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컴퓨터 유저들이 공감할 10가지
2016-07-08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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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윈도우를 많이 사용지만, 1990년대까지 PC 사용자들은 도스(DOS)를 주로 사용
지금은 윈도우를 많이 사용지만, 1990년대까지 PC 사용자들은 도스(DOS)를 주로 사용했다. 도스는 명령어를 직접 치는 인터페이스를 사용한 운영체제다.
1990년대부터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GUI) 운영체제인 윈도우3.1, 윈도우95가 출시됐지만, 도스는 여전히 1990년대 후반까지 PC 시장을 장악했다.
지금은 수십 기가바이트(GB)가 넘는 클라우딩 스토리지 서비스, USB 메모리를 사용하지만, 1990년대에는 1.44 메가바이트(MB)에 불과한 3.5인치 디스켓을 사용했다. 친구가 3.5인치 디스켓으로 게임을 복사해주면 그렇게 기뻤다.
1990년대 컴퓨터를 사용했던 유저라면, 추억에 빠질만한 내용 10가지를 모아봤다.
1. 전설의 프로그램 'Mdir'
도스 시절에는 일일이 다양한 명령어를 키보드로 쳐서 입력해야 했다. 이런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MDIR은 키보드 방향키, 단축키를 이용해 직관적으로 디렉토리·파일 리스트를 이동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실행파일 이름을 따서 ‘M’이라고 주로 불렸다.
Mdir 개발자는 최정한 씨인데, 그는 PC를 다루기 어려워하는 여자친구를 위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지난 2013년 최 씨 근황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컴맹이던 여친을 위해 최고의 도스쉘 Mdir을 개발한 최정한씨의 근황이 궁금해 찾아보니 2000년 중반까지 대구에서 근무하다가 컴퓨터관련 일을 접은 후 울산에서 돼지갈비집을 하신다고. 결국 이런 분마저도 프로그래머의 최종 테크트리를.
— JHShin (@hiskarma) 2013년 1월 27일
2. 1990년대, 플로피 디스크 드라이브는 보통 2개였다
지금도 하드디스크(혹은 SSD)는 주로 C 드라이브에 배당된다. 왜 A, B 드라이브는 비어 있는 걸까?
하드디스크가 보급되기 전, A 드라이브에는 MS-DOS 디스켓을 넣고, B 드라이브에는 소프트웨어 디스켓을 넣었다. 다시말해, A 드라이브로 운영체제를 실행시키고, B 드라이브로 소프트웨어를 사용했던 것이다.
자연스럽게 하드디스크는 C 드라이브, CD-ROM은 D 드라이브에 배당됐다.
3. 추억의 사운드 카드 '옥소리'
옥소리는 사운드카드였는데.. 실제 옥소리씨가 모델까지 했었음 (.. pic.twitter.com/Ug2IQZ1aJN
지금은 사운드 카드가 주로 메인보드에 내장돼 있지만, 1990년대에는 사운드 카드를 메인보드 확장 슬롯에 꽂아 사용했다. 오히려 그래픽카드가 낯설던 시기였다.
당시 사운드 블라스터(Sound Blaster), 애 드립(Ad Lib) 등 외국산 사운드 카드가 유명했다. 옥소리는 국산 사운드 카드로 저렴한 가격과 비교적 뛰어난 성능으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 배우 옥소리(47) 씨가 광고 모델을 맡기도 했다.
4. 지금은 잘 사용하지 않는 압축 파일 형식 ARJ
ARJ는 로버트 K. 정(Robert K. Jung)이 개발한 압축 프로그램이자 파일 형식이다. ‘Archived by Robert Jung’에서 따온 약자다.
지금은 압축 파일로 ZIP, RAR를 많이 사용하지만, 당시에는 ARJ, LZH를 많이 사용했다. ARJ는 용량이 큰 자료를 여러 플로피 디스크로 나눠서 저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PC통신에서도 ARJ를 주로 사용했다.
친구한테 게임을 받아 ARJ 파일로 분할 압축해 디스켓에 담았는데, 디스켓 하나라도 CRC 에러가 났다면 정말 눈물 났다. 압축을 풀 수 없기 때문이다.
5. 게임을 하기 위해 메모리와 사투를 벌여야 했다
도스는 기본 메모리(BMS)로 640킬로바이트(KB)까지를 사용한다. 그러나 일부 게임들은 640KB보다 더 많은 메모리를 요구했다.
640KB 이상 메모리를 사용하는 것을 중첩 확장 메모리(EMS)라고 불렀다. EMS를 사용하기 위해 CONFIG.SYS, AUTOEXEC.BAT 같은 설정 파일을 건드려야 했다. 그러다가 컴퓨터가 망가지는 경우도 자주 생겼다.
6. 도스용 한글에는 테트리스가 있다
1990년대는 대표적인 국산 워드프로세서 프로그램 ‘한글’이 전성기를 누릴 때였다. 당시 한글과 컴퓨터 이찬진 사장은 엄청난 주목을 받던 벤처 사업가였다.
한글은 1995년 출시된 한글 3.0까지 DOS 용으로 출시됐다. 한글 2.5부터 ‘덧실행’이라고 불리는 추가 프로그램이 있었다. 덧실행 프로그램으로 계산기, 지뢰 찾기, 테트리스 등이 포함됐다. 컴퓨터 학원에서 한글을 실행시켜놓고 테트리스를 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7. 도스 게임을 할 때 암호표가 있어야 했다
1990년대는 저작권에 대한 개념이 지금보다 약했던 시대다. 일부 컴퓨터 매장은 1000원을 받고 인기 게임을 플로피 디스크에 불법 복제하기도 했다.
요즘 게임은 해킹하기 어려운 복제 방지 시스템(DRM)을 포함하고 있다. 1990년대 게임 매뉴얼 속에는 암호표가 포함된 경우가 많았다. PC 게임을 하다가 암호표에 있는 특정 암호를 입력하지 못하면, 더는 게임을 진행할 수 없었다.
하지만, 암호표는 쉽게 무용지물이 됐다. 암호표는 복사기로 쉽게 복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8. 컴퓨터를 끌 때는 'PARK'
1990년대 PC에는 지금 '윈도우 종료'처럼 자동으로 PC를 꺼주는 기능이 없다. PC를 끄기 위해서는 전원 버튼을 따로 눌러야 했다.
PC를 바로 꺼버리면, 엄청난 속도로 회전하던 하드디스크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그러므로 하드디스크 회전을 멈춰주는 PARK 프로그램을 실행시킨 후, PC 전원을 꺼야 했다.
윈도우95를 종료할 때에도 PARK처럼 ‘이제 컴퓨터 전원을 끄셔도 됩니다’라는 메시지가 떴다.
9. PC 통신을 사용하면 전화를 사용할 수 없었다.
1999년대부터 ADSL 같은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가 시작과 함께 인터넷이 보급됐다. 그 전까지는 게시판, 대화방, 자료실이 중심인 PC 통신을 많이 사용했다.
1990년 초중반에도 월드와이드웹(WWW)을 이용하는 인터넷이 있었지만, PC 통신이 훨씬 대중적이었다. 당시 PC 통신 업체에는 하이텔, 천리안, 나우누리, 유니텔 등이 있다.
전화 회선을 이용하기 때문에 PC 통신을 하는 중에는 전화를 사용할 수 없었다. 또 PC 통신으로 소프트웨어를 다운 받거나, 머드 게임을 했다면 엄청난 통신비 때문에 엄마한테 혼나기 일쑤였다.
옛 추억을 느낄 수 있는 PC통신을 흉내낸 사이트다.
10. 옛날 게임 가격은 뜻밖에 비쌌다
1990년대에도 게임 가격은 절대 저렴하지 않았다. 1990년대 대부분 PC게임은 4만 5000원 내외였다. 코에이 ‘삼국지’ 같은 게임은 6만 원이 넘었다. 2016년에 출시된 ‘오버워치’ 일반 판이 4만 5000원인 것을 생각하면, 결코 저렴한 가격이 아니다.
당시 많은 아이들은 PC게임을 불법복제해 플레이했다. 또 1990년대 후반부터 대부분 게임잡지에서 정품게임을 부록으로 증정했기 때문에 PC게임은 점차 사라졌다.
인터넷 박물관 아카이브가 게임 등 DOS 소프트웨어를 모아놓은 페이지다. 일부 소프트웨어는 웹브라우저에서 실행시킬 수 있다.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