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청와대 앞 분위기, 확연히 달라졌다 (도보 탐방 영상)

2017-06-1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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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청와대 앞 분위기는 이렇게 달라졌다 / 유튜브, WIKITREE - 위키트리(

문재인 정부 청와대 앞 분위기는 이렇게 달라졌다 / 유튜브, WIKITREE - 위키트리(영상 중 내곡동 로터리로 말한 부분은 ‘내자동 로터리’로 정정합니다)

문재인 정부가 '낮은 경호'를 주창하고 나섰다. 경호 위해요소가 있으면 제지하지만 사안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게 낮은 경호 기조다. 실제로 최근 문재인 대통령은 시민과 스스럼없이 셀카를 찍는 등 이전 정부와 다른 행보를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 앞에서도 달라진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청와대 앞 분수대까지 페이스북 라이브를 하며 걸어봤다. 대통령 경호의 상징적인 장소 청와대 앞 분위기를 '두 눈으로' 확인해보고 싶어서다.

출발지는 광화문광장이었다. 지난해 대통령 탄핵 촉구 촛불집회가 열린 역사적인 장소다 / 이하 전성규 기자

위키트리는 약 6개월 전인 지난해 11월 동일한 시도를 했다. 촛불 집회가 한창인 그때는 광화문광장에서 청와대로 가는 길에 경찰 버스(차벽)와 경찰 병력이 빼곡히 배치돼 있었다.

당시 양원모 기자가 페이스북 라이브를 하며 청와대를 향해 걷는 동안 주변 분위기는 삼엄했다. 청와대 부근 청운효자동 주민센터에 다다르자 경호 관계자에게 가로막히는 상황이 벌어졌다. 끝내 청와대 앞 촬영은 허락되지 않았다. 기자 1명만 경호 관계자를 동행해 청와대 앞 분수대까지 잠시 갔다오는 것만 가능했다.

지난해 광화문광장에서 청와대 앞까지 가는 길은 삼엄했다. 촬영 장비를 들고 청와대 앞까지 가는 것도 허락하지 않았다

지난 12일 광화문광장에서 청와대로 가는 길은 평온했다. 삼엄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경찰 버스도 볼 수 없었다. 청와대와 약 250m 떨어진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부근에만 경찰 버스와 경찰 병력이 배치돼 있었다. 새 정부가 출범했고 광화문광장에서 촛불 집회가 열리고 있지 않는 점이 그때와 다른 상황이었다.

청운효자동 주민센터에 이르자 경호 관계자가 방문 목적과 신분 등을 물었다. 지난해 박근혜 정부 때와 동일한 대응이었다. "이곳은 특정경비구역입니다. 경찰관의 질서유지, 출입통제 등 안전활동에 협조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문도 그대로 있었다. 경호 관계자가 촬영과 통행을 불허할 경우 이를 따르기로 했다. 속으로 '새 정부가 출범했지만 청와대 바로 앞까지 가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청와대 부근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 풍경

경호 관계자가 누군가와 무선을 주고받더니 청와대 앞 촬영과 통행을 허락했다. 청와대 앞 분수대까지 가는 과정에서도 경호 관계자가 동행하지 않았다. 별다른 제지를 받지 않고 페이스북 라이브를 하며 청와대 앞 분수대에 도착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임했던 약 6개월 전에는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청와대 앞 분수대 주변에는 소풍 나온 아이들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다. 시민 3~4명이 각자 요구사항을 적은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도 하고 있었다. 첨예한 쟁점으로 떠오른 사드(THAAD) 배치 철회를 촉구하는 시위자도 있었다. 경호 관계자 가운데 누구도 이들을 제지하지 않았다.

별다른 제지 없이 청와대 앞 분수대까지 갈 수 있었다. 페이스북 라이브 촬영도 허락했다

청와대 앞에서 한 시민이 사드 배치 반대 1인 시위를 하고 있었다

최근 경찰과 대통령경호실은 대통령 경호를 이유로 막아왔던 청와대 앞 분수대 주변 기자회견과 1인 시위를 허용하고 있다. 민갑룡 서울지방경찰청 차장은 12일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 경호에 관한 기조와 원칙이 새 정부 들어 바뀌고 있어 새로운 경호 기조에 맞춰 경호 현장을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낮은 경호'를 선언한 문재인 대통령 / 뉴스1

* 영상 촬영 = 이예나 PD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