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타임즈업 지지한다” 첫 한국 단독 콘서트 연 두아 리파

2018-05-06 19:10

add remove print link

"단독 콘서트를 열게 돼서 무한한 영광입니다"

두아 리파 싱글 'IDGAF' 재킷
두아 리파 싱글 'IDGAF' 재킷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영국 뮤지션 두아 리파(Dua Lipa·23)는 이제 이름 앞에 '신성'(新星)이라는 수식어를 뗄 때가 됐다. 아델 이후 최초로 UK 싱글차트 1위를 차지한 여성 아티스트라는 기록을 세운 데 이어 올해 브릿어워즈에서는 2관왕에 올랐다.

영국 음악의 새로운 아이콘인 리파를 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파크하얏트호텔에서 만났다. 한국 방문은 지난해 8월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이후 두 번째다.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하는 두아 리파/ 이하 연합뉴스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하는 두아 리파/ 이하 연합뉴스

"한국에 돌아오게 돼서 행운이에요. 작년에는 페스티벌 일부로 온 거지만 이번에는 단독 콘서트를 열게 돼서 무한한 영광입니다. 벌써 또 오고 싶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요."

리파는 한국을 '열정적인 나라'로 기억했다. 아시아에서 열리는 축제에 서기는 인천펜타포트가 처음이었는데, 우리나라 관객 특유의 에너지 넘치는 호응에 깜짝 놀랐다고 한다. 전날 인천국제공항에서 리파를 기다리던 팬이 리파를 본뜬 인형을 선물하자 그는 이 인형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자랑하기도 했다.

두아 리파가 팬으로부터 선물받은 인형
두아 리파가 팬으로부터 선물받은 인형

리파의 음악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주체성'이다. 이는 페미니즘의 재조명이라는 흐름과 맞물려 화제가 됐고, 리파는 세계 여성들의 '워너비'로 떠올랐다. 이날 한국 공연 예매자 2천 명 가운데 80%도 여성으로 집계됐다.

"정말요? 제가 워너비라고요? 팬들과 나이 차이도 별로 나지 않는걸요. (웃음) 전 그들과 함께 자라고 있어요. 하지만 롤모델로 봐 주신다면 그보다 더한 칭찬은 없을 거예요. 정말 감사한 일이죠. 제 어머니께서는 항상 '친구들끼리 잘 돌봐줘야 한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래서 전 여성이 여성을 많이 챙겨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마음이 노래를 만들 때 녹아드나 봐요."

인터뷰하는 두아 리파
인터뷰하는 두아 리파

그는 최신곡 'IDGAF'(영어로 '신경 쓰지 않는다'는 뜻의 준말)는 바람을 핀 전 연인에게 널 조금도 개의치 않는다고 쿨하게 외친다. 이 음반 재킷 사진에서 두아는 당당하게 겨드랑이털을 깎고 있다.

리파는 "이건 내 몸이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라며 "다른 사람들이 '그건 부끄러운 일이야, 안 돼'라고 하더라도 개의치 않는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미투'(Me too) 운동에 대한 소신도 밝혔다. 그는 올해 브릿어워즈 레드카펫에서 흰 장미를 들어 눈길을 끌었다. 성폭력 공동대응 단체 '타임스 업'(Time's Up)에 대한 연대와 지지를 보여주기 위한 선택이었다.

"'타임즈 업'은 엔터테인먼트 업계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세계 모든 여성을 위한 캠페인이에요. 조금이라도 발언권이 센 여성들이 먼저 입을 열면 도미노처럼 번져나가지 않겠어요? 누군가 첫 단추를 끼우지 않으면 다들 침묵하게 될 거예요. 그런 마음으로 흰 장미를 들었어요."

브릿어워즈에서 흰 장미를 든 두아 리파
브릿어워즈에서 흰 장미를 든 두아 리파

리파는 2015년 첫 싱글을 낼 때만 해도 사회적 메시지를 담을 생각을 못 했다고 털어놨다.

"처음 음악을 만들 땐 얼마나 큰 영향력을 끼칠지 몰랐죠. 그래서 제 개인적인 이야기만 할 수 있었어요. 이젠 노래의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에 균형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개인사가 대중에게 노출되는 게 두렵지만, 그럼에도 진실을 노래하겠단 생각에는 변함이 없어요."

인터뷰하는 두아 리파
인터뷰하는 두아 리파

데뷔 앨범 수록곡 '뉴 룰즈'(New Rules)로 UK 차트를 휩쓴 데 대한 부담감이 없냐고 묻자 웃으며 고개를 내저었다.

그는 "부담이라기보단 기쁨이다. 대중이 제게 기대하는 바가 분명히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거기 좌지우지되기보다 내 길을 가고, 하루하루 조금이라도 발전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든 다른 나라에도 재능 있는 신인이 많지만, 영국 출신 뮤지션이 예전보다 빛을 못 보는 것 같다"며 "영국 아티스트가 세계를 주름잡는 모습을 많이 보고 싶다"고 웃어 보였다.

리파는 이날 오전 명동의 미어캣 카페, 동묘앞 풍물시장 등을 둘러본 뒤 공연 준비에 매진했다. 출국은 7일 오전이다.

브릿어워즈2018에서 공연하는 두아 리파
브릿어워즈2018에서 공연하는 두아 리파

home 연합뉴스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