하교 후 4시쯤 피시방에 갔는데 블리자드 직원분들이 있어서 즉흥적으로 게임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안 군은 오버워치 재미로 '협업 플레이'를 꼽았다. "친구들과 같이 팀을 이뤄서 하는 점이 의미 있다"며 "캐릭터를 바꾸면서 할 수도 있고 배경 그래픽 등 퀄리티도 좋다"고 말했다. 또 라이벌 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와 비교해서도 "전 팀원이 단체로 한 번에 싸운다는 점이 재미있다"고 했다.

안형찬 학생(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속한 중학생 팀과 블리자드 직원
대전 참가자들에게는 기념 티셔츠와 블리자드 지갑이 증정됐다

오버워치는 팀플레이의 묘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고 한다. 게임에 사용되는 21개 캐릭터가 저마다 개성이 달라 고르는 재미도 있다. 오버워치는 지난 21일 기준 게임트릭스가 집계한 피시방 점유율 30% 고지를 넘기며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게임트릭스 바로가기)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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