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하게 변기 안에 휴지를 버리자

2017-04-09 17:30

add remove print link

shutterstock 아직도 대부분 공중 화장실에선 휴지를 변기 안이 아

shutterstock

아직도 대부분 공중 화장실에선 휴지를 변기 안이 아닌 휴지통에 넣도록 권장하고 있다. "휴지는 휴지통에 넣어주세요. 변기 막혀요!" 같은 문구가 화장실 문에 붙어 있는 걸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실제로는 변기통 안에 휴지를 넣는 게 맞으며, 휴지 때문에 변기 막히는 건 '오해'라고 지적한다.

17년차 화장실 배관공은 “물론 지은지 오래된 집에서 보수를 한 번도 하지 않은 배관은 휴지를 넣은다면 막히기 쉽지만, 요즘 집의 배관은 큰 이물질을 넣거나 휴지를 지나칠 정도로 많이 넣지 않는 이상 막히지 않으며 특히 공공건물은 정화조가 커서 더욱 막힐 위험이 없다"고 인터넷매체 소비자경제에 말했다.

"휴지가 막힘의 원인이라고요?"... 당당히 변기속에 넣어야 하는 이유 - 소비자경제신문
변기를 막히게 하는 건 휴지가 아니라, 주로 담배꽁초나 음식물쓰레기 같은 이물질이다. 게다가 화장실용 휴지는 수용성으로서 물에 잘 녹는다. 첨가물을 전혀 넣지 않았기 때문에 물에 들어가면 바로 녹게 돼 휴지 때문에 변기가 막힐 확률은 극히 적다.

국가기술표준원은 화장실용 두루마리 화장지 출시 전에 물 풀림성에 대한 기준 시험을 통과해야만 허가를 내준다. 화장지 1칸 당 600회 저은 뒤 완전히 풀릴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100초 미만이어야 통과할 수 있다.

정부에서도 화장실 내 휴지통을 없애고 변기 안에 휴지를 버리게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세종시 교육청은 지역 내 유초중고교에 1억 5650만원을 들여 교내 화장실의 화장지를 잘 풀리는 화장지로 전면 교체하고 휴지통을 모두 없앴다. 한국도로공사는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문화 혁신 방안을 마련해 전국 180여개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 속 휴지통을 없앤다고 했다.

휴지를 휴지통에 버리는 나라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 남미 일부 국가 밖에 없다.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들은 사용한 휴지를 변기에 넣어 물을 내리도록 하고 있다.

유한킴벌리 측은 "한꺼번에 너무 많은 양의 두루마리 휴지를 넣거나, 미용티슈처럼 화장실용 화장지가 아닌 휴지를 넣으면 변기가 막힌다"라며 "변기엔 화장실용 화장지만 적당량 써서 흘려보내야한다"고 조선일보에 말했다.

조선일보는 "한국에서 ‘화장지=휴지통’이 한국 사회의 절대명령으로 자리매김한 것은 ▲미용 사각티슈·물티슈 ▲일부 부실한 정화조 설비 ▲신용카드, 생리대, 껌, 볼펜, 물티슈, 지갑 등이 일으킨 ‘동맥경화’ 같은 변수들 때문이지, 두루마리 화장지 그 자체의 문제는 아니었다"고 보도했다.

home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