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신대철이 '박사모'에 화난 이유

2016-12-17 18:00

add remove print link

연합뉴스 그룹 '시나위' 기타리스트 신대철(49) 씨가 페이스북에 박사모 집회를 규탄했다.

연합뉴스

그룹 '시나위' 기타리스트 신대철(49) 씨가 페이스북에 박사모 집회를 규탄했다.

17일 신대철 씨는 SNS에 "안국역 앞에서 시위하는 친박 단체들이 우리 아버지가 작곡한 '아름다운 강산'을 불렀다"라며 아버지가 노래를 만들게 된 사연을 공개했다.

신대철 씨 아버지는 한국 록 음악 대부로 불리는 가수 겸 작곡가 신중현(78) 씨다. 신대철 씨는 "70년대에 아버지는 청와대에서 각하(박정희)를 위한 노래를 만들라"는 전화를 받았다며 "아버지가 그런 노래를 만들 수 없다고 하자, 만들지 않으면 다친다는 협박을 들었다"라고 밝혔다.

신대철 씨는 "그 후 아버지 작업은 줄줄이 금지곡이 됐다"며 "국민가요였던 '미인'이나 김추자가 부른 '거짓말' 등 많은 곡이 돌연 금지곡 처분을 받았다"고 말했다.

1974년 신중현 씨는 소속 밴드였던 '신중현과 엽전들' 2집에 '아름다운 강산'을 수록했다. 신대철 씨에 따르면 '아름다운 강산' 오리지널 버전은 가수 이선희(52) 씨 리메이크 버전(1988년)과 매우 다르다. 신대철 씨는 "이 곡은 권력자를 찬양하는 노래는 만들 수 없지만 아름다운 대한민국을 찬양하는 노래는 만들 수 있다는 아버지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신중현 씨는 '아름다운 강산' 가사에서 "오늘도 너를 만나러 가야지 말해야지 / 먼 훗날에 너와 나 살고 지고 / 영원한 이곳에 우리의 새 꿈을 / 만들어 보고파" 부분을 언급하며 "다른 의견을 철저히 배격되던 시대에, 아고라 민주주의 실현을 꿈꾼 것인가"라고 말했다.

신 씨는 "그러므로 박사모나 어버이연합 따위가 이 노래를 불러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신 씨는 글 끝에 "촛불집회 집행부가 나를 섭외하면 내가 제대로 된 버전으로 연주하겠다"고 말했다.

신중현 씨가 작곡한 '아름다운 강산'이다.

유튜브, hsfine0768

이선희 씨가 리메크한 '아름다운 강산'이다.

유튜브, wallace6813
home 권지혜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