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중국 웹툰, 국내 시장 파고들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
2019-01-07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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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체제'로 만든 중국 웹툰의 역습
한국 작품과 견줄 만한 작화 실력, 박리다매 전략
최근 한국에 진출한 중국 웹툰이 눈에 띄게 성장하면서 국내 시장에서 입지를 다질 수 있었던 배경에 관심이 모였다. 업계에서는 중국 웹툰을 두고 '수준 높은 그림체와 탄탄한 스토리로 한국 작품과 견주어 손색이 없을 정도'라고 평한다.

2018년 웹툰 업계에서는 네이버, 카카오, 다음, 레진코믹스 등 주요 웹툰 서비스 플랫폼의 중국 웹툰이 200여 편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한국 독자들을 겨냥한 중국 웹툰으로는 '유루문화' 씨의 '하룻밤 아내(원제: 패정악소)', '지광둥만' 씨의 '아적흑도남우', '잉치둥만'의 '산해역전', '법길특'의 '은산몽담' 등이 있다. 그중 '하룻밤 아내'는 네이버웹툰에서 월간 차트 1위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카카오페이지, 탑툰 등의 플랫폼에서도 상위권에 오르는 성적을 거두었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이 글과 그림을 혼자서 모두 작업하는 1인 작가 체제라면 중국은 스튜디오 체제로 웹툰을 만든다. 스토리 기획부터 홍보까지 체계적인 협업으로 여러 명의 작가가 붙어 작품을 완성하기 때문에 일단 컷 수에서부터 한국 웹툰과 차이가 난다. 중국 웹툰이 한국에서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2018년에 조사한 '만화·웹툰 작가 실태 기초조사보고서'를 보면 국내 웹툰 작가들의 하루 평균 작업 시간은 10.8시간으로 한 주당 근로 시간이 60시간을 뛰어넘는다. 조사에 따르면 20.5%가 하루에 14시간 이상을 작품에 몰두한다고 답했다.
웹툰 업계는 이같은 한국 웹툰 작가들의 현황과는 달리 협업으로 이루어지는 중국 웹툰은 더 수월한 작업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덧붙여 중국 웹툰은 1회당 100컷의 분량에 일일 연재까지, 협업을 통한 물량 공세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한국 만화 시장 규모는 2017년 약 1조 원으로 그 중 웹툰 시장의 규모는 7240억 원(한국콘텐츠진흥원)을 차지하고 있다. 20여 개의 웹툰 서비스 플랫폼이 있지만, 그 중 대표적인 네이버웹툰의 2017년 월간액티브유저 수는 3500만 명 이상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현재 중국 웹툰으로 인한 시장 잠식을 우려할 상황은 아직 아니라고 본다”면서도 “다만 잠재적인 위협이 되는 건 사실이므로 올해부터 웹툰 산업 관련 조사 때 중국 웹툰 유통 현황과 매출규모 등도 함께 조사해볼 방침”이라고 주간경향에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