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보는 배우” 앤 해서웨이 명연기를 볼 수 있는 영화 12선
2018-06-2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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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새로운 배역에 도전해 연기력과 끼를 분출하는 그의 매력에 빠져보자.
최근 개봉한 영화 '오션스에이트'가 화제를 모으는 가운데 출연진 중 한 명인 앤 해서웨이가 눈에 띈다. 셀러브리티 '다프네' 역으로 원래 제니퍼 로렌스가 물망에 올랐지만 일정 문제로 앤 해서웨이가 최종적으로 캐스팅됐다고 한다.
앤 해서웨이는 질투 많고 자의식 강한 여배우 '다프네' 역을 완벽하게 해내며 관객들 시선을 끈다. 오만방자하고 주변 사람들을 제멋대로 휘두르지만 어딘가 미워할 수 없는 통통 튀는 매력이 있다.
영화에 같이 등장하는 케이트 블란쳇과 산드라 블록도 분명 매력 있고 훌륭한 배우지만 국내에서 앤 해서웨이만큼 인기몰이하는 배우는 정말 드물다. 영화계로 데뷔한지 얼마 안 됐을 때부터 영화 '프린세스 다이어리'로 국내에 얼굴을 알렸고, 이후에도 수많은 명작 연기를 탄생시키며 연기력과 끼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여기 그 동안 앤 해서웨이의 명연기를 감상할 수 있는 영화들을 꼽아봤다. 팬이라면 절대 놓치지 말고 하나하나 다시 돌아보자.
1. 프린세스 다이어리(2001)
평범한 고등학생으로 살아가던 소녀가 마치 해리 포터처럼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이 공주라는 사실을 전해 듣는다. 천방지축 여고생이 어엿한 공주로 거듭나기 위해 겪는 우여곡절을 그렸다. 다만 이 영화에서는 제노비아의 여왕인 할머니(줄리 앤드루스)가 직접 주인공을 공주로 만들어주려 한다는 점이 다르다.
변신 전 꼬불거리는 곱슬머리에 주근깨 얼굴, 안경을 쓰고 킥보드를 타고 다니는 모습도 앤 해서웨이 미모를 가릴 수는 없었다. 하지만 변신 후 긴 생머리에 큰 눈과 미소가 돋보이는 얼굴, 드레스를 차려입은 앤 해서웨이는 확실히 눈을 사로잡는 매력이 있다. 이 영화로 앤 해서웨이는 하이틴 스타로 자리매김한다.
2. 엘라 인챈티드(2004)
앤 해서웨이 노래와 춤 실력을 확인할 수 있는 영화다. 디즈니영화 특유의 동화같은 분위기와 따뜻한 성장 드라마가 있으면서도 소수자에 대한 차별·혐오를 꼬집는 등 현실을 통렬히 풍자하기도 한다.
앤 해서웨이는 이 영화에서 제목 그대로 주인공 '마법에 걸린 엘라'를 맡았다. 엘라는 저주를 받아 누군가 명령을 하면 저항하지 못하고 그대로 따를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엘라는 운명을 바꾸기 위해 여행을 떠나고, 그 과정에서 세상 물정 모르는 왕자를 만난다.
3. 브로크백 마운틴(2005)
비중은 적지만 앤 해서웨이가 배우로서 많이 성장하게 된 영화다. 잭 트위스트(제이크 질렌할)의 아내 루린 트위스트 역을 맡았는데 텍사스 출신에 철없는 부잣집 딸이라 솔직하고 제멋대로인 성격을 인상적으로 그려냈다.
앤 해서웨이 연기가 빛을 보는 장면은 바로 영화에서 잭이 죽었음을 설명해주는 부분에 있다. 에니스 델마(히스 레저)에게 루린은 잭이 화장되어 브로크백 마운틴에 뿌려지고 싶어했지만 어딘지 모른다고 말한다. 에니스가 예전에 같이 그곳에서 일했던 사이라고 하자 루린 눈에는 눈물이 비친다. 하지만 끝까지 감정을 절제하고 대화를 이어 나간다.
4.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006)
악마같은 상사를 연기한 메릴 스트립과 꿈은 크지만 어리버리한 사회 초년생을 연기한 앤 해서웨이 두 사람 호흡이 찰떡같았던 영화다. 두 명배우가 소화한 화려하고 세련된 패션을 보는 재미도 덩달아 있었던 영화이기도 하다.
앤 해서웨이가 연기한 앤드리아는 패션지 편집장 비서 일을 하게 되면서 화려한 패션계에 발을 들인다. 살아남기 위해 다른 사람을 짓밟고 올라서는 상사의 모습을 보고, 자신도 그렇게 변해가고 있다는 걸 깨닫고 회의감을 느낀다.
5. 비커밍 제인(2007)
실존 작가 제인 오스틴의 생애를 영화화한 작품으로 앤 해서웨이가 주인공을 연기했다. 비록 '오만과 편견'을 원작으로 한 영화보다 덜 화제가 됐지만 멜로 영화 여주인공으로서 앤 해서웨이가 여전히 탄탄한 저력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알 수 있다.
'오만과 편견'과는 달리 '비커밍 제인' 속 제인은 사랑보다 현실을 택하고 만다. 가난한 자신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기 보다 발목만 붙잡게 될 것이라고 판단한 제인은 결국 상대방에게 이별을 통보한다. 사랑에 물불 안 가리는 소녀보다 현실을 보고 갈등하다 어려운 선택을 하는 여자가 오히려 앤 해서웨이에게 어울리지 않을까.
6. 레이첼, 결혼하다(2008)
흥행한 영화는 아니지만 문제아 '킴'을 연기한 앤 해서웨이가 빛이 났던 영화다. 약물 중독으로 재활원에서 생활하던 킴은 언니 레이첼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오랜만에 집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즐겁고 행복해야 할 이 날 해묵은 가족들의 상처와 과거가 들춰지면서 서로에게 생채기를 남긴다.
킴은 시종일관 담배를 태우며 짜증을 유발하고 막무가내로 나오지만 그 울분에는 내면에 억눌린 상처가 담겨있다. 앤 해서웨이는 자신이 가족들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라는 걸 알고 있는 킴을 솔직하게 연기하며 관객들을 끌어당긴다.
7. 원 데이(2011)
앤 해서웨이 팬이라면 꼭 볼 만 하다. 그만큼 앤 해서웨이 매력으로 꽉 차 있다. 20대부터 40대까지를 연기하며 달라지는 스타일과 각 나이대에 맞게 풍부한 감정연기도 소화해내는 모습이 관람포인트다. 남주인공을 맡은 짐 스터게스와 열정적인 로맨스를 보는 재미는 덤이다.
앤 해서웨이가 출연을 위해 감독을 직접 만나러 갈 정도로 욕심을 냈던 작품이라고 알려졌다. 앤 해서웨이는 영화사를 통해 감독이 "미국 출신인 나를 캐스팅하는 것을 주저했다"며 오랜 시간을 호소한 뒤 결국 배역을 따냈다고 밝혔다. 그는 "배역을 맡은 뒤 밤을 새며 영국 발음을 연습했고 나중에는 스스로 깜짝 놀랄 정도로 자연스러운 억양을 구사하게 됐다"라고 한다.
8. 레 미제라블(2012)
모든 곡이 후시 녹음이 아닌 라이브로 들어갔다는 사실로 유명한 이 뮤지컬 영화에서 가장 유명한 아리아가 바로 앤 해서웨이가 부른 'I dreamed a dream'이다. 영화 메인 예고편 배경음악으로도 깔린 이 노래에서는 삶이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진 판틴의 절규가 살아 있다.
앤 해서웨이는 이 판틴 역을 위해 11kg을 감량하고 삭발까지 감행했다고 알려졌다. '레 미제라블'로 앤 해서웨이는 2013년 골든글로브 여우조연상과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크리틱스 초이스 최우수 여우조연상 등 다수 시상식에서 수상했다.
9. 다크나이트 라이즈(2012)
앤 해서웨이 액션을 볼 수 있는 영화다. 이전에 스티브 카렐과 액션 코미디 영화 '겟 스마트'를 찍긴 했지만 '다크나이트 라이즈'에서 캣 우먼 역을 맡으며 더 색다른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워낙 인상적이어서 '다크나이트 라이즈' 촬영이 끝난 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캣 우먼' 단독 스핀오프 영화를 고려하기도 했다는 후문도 있다.
영화에서 캣 우먼은 어릴 적부터 먹고 살기 위해 수많은 부자들을 털며 범죄를 저지른 초일류 도둑이다. 브루스 웨인 집까지 침입해 지문과 브루스 웨인 어머니의 진주목걸이까지 훔쳐갈 정도다. 나중에 목걸이를 돌려주지만 대신 자동차를 훔쳐간다.
10. 인터스텔라(2014)
이번엔 우주로 갔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명작 '인터스텔라'에서다. 브랜든 박사 역을 맡은 앤 해서웨이는 마지막까지 우주선에 남아 또 다른 '지구'를 찾기 위한 여행을 하는 우주비행사가 된다.
앤 해서웨이는 한 기자회견에서 '인터스텔라' 속에서 남자주인공과 사랑에 빠지는 장면이 없어서 더 좋았다고 밝혔다. 그는 "브랜든 교수는 남성 의존적이지 않고 독립적인 점이 매력있었다"라고 말했다.
11. 인턴(2015)
30대 워킹맘이자 성공한 쇼핑몰 CEO가 70대 인턴과 함께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앤 해서웨이가 연기한 줄스는 일에 열정적이고, 좋은 상사이면서도 가정에도 충실한 원더우먼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맞닥뜨린 현실과 고군분투하면서 실수도 저지르는 사람이기도 하다.
영화는 70대 인턴이 어떻게 새 직장에서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반대로 30대 워킹맘 CEO가 어떻게 혼자 회사를 이만큼 성장시켜 왔는지를 70대 인턴 눈을 통해 보여준다. 앤 해서웨이와 로버트 드니로 사이에 나이와 직급을 초월한 우정이 따뜻하게 그려진 영화다.
12. 거울나라의 앨리스(2016)
앤 해서웨이는 전편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부터 붉은 여왕(헬레나 본햄 카터)의 동생 하얀 여왕이라는 배역을 맡아 연기했다. 매번 솔직하고 자신감 있는 연기로 관객들의 마음을 흔들어놓았던 앤 해서웨이였지만 팀 버튼 감독 영화 분위기에 맞게 괴기하고 반쯤 미쳐있는 연기도 능숙하게 해냈다.
부모님의 사랑을 받지 못해 열등감과 애정 결핍으로 비뚤어진 언니 붉은 여왕에 비해, 하얀 여왕은 어딘가 자기 세계에만 빠져 있는 '돌+아이' 같은 캐릭터다. 하얀 여왕이 붉은 여왕을 제치고 왕좌에 오르게 된 과정이 밝혀지면서 갈등과 스토리가 전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