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감옥, 페북 조롱”...6분 41초 동안 '사이버 불링' 체험하는 앱

2018-10-2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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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션이 개발한 사이버 불링 간접 체험 가능 '사이버 폭력 체험 앱'
앱 체험을 통해 '학교 폭력의 심각성 인식'

이하 사이버 폭력 백신 앱

학교 폭력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앱이 있다.

광고기획사 이노션이 제작한 사이버 학교 폭력 방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사이버 폭력 백신'이 꾸준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4월 이노션이 개발한 '사이버 폭력 백신'을 다운로드한 이용자들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학교 폭력, 사이버 따돌림 실태를 간접 체험할 수 있다.

'사이버 폭력 체험' 앱은 2017년 경찰청에서 피해 사례를 설명하는 교육자료로 활용되고, 세계 3대 국제 광고제에 꼽히는 클리오 광고제 이노베이션 부분에서 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직접 앱을 체험해 봤다. 먼저 앱을 실행하면 이름을 입력하는 창이 나온다. 이름을 입력하자 민지라는 아이로부터 받을 때까지 전화가 온다. 통화 버튼을 누르자 "전화 빨리 안 받냐"며 욕설이 들렸다.

통화를 끝내자 이번에는 카카오톡이 온다. 갑작스레 단체 채팅방에 초대되며 그 안에서 입에 담기 힘들 정도의 폭언이 시작된다. 맞대응하는 답장을 쓸 수 없고 그저 욕을 들을 수밖에 없다.

시간이 지나자 가해 학생들은 "이제 재미없다 페북 가서 놀자"고 한다. 그 후 페이스북 알람이 계속해서 울리고 들어가 보면 피해자가 괴롭힘당하는 영상과 사진 등이 게시되어있다. 

가해자들은 "우리 학교 찐따 공개"라며 피해자의 신상 정보를 게재했다. 댓글에는 어느 한 명 잘못됐다는 사람 없이 모두가 동조하고 조롱했다.

 
 

페이스북을 종료하자 게시된 신상 정보를 보고 온 것으로 추정되는 문자가 쏟아졌다. 문자 내용은 성희롱, 조롱 등이다. 받은 문자 중에는 '엄마', '내 동생'이라고 저장된 이들로부터 온 걱정스러운 문자도 있다.

마지막에는 "엄마 아빠 미안해요. 어떻게든 혼자 해결해보려 했지만 괴롭힘이 심해져서 감당할 수 없었어요"라며 "저는 먼저 가서 엄마 아빠 기다릴게요"라는 문구가 나온다. 이 문구는 사이버 폭력을 견디다 못해 자살한 13살 학생 유서다.

사이버 폭력 앱을 체험한 시간은 '6분 41초'다. 이 시간은 실제 사이버 폭력을 겪는 피해자 학생들 고통 시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짧은 시간이다. 앱 마지막은 사이버 폭력 근절 서명 안내 창으로 이어지며 종료된다.

 

앱 개발회사 이노션 측은 개발 당시 자료 취합 과정에서 학교폭력 피해자 가족 협의회를 통해 실제 피해 사례 카톡 내용을 공유 받고, 피해 학생 인터뷰도 진행했었다고 밝혔다. 또 현재 구성된 내용은 실제 사례보다 많이 완화된 내용이라고 전했다.

이 앱은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만 이용 가능하다. 앱 서비스 론칭 당시 앱스토어 동시 오픈을 위해 노력했으나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다른 앱을 묘사하고, 음담패설이 있는 등 이유로 승인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애플 앱스토어에서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많은 부분을 수정해야 하고 그렇다면 제대로 된 체험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판단하에 재심사 과정은 거치지 않는 상황이다.

이노션 측은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속에서 겪는 고통이 얼마나 큰지 직접 경험해보지 못한 성인들은 충분히 이해할 수 없다"며 "사이버 불링 문제 심각성에 공감하지 못하는 분들도 많다"고 말했다. 시대 변화에 따라 달라진 학교 폭력의 방식을 앱을 통해 경험해보기를 권한다고 전했다.

이노션은 마지막으로 "앱 체험을 통해 청소년 입장이 되어 학교 폭력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성인으로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다 같이 고민하고 행동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home 박주연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