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선거인 명부에 165세 유권자 나타난 이유

2019-01-23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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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장수 남성은 일본인으로 113세
터키 지선 앞두고 165세 유권자 등장…야당 "부정선거 정황 의심"

오스만 제국 메흐메트 2세 동상 / Shutterstock
오스만 제국 메흐메트 2세 동상 / Shutterstock

터키 지방선거를 앞두고 100세 이상 고령자 1000여 명이 선거인 명부에 등록되는 등 투표 조작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지난 21일(현지시각) 영국 BBC는 '165세 유권자와 다른 특이점에 대한 의문'이라는 제목으로 현 터키 여당인 정의개발당이 투표 조작을 자행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터키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과 친쿠르드족 성향 ‘인민민주당’(HDP) 등 주요 야당들은 선거 명부가 여당인 ‘정의개발당’(AKP)에 유리하게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터키에서는 오는 3월 선거가 예정돼있으며, 최근 터키 경제 침체로 인해 선거에서 여당과 대통령이 곤욕을 치를 것이라고 예측되고 있다.

야당 측은 선거인 명부에 연령이 100세 이상인 고령자가 6000명을 넘는다고 지적했다. 공화인민당에서는 "이 중에서는 아이세 에키치(Ayse Ekici)라는 165세 남성도 있었다"며 "이 남성은 오스만 제국 시기인 1854년생으로, 생애 처음으로 선거 명부에 등록됐다"고 밝혔다.

명부에는 149세, 148세인 유권자들도 있었다. 현재 기네스북에 공식 등재된 최장수 일본인 남성이 113세인 점을 고려하면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점이다.

야당들은 선거인 명부에 기재된 주소지에도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아파트 한 동에 선거인 1000명이 넘게 등록되거나 빈 건물이나 공사장의 주소가 기재된 사례 등 의심스러운 정황도 있었다. 이들은 터키 칸키리 지역 유권자가 6개월 사이에 95% 증가한 점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야당들은 터키 선거관리위원회가 이런 의혹들을 조사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여당 측은 정상적이지 않은 선거인 명부가 여당에 오히려 해가 된다며 이 같은 의혹을 부인했다. 한 여당 의원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야당들은 우리가 이런 일을 꾸민다는 인식을 심으려 한다”며 “우리가 가장 큰 피해자”라고 말했다.

home 조영훈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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