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박이말 맛보기 - 나지리
2011-02-17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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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부터 내린 비가 눈이 되지 않을까 걱정을 했지만 밤새 비가 내린 모양이었습니다
어제 저녁부터 내린 비가 눈이 되지 않을까 걱정을 했지만 밤새 비가 내린 모양이었습니다. 길 위에서 녹을 줄 모르던 눈들이 빗물과 함께 녹아 흐르고 있었습니다. 서둘러 작은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고 짜두었던 일을 하나하나 했습니다. 먼저 동무가 해달라고 한 물음종이를 들고 일터로 가서 나눠 주었습니다. 싫은 낯 보이지 않고 해주는 사람들이 고마웠지요. 그런데 딱 한 사람 때문에 기분이 나빠졌습니다.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모르지만 늘 자신감이 넘치지만 누리를 보는 눈이 삐딱하면서 말도 예쁘지 않게 잘하는 아우가 하나 있습니다. 사람을 보는 것도 나지리 보는 듯하고 말도 그렇게 할 때가 있지요. 저한테 하는 말은 아니었는데 바르지 못한 눈으로 누리를 보고 나름대로 잘못 꼲고 한 말이라 여겼지만 그 말이 제 귀에 많이 거슬렸습니다. 그렇게 툭 던지고는 제 볼일 보러 가더군요.
그렇게 나빠진 기분을 바꾸려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비는 좀 더 굵어져 있었습니다. 내야 할 것도 있고 모임도 있어서 빗길을 달려 진주로 갔습니다. 아침에 알아보기로 마음먹었던 초콩 갈무리를 하러 갔지만 잘 말려서 가는 것 말고는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것을 알고 도로 가져왔습니다. 시골로 가져가야 되는데 언제가 될지 알 수가 없네요.
‘나지리’는 ‘힘, 바탕, 됨됨이 따위가 제보다 못하게’라는 뜻을 가진 ‘어찌씨’입니다. “나지리 보다.”, “나지리 여기다.”처럼 쓰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보면 ‘아녀자’를 두고 ‘여자를
낮잡아이르는 말’이라고 풀이하고 있는데, 앞서 나온 경향신문(1983.3.26)에는‘나지리’이르는 말이라고 풀이하고 있었습니다. 점점 우리 스스로 우리말을 다른 나라말보다 나지리 여기다 보니 이런 말들이 잊혀지고 쓰이지 않게 된 것은 아닐까요?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이런 우리들의 모습을 보고 안타깝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도록 해야 할 텐데 어쩌면 좋을까요?
4344. 2. 17 ㅂㄷㅁㅈ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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