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 장갑쫄면 피해자 “보상·환불 해줬다는 거짓말”

2019-01-2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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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 관계자 찾아와 면장갑 줄 것 요구, 오뚜기측 아닌 이마트서 환불
오뚜기“라면공장에서 같은 장갑 사용 없다”식약처‘행정처분불가능’
언론보도후 말바꾸기와 재조사 과정서 허위 드러나..SNS 여론“식약처랑 짬짬이 아니냐”
오뚜기 “잘 못 전달돼 오해가 번진 것 같다. 조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소비자 A씨는 오뚜기 ‘진짜 쫄면’에서 면장갑을 발견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조사를 의뢰했지만 “오뚜기 라면공장 내 장갑을 사용하고 있는 근로자가 없고 이미 제품이 개봉됐기 때문에 진위여부가 불확실하다”며 ‘행정처분불가능’이란 답변을 받았다. 사진/제보자A씨
소비자 A씨는 오뚜기 ‘진짜 쫄면’에서 면장갑을 발견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조사를 의뢰했지만 “오뚜기 라면공장 내 장갑을 사용하고 있는 근로자가 없고 이미 제품이 개봉됐기 때문에 진위여부가 불확실하다”며 ‘행정처분불가능’이란 답변을 받았다. 사진/제보자A씨

오뚜기가 쫄면포장지 내에서 장갑이 나온 사실을 인지하고 처리하는 과정에서 투명하지 못한 모습을 보여 피해자를 '두 번' 울린 것으로 드러났다.

오뚜기는 '진짜 쫄면'에서 면장갑이 나왔다고 신고한 소비자를 찾아가 해당 제품 생산 공장에서 장갑을 사용한 것을 인정하며 제품과 면장갑을 줄 것을 설득했다. 피해자의 요청에 따라 식약처의 조사가 들어가자 이내 오뚜기는 “라면공장에서 같은 장갑을 사용하고 있는 근로자는 없다”고 말을 바꿨고 식약처는 ‘행정처분불가능’이란 답변을 내놨다.

하지만 한 언론에 보도되면서 소비자의 재조사 요청에 따라 뒤늦게 전체 생산라인을 재조사 한 결과 해당 장갑이 공장에서 쓰는 것과 같은 제품인 것으로 확인되자 오뚜기와 식약처의 ‘담합’ 의혹이 흘러나오고 있다. SNS상에서는 "식약처랑 짬짬이 한거 아니냐" "어떻게 말이 바뀌냐" 등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18일 이마트몰에서 오뚜기 ‘진짜쫄면’을 구매한 소비자 A씨는 제품 안에서 검은 때와 붉은색 얼룩이 묻은 면장갑을 발견했다.

이에 A씨는 지난 21일 오뚜기 고객상담실에 해당 내용을 알렸다. 그러자 오뚜기 관계자들이 집으로 찾아와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초기 검수 과정 등에서 빨려 들어갔을 수도 있겠다. 선처를 부탁드린다”는 말을 거듭하며 제품과 면장갑을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A씨는 이물이 나온 정확한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조사를 의뢰하겠다며 이를 거절했다.

다음 날 오전 11시께 A씨는 제품과 면장갑을 동봉해 식약처에 택배를 보냈다. 식약처 관계자는 오후 5시께 약 5가지 이유를 들며 ‘행정처분불가능’이란 답변을 내놓았다.

당시 식약처 관계자는 “평택시에 위치한 오뚜기 라면공장에 실사를 나가 장갑을 ‘진짜쫄면’ 생산라인에 넣어봤는데 다시 튕겨 나왔으며 같은 장갑을 사용하고 있는 근로자도 없었다. 이미 개봉됐기 때문에 진위여부가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또 오뚜기 측은 A씨 집을 찾았을 당시 공장에서 장갑이 들어갔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정했던 것과는 달리 “장갑을 공장에서 사용한 적이 없고 일부러 넣었다고 할지라도 이같은 행동을 할 직원이 없다”고 식약처에 주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뚜기 관계자가 '진짜 쫄면'에서 면장갑이 나왔다고 신고한 소비자를 찾아가 해당 제품 생산 공장에서 장갑을 사용한 것을 인정하며 제품과 면장갑을 줄 것을 설득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오뚜기 측은 “이물이 나온 샘플을 수거해야하는 것은 매뉴얼”이라고 해명했다. 사진/제보자A씨
오뚜기 관계자가 '진짜 쫄면'에서 면장갑이 나왔다고 신고한 소비자를 찾아가 해당 제품 생산 공장에서 장갑을 사용한 것을 인정하며 제품과 면장갑을 줄 것을 설득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오뚜기 측은 “이물이 나온 샘플을 수거해야하는 것은 매뉴얼”이라고 해명했다. 사진/제보자A씨

이에 A씨는 다른 생산라인에서 장갑을 사용했을 가능성 등을 언급하며 재조사를 요구했다. 평택시청 위생지도팀이 전체 라인 20개를 재조사한 결과 해당 장갑이 공장에서 쓰는 것과 같은 제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식약처와 관할 지자체의 허술한 조사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A씨는 “해당 사실이 공론화되자 오뚜기 측은 ‘보상을 했다’, ‘환불을 해줬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연락을 받은 적 없다. 보상은 원하지도 않고 진정성 있는 사과를 원했다”고 호소했다.

평택시청 관계자는 “총 20개 라인 중 ‘진짜쫄면’ 생산 라인만을 먼저 조사해 장갑을 사용한 것을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며 “현재 조사 마무리 단계다. 당시 이물 선별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되고 있었지만 장갑 사용을 확인한 만큼 개연성을 보고 처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뚜기 관계자는 "이물 신고를 고객상담실에서 받으면 직원이 나가서 사과를 하고 이물이 나온 샘플을 수거해야하는 게 메뉴얼이라 제품을 가져가려 했던 것"이라며 "1차 조사를 나갔을 때 전 라인을 검사할 수 없어 '진짜 쫄면'이 생산되는 라인만을 검수했는 데, 같은 장갑이 아니었다. 하지만 소비자에겐 '오뚜기는 장갑을 아예 안 쓴다'고 잘 못 전달돼 오해가 번진 것 같다. 조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home 권가림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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