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도 올리고, 충전기도 있고... '와칸다 극장'이라 불리는 숨은 명소 '동광극장'
2018-05-1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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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연인들 데이트 코스로 추천한다”

'와칸다'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영화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에 나오는 가상의 나라다. 아프리카에 위치한 가난한 나라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엄청난 기술과 무기로 무장한 첨단 국가다.
정말 '와칸다'일까. 지난 4일 '동광극장'을 방문했다.






대표적인 게 수족관과 피규어다. 수족관이 15개가 있는데, 종류가 다른 물고기들이 헤엄친다. 수입이 금지되기 전 들여놓은 피라니아(piranha)도 있다. 피규어는 스타워즈, 쥬라기 공원 등 별개 테마를 갖고 있다. 모두 고 대표가 직접 구입한 물품들이다.









서울 노원구에서 관람을 온 이지원(26) 씨는 "어벤져스를 2번이나 봤지만 인터넷을 보고 동광극장에 오고 싶어져 (어벤져스를) 또 보러 왔다"고 말했다. 이 씨는 2층 앞 좌석에서 다리를 올리고 영화를 관람했다.

"관람 소감이 어떤가"라는 질문에 그는 "일반 대기업 영화관들과 똑같다"며 "대기실에 구경할 것도 많고, 근처에 유명 맛 집도 있으니 젊은 연인들 데이트 코스로 추천한다"고 말했다.
동광극장은 1959년에 개관했다. 고재서 대표가 1986년에 극장을 인수해 32년 넘게 운영하고 있다. 고 대표는 “선친이 영화관을 운영하셔서 나도 영향을 받아 동광극장을 인수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동광극장은 과거 여러 언론에 보도되며 세간의 관심을 받은 적이 있다. 하지만 의정부시에 대형 멀티플렉스 영화관들이 들어서면서 동광극장 운영은 점차 어려워졌다.

"하루 관람객이 몇 명정도 되냐"는 질문에 고 대표는 "영화에 따라 다르다. 최근에는 어벤져스가 인기가 많아서 평일 하루 최대 30명까지 온다. 이게 많은 거다"라고 했다.
동광극장 매표소, 매점, 상영실, 청소 등을 모두 고 대표 혼자 책임진다. 그는 "아르바이트 생을 고용할 사정이 못 된다. 바쁜 주말에는 가끔 가족들이 도와준다"고 했다.
네이버에 '단관 극장'을 검색하면 "현존 유일의 단관 극장"으로 '광주극장'을 소개한다. 또 동광극장과 관련된 다른 신문 기사에서는 고재서 대표를 "고재선", "고재석" 등으로 소개한다.
대중의 무관심과 잘못된 정보에도 고재서 대표는 크게 개의치 않는다. 고 대표는 어려운 형편이지만 “사정만 된다면 극장 운영을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