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스프를 면보다 먼저 넣으면 면발이 더 쫄깃할까?” 잘못 알려진 요리 상식 9가지
2019-01-01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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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발이 더 쫄깃해질 정도로 유의미한 차이는 아냐
“소금 분자량과 물농도 등을 이용해 계산해보면 온도가 오른다”

물에 스프를 넣으면 끓는 점이 높아지는 건 사실이지만 변화가 매우 미세하다. 면발이 더 쫄깃해질 정도로 유의미한 차이는 아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소금의 분자량과 물농도 등을 이용해 계산해보면 온도가 오른다"면서도 "온도 변화가 0.17 정도로 크진 않다"고 말했다.

요리사들은 19세기 중반부터 꽤 최근까지 고기의 겉을 센 불에 지지면 육즙을 가둘 수 있다고 믿었다. 미국 미주리 대학에서 실험한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오히려 센 불에 겉을 지진 고기에서 더 많은 육즙이 빠져나왔다.
고기를 구울 때 식욕을 자극하는 '지지직' 소리가 바로 빠져나온 육즙이 증발할 때 나는 소리다.
센 불에 겉을 지진 고기가 더 맛있는 것은 사실이다. 마이야르 반응이라는 화학 반응이 더 강하게 일어나 풍미가 더 좋아지기 때문이다.

여러 번 뒤집는 편이 더 빠르고 균일하게 익는다. 얇은 고기라면 한두 번 뒤집어도 상관없지만, 고기가 두꺼울수록 자주 뒤집으면서 구워주는 게 좋다.
영국 셰프 헤스턴 블루멘탈(Heston Blumenthal)은 스테이크를 구울 때 15~20초에 한 번 뒤집으라고 권한다.

스테이크 구울 때 소금은 굽기 직전에 뿌려야 한다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소금을 미리 뿌려두면 삼투압 때문에 육즙이 빠져 나온다는 게 이유다. 빠져나온 육즙은 시간이 지나면 고기 표면에 남은 소금과 만나 일종의 염지액을 형성하며 서서히 다시 스며든다.
이때 걸리는 시간이 40분이다. 간이 더 고루 밸 뿐만 아니라 소금이 단백질을 분해해 육질이 더 부드러워진다.
여유가 있다면 최소 40분 이상 미리 뿌려두는 편이 낫다.

무쇠팬은 알루미늄으로 만든 코팅팬보다 열전도율이 낮다. 빨리 달궈지고 빨리 식는 알루미늄 코팅팬과 달리 느리게 달궈지고 늦게 식는다.
무쇠팬으로 요리할 때 재료가 더 잘 익는 이유는 열전도율이 아닌, 열보존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두껍고 무거운만큼 더 많은 열을 머금을 수 있다. 재료를 넣어도 온도가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양파의 아린 맛은 찬물보다는 뜨거운 물에서 더 잘 빠진다. 양파를 장시간 찬물에 담궈두면 수용성 성분이 빠져나와 맛과 향이 약해질 가능성이 높다. 뜨거운 물에 짧게 헹구는 게 아린 맛을 빼는 데는 더 효과적이다.
뜨거운 물에 양파를 헹구더라도 식감에는 이상이 없다. 양파의 세포벽을 이루는 펙틴은 섭씨 83도 이상에서 분해되기 때문이다.

물과 기름은 섞이지 않는다. 파스타 삶는 물에 올리브유를 넣어봤자 둥둥 떠다닐 뿐이다. 파스타가 안 달라붙게 하려면 잘 저어주기만 하면 된다.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바닷물의 염도를 얕보고 있다. 파스타 삶는 물이 정말로 바닷물처럼 짜다면 파스타도 그만큼 짜질 것이다.
눈물처럼 짜야한다는 게 더 적절한 표현이다. 일부 셰프들은 간이 잘 된 국물같아야 한다고 설명한다.
미국 요리 잡지 쿡스 일러스트레이티드(Cook's Illustrated)에 따르면 물 3.8리터 당 테이블 소금 1큰술이 적당하다.

크림은 차가울수록 휘핑이 잘되지만 달걀 머랭은 반대다. 달걀 머랭은 실온에서 더 잘 쳐진다.
그렇다고 달걀을 냉장고에서 미리 꺼내둘 필요는 없다. 전동 믹서를 사용하면 별 차이가 없을뿐더러, 열심히 휘젓다 보면 금방 달궈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