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 입막음 500만원 돈 봉투 증거 있다” 언론 앞에 선 공익신고자

2018-11-13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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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디스크 양진호 회장 공익신고자 A 씨 기자간담회 가져
공익신고자 보호법에 따라 신변 보호, 책임 감면 등 보호 조치 받고 있는 상황

양진호 회장 공익신고자 A씨가 양진호 회장이 직원들 입막음 용으로 전달한 돈 500만 원이 담긴 봉투를 증거로 보여주고 있다 / 이하 전성규 기자
양진호 회장 공익신고자 A씨가 양진호 회장이 직원들 입막음 용으로 전달한 돈 500만 원이 담긴 봉투를 증거로 보여주고 있다 / 이하 전성규 기자

13일 오후 서울 중구 뉴스타파 사무실에서 '양진호 사건' 공익신고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공익신고자 A씨는 지난 10월 30일부터 뉴스타파와 셜록, 프레시안이 연속보도해 온 한국미래기술 양진호 회장과 관련된 내용을 제보한 당사자다.

보도 이후 제보자와 관련해 각종 억측이 나오고, 제보자 신원이 노출되면서 각종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이날 공개적인 기자간담회 자리를 가졌다.

A씨는 "이번 내부 고발은 단순히 양 회장의 폭행과 또는 엽기 행각을 고발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한 것이 아니"라며 "디지털 성범죄 영상에 대한 문제를 알리고 해결하기 위한 일환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이지기 어플로 직원 사찰했다는 의혹에 대한 증거 보여주는 공익신고자 A 씨
아이지기 어플로 직원 사찰했다는 의혹에 대한 증거 보여주는 공익신고자 A 씨

A씨는 지난 11월 7일 국민권익위원회에 양진호 회장 관련 제보내용을 공익신고한 뒤 '공익신고자 보호법'에 따라 신변 보호, 책임 감면 등 보호조치를 받고 있다.

이하 '양진호 사건' 공익신고자 기자간담회 현장 사진과 A씨 모두 발언 전문이다.

안녕하세요. 저는 OOO입니다. 제가 뉴스타파와 셜록, 프레시안이 보도한 양진호 사건과 관련된 내부고발자이고 현재는 공익신고자입니다.

저는 이 사건을 제보하면서 끝까지 신분이 공개되는 것을 원치 않았습니다. 그러나 양진호 사건 보도 이후에 예상치 못할 정도로 큰 사회적 파장이 일어났고 많은 기자들의 질의가 있었습니다. 제가 제보자임을 밝힐 수 없는 상황에서 사안을 설명하는 데 많은 제약이 있었고, 시간이 흐르면서 제가 입장을 정확하게 밝히고 과정을 설명하는 게 필요하다는 판단을 하게 됐습니다.

디지털 성범죄 영상과 관련해서는 인권단체, 여성단체들의 문제제기와 여러 보도들을 보면서 심각성을 깨닫게 됐고 저희 웹하드 업계 내부에서도 디지털 성범죄 영상만큼은 근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그분들과 뜻을 같이 해서 디지털 성범죄 영상을 없애기 위한 여러 노력들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7월 28일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 이후에 자체 조사를 해 본 결과, 양진호 회장이 비밀리에 업로드 조직을 운영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전까지는 내부 임직원들도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저와 일부 임직원들은 그 사실을 알고 경악을 금치 못했고 분노와 배신감을 느꼈습니다. 지금까지 저희가 내부에서 시도했던 방식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방송 이후, 경기남부경찰청에서 대규모 인력이 투입돼 수사를 진행했지만 회사 내부에서 휴대폰을 수차례 교체하고 하드디스크를 교체하고 삭제하는 등의 증거인멸과 허위진술 강요 등 수사 방해 행위가 자행된 것을 보고 내부 고발 없이는 수사를 통해서도 진실이 밝혀지기 어렵다는 우려를 갖게 됐습니다.

그래서 이제껏 회사에서 벌어졌었고, 현재 벌어지고 있는 수많은 불법 행위들을 세상에 알리고 외부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동안 교류해왔던 기자들과 상의 끝에 양 회장과 위디스크의 불법 행위에 대해 공개하기로 결정하게 된 겁니다.

이번 내부 고발은 단순히 양 회장의 폭행과 또는 엽기 행각을 고발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한 것이 아닙니다. 디지털 성범죄 영상에 대한 문제를 세상에 알리고 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기 위한 일환으로 이뤄진 것입니다. 또 A 교수의 집단 상해 사건이 양진호 회장의 힘으로 인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로 끝날 것이라는 우려가 컸기 때문에 피해자인 A 교수의 명예회복과 피해회복을 위해 진실을 알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이번 내부 고발로 인해서 이후 웹하드 업계뿐 아니라 인터넷 사이트에서 디지털 성범죄 영상이 완전히 근절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더 빠른 시일 내에 디지털 성범죄 영상 유통되지 않도록 했어야 하는데 보다 적극적으로 하지 못해 많은 피해자들에게 고통 드린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사과드립니다.

home 전성규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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