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EBS연계, 학교 수학수업 '암기식 문제풀이반' 전락

2016-07-01 22:40

add remove print link

뉴스1 (서울=뉴스1) 이진호 기자 = EBS와의 연계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수학에 부

뉴스1

(서울=뉴스1) 이진호 기자 = EBS와의 연계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수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쉬운 수능'을 위해 도입된 연계 방침이 학교 현장의 수학교육을 단순한 암기식 문제풀이에만 집중하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1일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한수학회와 공동으로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수능 수학영역에 대한 발전방향 모색'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심포지엄에서는 2009년 개정 교육과정이 첫 적용되는 2017학년도 수능 수학영역의 올바른 출제 방향을 위한 과제들이 논의됐다.

참석자들은 특히 수능과 EBS의 연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2004년 시작한 수능과 EBS교재 연계는 이후 2010년 '쉬운 수능'을 위해 70%까지 연계율이 높아진 바 있다.

주제 발표를 맡은 전철 양서고등학교 교사는 EBS연계는 사교육 부담을 줄이겠다는 본래 의도와 달리 학습목표에 맞는 교육을 방해한다고 봤다. 전철 교사는 "쉬운 수능 정책은 한 문제만 틀려도 등급이 달라져 실수 여부가 입시를 결정하는 웃지 못할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되짚었다.

그는 이어 "EBS 연계정책은 학교교육을 EBS '문제풀이'로 전락시켰다"면서 "이로 인해 수업은 실수를 줄이기 위한 반복학습과 꼼수연구로 점철됐다"고 꼬집었다.

김영실 광남고등학교 교사도 “학습량 경감을 위해 내용을 대폭 축소하고 EBS 연계율 70%라는 극단의 조치를 취했지만 이는 '문제풀이 위주의 수업', '문제 잘푸는 전략을 세우는 교수법'이 필요하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개념과 원리의 이해는 뒷전…절대평가 전환 필요

조민식 한국교원대 교수는 EBS연계를 제약으로 바라보며 "개념과 원리를 이해해 해결력을 기르는 게 아니라 소수의 제한되는 문제를 암기하는 방식으로 수학공부 형태가 일부 변질되고 있다"면서 "EBS연계 등 수능 수학 문제에 대한 지나친 규제는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EBS연계가 사교육 경감에 그리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송용진 인하대 교수는 “문제가 쉬워졌지만 상위권은 틀리지 않으려 사교육을 받고, 중하위권은 성적을 올리기 쉽다며 사교육을 더 많이 받는다"고 강조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이 밖에도 △수학교육 정상화를 위한 시험 범위 축소 △학부모와 학생 의견을 반영한 대입 개편 등이 현재 수능이 개선해야 할 점으로 꼽혔다.

최수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학사교육포럼 대표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2021학년도 수능 수학 시험 범위는 고1 과목인 공통수학으로 충분하다"면서 "수능 수학도 절대평가화돼야 한다"고 범위 축소와 영어에 이은 수학 영역의 절대평가 전환을 역설했다.

박경미 의원은 "오늘 지적하고 제안한 내용들이 2017학년도 수능시험 출제방향에 잘 녹아들어가길 바란다"면서 "수능은 학교 교육만으로 학생들이 충분히 자신의 수학능력을 드러낼 수 있는 시험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home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