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로 데뷔했다” 4호선 2PM 혹은 4호선 블락비라 불리는 남자 인터뷰
2019-03-1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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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2PM·블락비 노래 부르며 춤춘 김승국 씨... “가수로 활동 중”
“댄스곡 발표 앞두고 있다”고 전한 김승국 씨
"어겐 앤 어겐 앤 어겐 앤 어겐 앤"
지하철에서 한 남성이 2PM의 'Again'을 부르며 춤추는 영상이 한때 온라인에서 화제였다. 이 영상은 SNS,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불문하고 널리 퍼졌다. 현재도 '4호선 2PM', '4호선 투피엠' 등을 검색하면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영상 속 남성은 혼자 지하철 복도 중앙에 서서 노래 부르며 춤을 춘다. 일행도 없다. 그는 홀로 헤드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몸을 맡긴다.
이 남성 모습은 최근 BGM이 깔린 영상으로 재편집돼 재차 주목받았다. 남성의 정체가 무엇인지, 이날 왜 이런 행동을 했는지에 관해 남성을 인터뷰해봤다.
'4호선 2PM(투피엠)'으로 알려진 김승국(35) 씨는 현재 서울에 거주 중이다.
"Hi! Nice to meet you. How are you today? I'm fine thank you and you?" 이 남성은 초등학생들도 다 아는 영어로 첫인사를 건넸다.
김승국 씨는 건국대학교 건축설계학과를 졸업했다. 졸업 직후 그는 전공을 살려 취업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김승국 씨는 아르바이트생 생활을 택했다. 가수라는 꿈을 키우기 위해서였다.
김승국 씨의 '4호선 2PM'영상이 찍힌 날짜는 2011년 5월 12일이다. 영상을 촬영·유포한 사람은 김승국 씨와 관련 없는 일반 시민이다. 이날 김승국 씨는 아무것도 없이 그냥 혼자 지하철에서 노래 부르며 춤을 췄다.
그렇다고 김승국 씨가 아무 때나 지하철에서 춤을 추는 것은 아니다. 그는 상대적으로 인원이 많은 출·퇴근 시간대를 피해서만 공연한다.
김승국 씨는 "우선 당시 불편함을 겪었던 승객들에게 죄송하다"라고 사과했다. 그는 "순전히 지하철 승객들에게 웃음과 즐거움을 주고 싶어 공연을 한 것이었다"라며 노래하고 춤을 춘 이유를 말했다.
'4호선 블락비' 혹은 '4호선 지코'로 알려진 남성도 김승국 씨다. 그는 "당시 행동은 즉흥적으로 한 것"이라며 "당시에도 혼자 공연을 했고 촬영하신 분도 모르는 분"이라고 밝혔다.
블락비의 'Her'을 부른 김승국 씨 영상도 BGM이 깔린 채 재생산됐고, SNS 및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됐다.
김승국 씨 영상을 접한 인터넷 이용자들은 "웃기다" 혹은 "지하철에서 민폐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공감을 얻은 것은 "춤추면서 저 정도로 노래 부르는 걸 보면 보통 실력이 아니다"라는 의견이었다.
김승국 씨는 "따로 노래나 춤을 연습한 적은 없다"라고 했다. 그는 "앞으로 노래 트레이닝을 받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승국 씨 지하철 공연 경험은 이 영상들 외에 더 존재한다. 그가 지하철에서 처음 공연을 한 것은 2004년이다. 유튜브나 SNS, 온라인 커뮤니티가 크게 발달하지 않은 시절이었다. 김승국 씨는 "2004년 가수 비의 '지운 얼굴'이라는 곡을 지하철에서 공연, 온라인상에 공개했다"고 했다.
김승국 씨는 "지하철에서 저런 행동을 하기까지 많은 용기가 필요했을 것 같다. 술을 마시고 했었나"라는 질문에 "용기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술을 마신 날은 공연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그는 "지하철을 무대, 승객분들을 관객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무대에서 공연을 한 것이다. 블락비 'Her'을 공연했을 때는 즉흥적으로 한 것이지만 평소에는 계획해서 한다. 공연 전에 사우나에도 다녀오고 소품이나 의상도 준비한다"라고도 말했다.
2004년부터 온라인상에 본인 영상을 올리던 김승국 씨는 1세대 크리에이터라고 할 수 있다. 그는 현재 본인 이름으로 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채널에는 김승국 씨 길거리 공연 영상들이 올라온다.
최근 김승국 씨는 가수로도 정식 데뷔해 활동하고 있다. 지난 13일 그는 발라드 곡 '어머니께'를 발표했다. 김승국 씨는 "이제 발라드 활동을 그만두고 댄스곡 출시를 앞두고 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