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고속도로 사고 사망자 유족 지인이 남긴 말

2016-07-2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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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회사 쉬는 시간 때 핸드폰에 저장된 따님 사진 보여주시며 태어나서 한 일 중 제일

뉴스1

"회사 쉬는 시간 때 핸드폰에 저장된 따님 사진 보여주시며 태어나서 한 일 중 제일 잘한 일이라고 자랑스러워하셨던 형님"

"사고 나기 수십 분 전 안개가 많아 위험해 보인다고 하며 '집에서 봬요'라고 한 게 마지막이었답니다"

영동고속도로 추돌사고로 딸을 잃은 한 유가족 지인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다. (해당 게시글 바로 가기)

지난 19일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영동고속도로 사고 유가족 중 한 명이 자신과 친한 회사 상사(형님)라고 주장하는 한 이용자 글이 올라왔다.

해당 이용자는 "지난 월요일에 회사에서 친하게 지내는 상사로부터 연락이 왔다"며 "(상사가) 이번 영동고속도로 사고 사망자 중 한 명이 사무실에서 가깝게 지내던 형님 딸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살면서 많은 사고 소식을 접했지만 이렇게 가까운 지인의 사고 사망 소식은 처음이라 순간 멍해졌다. 가슴이 먹먹해지면서 아무 말도 못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오늘 빈소에 방문했는데 장례식장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발걸음을 옮길 수가 없었다. 장례 현황 모니터에 나란히 나와 있는 4 명의 얼굴들. 내 자식이 아니더라도, 누가 보더라도 예쁜 네 명의 친구들이 나란히 마련된 빈소 주인이 되어 있었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또, "'22년을 호주머니에 넣고 키웠는데' 하시며 눈물 흘리시던 형님"이라며 사망자 아버지가 매우 힘들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용자는 회사 상사인 사망자 아버지가 평소 딸 이야기를 해왔다고도 밝혔다. 그는 "술자리에서, 회사 쉬는 시간 때 핸드폰에 저장된 딸 사진을 보여주며 (딸을 낳은 것이) 태어나서 한 일 중 제일 잘한 일이라고 자랑스러워했다"고 했다. 또, "그런 딸을 예고 없이 떠나보내야 하는 부모님 마음은 뭐라 말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망자가 사고 나기 전 아버지와 마지막 통화를 한 일화도 언급했다. 이용자는 "사고 나기 수십 분 전 '대관령 양 떼 목장을 들렀다 출발할 거다. 안개가 많아 위험해 보인다. 집에서 봬요'라고 통화한 게 마지막이었다고 한다"며 "(가족들이) 뉴스 속보로 사고 소식을 접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통화 버튼을 눌렀는데 아무리 전화를 걸어도 딸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한다"고 전했다.

해당 이용자는 "이번 사고를 놓고 많은 말들이 오고 간다. 원인 조사와 후속 조치도 당연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들보다 남은 유가족들의 허망한 마음을 진심으로 위로해 드려야 할 때"라고 당부했다.

앞서 지난 17일 영동고속도로 봉평터널 입구에서 관광버스와 승용차가 추돌하면서 20대 여성 4명이 숨졌다.

영동고속도로 차량 6대 추돌로 4명 사망
한 유가족은 지난 19일 장례식장에서 "경찰서에서 본 사고 영상이 머릿속에 계속 떠올라서 너무 힘듭니다. 무방비여서 외마디 비명도 못 질렀을 텐데 내 딸 얼마나 아팠을까…"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영동고속도로 사고로 딸 잃은 가족이 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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