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두 시간만 자고 일하다 자살한 광고회사 직원이 생전에 남긴 트윗

2016-10-17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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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 Flickr 일본 최대 광고 회사에 입사한 20대

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 Flickr

일본 최대 광고 회사에 입사한 20대 여성이 장시간 근무에 시달리다 자살한 사건이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자살한 신입사원이 생전에 남긴 트윗이 일본 네티즌들 사이에서 확산되며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일본 최대 광고 회사 덴쓰(電通) 신입 여직원 다카하시 마쓰리(高橋まつり· 사망 당시 24세)는 월 105 시간에 달하는 초과근무에 시달리다 2015년 크리스마스 날 사택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7일 페이스북 페이지 '내가 광고 회사 힘들다 그랬잖아'에는 다카하시 마쓰리가 생전에 남긴 트윗 번역본이 올라왔다.

다카하시 마쓰리는 2015년 10월 이후 업무가 크게 늘며 11월부터 우울증을 앓았고, 트위터에 고통을 호소하는 글을 남겨왔다.

- 남자 상사에게서 '여자력'이 없네 뭐네 소리 듣는 거, 웃기려고 하는 장난이라 해도 한계가 있다. 아저씨가 머리 벗겨져도 '남자력이 없네' 소린 안 듣잖아. 우울해.

(*여자력이란 일본에서 여성들의 메이크업 실력, 요리 실력, 패션 감각 등을 의미한다)

- 하루에 20 시간이나 회사에 있으니 더 이상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

-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렇게 스트레스 가득한 일상을 버텨내면, 결국엔 무엇이 남는 것일까

- 22시 전에 돌아갈 수 있다니 ... 기적이다

- 모처럼 4개월 만에 남친과 만날 수 있는데, 그걸 위해 일을 정말 정말 빨리 끝내야 한다는 것과 푸념을 해선 안 된다는 압박으로 그렇게 피곤할 수가 없다. 사회인이 된다는 건 한시도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는 거구나.

- 하루에 2시간밖에 잘 수 없다. 이게 계속된다면 죽고 싶다. 죽는 쪽이 더 행복할 거 같다.

- 이미 4시다. 몸이 떨린다. 죽어야겠다. 더는 무리인 것 같다.

- 휴일을 반납하고 만든 자료가 형편없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미 몸도 마음도 갈기갈기 찢어졌다.

- 자고 싶다는 것 이외의 감정을 잃었다.

- 토, 일요일에도 출근해야 한다는 게 또 결정됐다. 진심으로 죽어버리고 싶다.

- 매일 다음 날이 오는 게 무서워서 잠을 잘 수가 없다.

일본 트위터 이용자들은 다카하시가 남긴 트윗 내용을 반드시 읽어야 한다며 해당 트윗을 리트윗하고 있다.

현재 다카하시 트위터 계정은 비공개로 전환된 상태이며, 일부 트위터 이용자는 '역시 덴쓰'라며 사측이 손을 쓴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다카하시 마츠리 트위터 캡처

앞서 지난 7일 회사 노동실태를 감독하는 노동기준감독서는 다카하시 자살이 업무상 재해라는 결정을 내렸다.

도쿄 노동국은 지난 14일 덴쓰가 직원들에게 불법 장시간 노동을 시키고 있지 않은지, 노무 관리에 문제가 없는지 조사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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