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엑소시스트'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 13가지

2017-04-13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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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크 데닝스'로 출연한 잭 맥고런은 영화 촬영 몇 달 뒤 사망했다

영화 '엑소시스트(1973)'가 2017년 개봉 44년째를 맞는다.

미국 작가 윌리엄 피터 블래티(Blatty·1928~2017) 소설이 원작인 영화는 악령 들린 소녀를 퇴마하는 신부들 이야기를 다뤘다. 제이슨 밀러(Miller)가 주인공 '카라스' 신부 역할을, 막스 폰 시도우(Sydow)가 '메린' 신부 역할을 맡았다. 당시 아역이었던 린다 블레어(Blair)가 '리건'을 맡아 실감 나는 빙의 연기를 펼쳤다.

1200만 달러(약 137억 원)로 제작된 엑소시스트는 재개봉, 감독판 출시 등을 통해 총 2억 3200만 달러(약 2650억 원)를 벌어들였다. 역대 공포영화 흥행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1위는 1999년 개봉한 '식스 센스(약 2억 9000만 달러)'다.

'엑소시스트'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 13가지를 정리해 봤다.

1. '다이어' 신부 역을 맡은 배우는 진짜 신부다

카라스 신부의 동료 신부 '다이어(Dyer)'로 출연한 윌리엄 오말리(O'Malley)는 사제 서품을 받은 진짜 신부다. 영화에선 배우와 기술 자문을 겸임했다. 오말리 신부는 2012년까지 미국 뉴욕 브롱크스에 있는 가톨릭계 사립 고교 '포드햄(Fordham)'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현재는 은퇴했다.

윌리엄 오말리 / 이하 영화 '엑소시스트(1973)'

2. 아카데미에 처음 노미네이트된 공포영화다

'엑소시스트'는 1974년 제46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미술상, 여우주연상, 촬영상 등 10개 부문 후보에 올라 음향상과 각색상을 수상했다. 후보 등록도, 수상도 공포 영화로서 첫 기록이었다.

3. 리건은 원래 카라스 신부 얼굴이 아닌 가슴에 구토하기로 돼 있었다

악마 '파주주'에 빙의된 리건이 퇴마 의식 중 카라스 신부 얼굴에 토사물을 뱉는 장면은 우연한 계기로 탄생했다.

원래 리건은 카라스 얼굴이 아닌 가슴에 구토하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스프레이가 잘못 작동해 토사물이 그대로 카라스 얼굴에 튀었다. 이때 영화 속 카라스 신부는 매우 화가 난 표정을 짓는데, 이는 연기가 아닌 실제다. 참고로 해당 장면은 한 테이크만에 촬영됐다. NG가 없었다는 이야기다.

4. 막스 폰 시도우는 린다 블레어 연기에 당황해 대사를 잊기도 했다

파주주에 빙의된 리건이 메린 신부에게 막말을 쏟아내는 장면이었다. 리건이 메린을 향해 욕을 쏟아내자 메린 역을 맡은 막스 폰 시도우는 순간 대사를 잊어버렸다. 이날은 빙의된 리건을 처음 촬영하는 날이었다. 리건의 실감 나는 연기에 상대 배우인 시도우마저 당황한 것이다.

5. 악마 '파주주' 목소리를 연기한 배우는 걸걸한 느낌을 주기 위해 실제로 술담배를 했다

배우 메르세데스 맥캠브리지(McCambridge)는 파주주의 걸걸한 목소리를 위해 한동안 끊었던 술을 다시 마셨다. 줄담배도 피웠다. 퇴마로 괴로워하는 파주주 목소리를 묘사할 땐 실제로 손발을 의자에 묶고 연기했다. 맥캠브리지는 당시를 "아주 무서운 경험이었다"고 회고했다.

6. 카라스 신부 역엔 명배우 '잭 니콜슨'이 거론되기도 했다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 잭 니콜슨(Nicholson)이 카라스 신부 역으로 거론됐다. 하지만 감독 윌리엄 프리드킨(Fridkin) 반대로 무산됐다고 한다. 신부 역을 맡기엔 잭 니콜슨이 너무 "불경스러워 보인다"는 이유였다.

Wikipedia

7. 노신부 '메린'으로 출연한 배우 막스 폰 시도우의 당시 실제 나이는 44살이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노신부 '메린' 역의 막스 폰 시도우는 촬영 당시 44살에 불과했다.

하지만 누구도 진짜 나이를 눈치채지 못 했다. 뛰어난 특수분장 덕분이었다. 특수 분장사 딕 스미스(Smith)는 시도우의 얼굴과 목에 라텍스로 만든 특수 피부를 덧대 실제 노인과 비슷한 주름을 연출했다. 다만 분장 시간이 좀 길었는데, 보통 3시간 정도 걸렸다고 한다.

8. 제작진은 실감 나는 구토 연기를 위해 린다 블레어에게 완두콩 스프를 먹였다. 린다가 채소를 매우 싫어했기 때문이다

'앤더슨'이라는 업체가 만든 완두콩 스프였다. 제작진은 린다에게 완두콩 스프를 먹이면서 구토 장면을 찍었다. 실제로 채소를 매우 싫어한 린다는 먹자마자 토하기 바빴다.

영화 '엑소시스트(1973)'

9. 로마 교황청은 영화 '엑소시스트'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영화에는 신성모독으로 해석될 수 있는 장면이 상당수 나온다. 리건이 십자가로 자위를 하거나, "예수랑 XX나 해"라며 욕지거리를 내뱉는 장면 등이다. 그런데 로마 교황청은 정작 '엑소시스트'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선이 악을 이기는 이야기"라는 게 이유였다.

반면 개신교에선 엑소시스트를 "악령 들린 영화"라고 맹비난했다. 특히 리건 역을 맡은 린다는 영화 상영 뒤 6개월 동안 특별 경호를 받았다. 협박 전화, 편지 등이 빗발쳤기 때문이다.

10. 리건의 머리가 360도 회전하는 장면은 사실 원작을 잘못 해석한 장면이다

악마에 씌인 리건이 머리를 360도로 돌리는 장면은 사실 감독이 원작을 잘못 해석한 것이다. 원작을 쓴 소설가 윌리엄 피터 블래티는 "리건의 머리가 거의 한 바퀴를 돌 것처럼 묘사했을 뿐, 문자 그대로 360도 머리가 돌아간 건 아니었다"고 말했다.

유튜브, Movieclips

11. 1949년 미국에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이른바 '롤랜드 도(Doe)의 퇴마 사례'를 극화한 것이다. 롤랜드 도는 가명이다.

1935년 미국 메릴랜드 주 한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롤랜드는 독실한 루터교 가정에서 자랐다. 롤랜드는 영능력자였던 친척 영향을 받아 강령술의 일종인 '위자보드'에 큰 관심을 보였다.

친척이 사망하자 롤랜드 집에선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가구가 저절로 움직이고, 아무도 없는 곳에서 기괴한 소리가 들렸다. 이런 현상은 롤랜드 주변에서 도드라졌다. 롤랜드가 악마에 씌었다고 생각한 부모는 신부를 찾아 퇴마 의식을 요청했다.

1949년, 한 대학병원에서 롤랜드의 퇴마 의식이 열렸다. 레이먼드 비숍(Bishop)이라는 신부가 당시 상황을 꼼꼼히 기록했다. 기록에 따르면, 실제 의식에서도 영화에서처럼 기이한 현상이 잇따랐다. 제멋대로 부숴진 침대 스프링이 퇴마 중인 신부의 팔을 할퀴거나 '지옥', '악마' 같은 글씨가 소년 몸에 흉터처럼 나타났다.

소년은 다행히 몇 차례 의식 끝에 정상을 되찾았다고 한다. 윌리엄 피터 블래티는 이 사건을 바탕으로 1971년 '엑소시스트'라는 소설을 출간했다. 그리고 이 소설을 영화화한 게 1973년 동명의 작품이다.

12. 영화에 가장 먼저 등장하는 대사는 "알라후 아크바르"다

영화 초반, 메린 신부가 고대 유적에서 파주주 석상을 발견할 때 들린다. "알라후 아크바르(الله أكبر)"는 아랍어로 "알라 신은 위대하다"라는 뜻이다.

영화 '엑소시스트(1973)'

13. '버크 데닝스'로 출연한 잭 맥고런은 영화 촬영 몇 달 뒤 사망했다

아일랜드 출신 배우 잭 맥고런(MacGowran·1918~1973)은 '엑소시스트'를 촬영하고 몇 달 뒤 독감에 걸려 사망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일각에선 "엑소시스트를 찍은 배우, 스태프 일부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사망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는데, 대부분 루머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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