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알바생 20명이 전한 '최악의 진상 고객' 사연

2017-07-06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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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충격적인 것은 뭔지 아세요? 카페 화장실 수건에 똥을 닦고 가요"

SBS '상속자들'
SBS '상속자들'

"난리도 아니었죠. 번화가에 있는 카페였는데, 하루하루가 지옥이었어요. 하루는 커플이 와서 애정행각을 하는데...여기가 카페인지 모텔인지 모르겠더라고요. 낮에는 아저씨 손님이 오는데, 매일 커피는 안 시키시고 수다만 떨어요. 더 충격적인 것은 뭔지 아세요? 카페 화장실 수건으로 똥을 닦고 가요."

카페 알바 경험에 대해 묻자 직장인 권인애(여·26) 씨는 눈을 질끈 감았다. 권 씨는 "생각만 해도 끔찍한 기억"이라고 했다. 진상 손님이 있었냐는 질문에는 상상도 못 할 에피소드가 연이어 쏟아져나왔다.

대학생 김혜연(여·24) 씨도 "수없이 많은 진상 고객을 만나봤다"라고 했다. 김 씨는 "돈 던지는 손님, 반말하는 손님, 외부 쓰레기 버리는 손님 등 다양하다"라며 "사장 없이 아르바이트생만 있으면 5~6명이 와서 음료 2~3잔 시키고 앉아있거나 음료를 리필 해달라는 등 곤란한 부탁을 하기도 한다"라고 했다.

카페 알바는 많은 20대 학생과 취업준비생이 선호하는 아르바이트다. 지난달 아르바이트 포털 사이트 '알바몬'이 아르바이트생 79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카페 & 음식점 서빙' 알바가 20대가 가장 많이 하는 아르바이트(34.7%)로 꼽혔다.

하지만 카페 알바가 '꿀알바'는 아니다. 오히려 힘들고 감정 소모가 심하다는 의견이 많다. 취업준비생 남나영(여·26) 씨는 "딱히 카페 알바가 편하거나 하고 싶어서 지원하는 것은 아니"라며 "가장 빨리 구할 수 있고, 알바생을 많이 뽑기 때문에 지원하게 되는 것 같다"라고 했다.

카페 알바 경험이 있는 20대 남녀 20명에게 '카페 알바생을 가장 힘들게 하는 손님'에 대해 물어봤다. 1위는 정당한 이유 없이 무례하게 항의하는 손님(8명)이 꼽혔다.

ⓒ위키트리 디자이너 김이랑
ⓒ위키트리 디자이너 김이랑

영화관 내에 있는 카페에서 알바를 했었다는 이예나(여·27) 씨는 "한 남자 손님이 영화 시작 3분 전에 와서 따뜻한 라떼를 주문했다"라며 "우유를 데워야 해서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리는데, 본인이 늦게 주문하고는 '너 때문에 영화 늦게 생겼잖아. 빨리 줘!'라면서 반말로 소리를 질렀다"라고 털어놓았다.

1년 이상 카페에서 근무한 장이나 씨(가명·여·27)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장 씨는 "구체적인 이유 없이 무턱대고 화내는 손님이 최악"이라며 "레시피 대로 만들었는데 맛이 너무 싱겁다면서 항의하는 손님이 있다. 차분히 레시피에 대해 설명을 했지만 욕설을 하고 화냈다"라고 했다.

2위는 주문 잘못해놓고 따지는 손님(6명), 3위는 "단골이니 해달라"라며 우기는 손님(3명)이 차지했다. 그 외에도 돈 던지는 손님, 반말하는 손님 등이 언급됐다.

카페 알바생 20명이 '역대 최악의 진상 고객'을 만난 사연을 위키트리에 전했다. 그 중에서도 충격적인 사연 5개를 꼽아봤다.

1. 송태권 (남·25)

병원 내 카페에서 일했을 때 얘기다. 전동휠체어를 평소에 험하게 몰던 사람이 있었는데, 계산 중 갑자기 휠체어가 급발진했다.

결국 휠체어는 카페 홀 3곳과 빵 식히는 기구를 들이받고서야 멈췄다. 빵 80만원 어치가 폐기처분 됐다. 이 손님에게 인테리어 수리비용 400만 원을 청구했다. 그는 "당장 물어줄 수 없다"라며 연락처를 주고 갔지만, 알고 보니 없는 번호였다. 당시 휠체어를 잡으려던 애꿎은 내 손목만 전치 4주가 나왔다.

2. 권인애 (여·26)

내가 일한 곳은 술집이 빽빽한 골목에 있는 한 카페였다. 술 취한 사람들이 화장실 세면대에 소변을 종종 보고 갔다. 아무리 세면대에 물을 뿌리고 뿌려도 냄새가 가시질 않아 힘들었다.

3. 김희경 (여·26)

우리 카페 화장실에는 아기를 동행한 손님을 위한 기저귀 갈이용 간이침대가 있었다. 그래도 굳이 홀에서 애기 기저귀를 간 손님이 있었다. 손님에게 "여기서 이러면 곤란하다"라고 하자 손님은 "그럼 애가 우는데 어떻게 해요? 내가 내 돈 주고 나가요?"라고 했다.

내가 어쩔 줄 말라 가만히 보고 있자 "멀뚱히 보고만 있지 말고 이거나 치우라"라며 기저귀를 건네기도 했다.

4. 이봉헌 (남·25)

하루는 한 손님이 찾아와 음료 20~30잔을 예약하고 왔다. 상당히 많은 시간이 걸리는 큰 주문이라 정신없이 음료를 만들었다. 하지만 그 손님은 돌아오지 않았다. 손님이 음료값도 내지 않고 간 상태라 결국 만든 음료를 거의 다 버려야 했다.

5. 김상원 (여·26)

한 단골 고객이 새로 들어온 나에게 폭언을 한 적이 있다. 가만히 일하고 있는 나에 대해 다른 직원에게 "쟨 생각이 없어. 싸가지 없는 X이 들어왔어. 안 자르고 뭐해? "라며 욕설을 퍼부었다. 그 손님은 나에게 반말로 "야, 너 말고 다른 직원 불러. 걔가 내 차 번호 아니까 주차까지 해놓으라고 말해"라고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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