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입 속이 이렇게 더러워?” 불안감 조성하는 ‘찌꺼기 가글‘에 의사 의견
2017-11-0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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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꺼기 가글'이 유명세를 치르면서 이 가글 원리에 대한 궁금증이 커졌다.

양치 후 가글을 하던 여성이 입속 용액을 흰 접시에 뱉고 경악한다. 접시 위에는 거뭇거뭇 한 찌꺼기들이 가글 용액과 함께 뒤섞여 있다.
최근 SNS에서 확산되고 있는 일명 '찌꺼기 가글' 광고에서 눈길을 끈 장면이다. 광고에서는 검은 찌꺼기를 "입속 충치균과 찌꺼기"라고 표현했다.
'찌꺼기 가글'을 출시한 국내 브랜드 2곳은 가글 후 용액을 뱉으면 입안의 찌꺼기가 용액에 흡착돼 나온다고 광고하고 있다.
실제 이 가글을 사용하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정도의 부유물이 나온다. 찌꺼기를 눈으로 확인한 SNS 이용자들은 "세균 대박", "진짜 더럽다", "내 입속도 저럴까?" 등의 댓글을 달며 경악했다.
'찌꺼기 가글'이 유명세를 치르면서 이 가글 원리에 대한 궁금증이 커졌다. "이 찌꺼기가 진짜 균일까?"
'찌꺼기 가글'을 직접 실험해봤다.
30초 동안 A사 가글 용액을 입에 물고 가글 한 뒤 종이컵에 뱉었다. 광고 영상에서처럼 뱉어낸 가글 용액에는 부유물이 떠다닌다. 양치를 하고 A사 가글을 다시 한 번 사용했다. 양치 전보다는 흩어진 상태였으나 거뭇한 부유물이 또 나왔다.

또 다른 실험을 했다. A사 가글 용액으로 가글 후 10분 뒤 입속 침을 종이컵에 모아, 다시 A사 가글 용액과 섞어봤다. 양치 1회, A사 가글 용액으로 총 2회 가글을 한 후 아무것도 섭취하지 않은 상태에서 모은 침이었다.
예상대로라면 찌꺼기가 없거나 줄어들어야 하지만 뜻밖의 결과가 나왔다. 양치 전 A사 가글을 처음 사용했을 때보다 훨씬 많은 양의 찌꺼기들이 나타났다.

지난 9월 의사가 패널로 나오는 팟캐스트 '나는 의사다'에서도 '찌꺼기 가글' 성분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한 치과 의사는 '찌꺼기 가글'에 단백질 응고제가 들어있는 것 같다고 추정했다.
그는 "단백질 응고제로 인해 침에 들어있던 단백질이 서로 엉겨 붙어 나와 더러워 보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래서 여러 번 반복하면 침이 줄어드니까 찌꺼기도 줄 수 있다. (단백질 응고제가 들어있다면) 사람들 불안감을 조성해 이용하는 사기"라고 말했다.
구강청결제는 입속에 직접적으로 사용하는 의약외품인 만큼 제품 선택 시 소비자의 현명한 판단이 요구된다.
지난 11월 2일 게재된 위 보도와 관련하여 해당 제품군을 판매하는 회사(장인제약) 측은 언론중재위원회를 통해 반론을 제기했다. 장인제약 측은 "주성분이 단백질 응고제를 사용해 입 속 이물질을 배출시키는 것이라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며, 단백질이 아닌 유해세균의 응집 효과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타액 물질과 세균의 응집 유발 효과에 관한 연구와 항균 효과에 관한 연구가 마쳐진 상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