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전 한복은 고궁 무료입장 혜택 폐지” 어떻게 생각하세요?
2018-11-21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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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한복'에 대한 화두 제시한 김영종 종로구청장 인터뷰
“전통한복만 고궁 무료입장 혜택주자”
최근 "퓨전한복의 고궁 무료입장 혜택 폐지"를 주장해 '전통한복'에 대해 화두를 제시한 김영종 종로구청장을 만났다.
인터뷰에는 생활한복 디자이너 브랜드 '리네한' 김효림 대표도 함께해 '한복 정체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오고 갔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의 한복 사랑은 대단하다. 취임 첫해인 2010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한복을 입고 있다.
김영종 구청장은 "구청장이 되자마자 한복을 입고 다녔다. 1년쯤 되자 나만 한복을 입는다는 생각이 들어 직원들에게 '우리부터 입어보자'고 제안했고 다 같이 입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실제 종로구청에서는 한 달에 한 번씩은 한복을 입고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구청에서 제공한 게 아닌 직원들이 직접 구입한 한복이다. 한복에 대한 애정을 스스로 가져보자는 의도에서다.

지난 9월 종로구는 '전통한복'에 대한 화두를 제시했다. 현재 고궁 입장에 적용되는 '한복 착용자 무료입장' 혜택에서 퓨전 한복을 제외하자고 주장한 것이다.
문화재청에서는 "한복의 형태는 변화하는 것"이라며 퓨전 한복에 대해서도 기존의 무료관람 혜택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로구는 계속해서 "전통한복 바로 입기"에 대한 캠페인을 이어갈 계획이다.
김영종 구청장은 "처음에 고궁에서 한복을 입고 입장하시는 분들에게 무료입장을 시키겠다는 건 우리 전통한복을 이야기하는 것이지 다른 한복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김효림 대표는 "조선시대 이전에는 조선시대 옷을 처음 보고 그게 전통이라고 이야기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조선시대 옷만 한복으로 규정짓는 것은 한복에 대한 정의가 좁아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복을 전통한복, 개량한복, 생활한복 이렇게 규정 짓는게 한복의 대중화를 미룬다"고 말했다.
김효림 대표는 "젊은 세대는 전통한복의 가격대나 관리 측면에서도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다"며 "반면 생활한복은 보관이나 세탁도 용이하고 일상생활에서 입는 옷으로 생각한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전통을 정확하게 지키면서 그걸 변형해 패션화하는 건 적극 찬성"이라며 김 대표의 생각에 동의했다.
이어 "최근 한복 축제 패션쇼에서도 기가 막힌 전통한복과 궁중 한복, 궁중 옷을 처음에 보여주고, 그다음에 청바지 위에 저고리를 입는 패션도 나왔다"며 "(패션쇼에서 소개된) 한복이 변형돼도 최소한 치맛자락, 소맷자락, 동정 자락은 변화되지 않았다. 그것까지 변해버리면 전통한복이라 할 수 없다. 그건 한복의 패션화도 아니고 양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통한복이 아닌 걸 입고 다니는 건 괜찮지만 궁궐에 무료입장하는 건 다른 문제"라며 "(전통한복이 아닌 걸) 장려해서는 안 되지 않냐"라는 의견을 밝혔다.
김영종 구청장의 이번 지적은 전통한복 산업을 살리고자 하는 의도도 숨겨져 있다. 종로구는 관내에 한복 산업에 종사하는 여러 상인이 모여있다.
김영종 구청장은 "우리 것을 우리 손으로 우리가 만들어서 입는다면 참 좋겠는데, (한복을) 외국에서 만들어 오고 있다. 한복이 외국산업 살리자는 건 아니지 않냐"고 덧붙였다
이어 "옳고 그름 논란이 아니다. 한복 정의를 내리자는 것도 아니다"라며 "지금 (관광객들이 빌려서) 입고 다니는 건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김영종 구청장은 "한복을 빌려주시는 분께도 여러 번 편지를 보냈다. (전통한복을) 권장도 하고 한복 입는 방법도 알려달라고 부탁했지만 (영업점들이) 편한 대로만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김영종 구청장은 "전통을 장려하는 지방 수장 입장에서는 우리 것을 잘 알릴 필요가 있어 문제를 제기한 것이며 부탁을 드리는 것"이라는 당부의 말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